다른 사람에게 꼭 권할 습관이 있다면 바로 운동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공을 찰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하는 운동은 주로 ‘혼자 하는’운동이니 말입니다. 혼자 하는 운동 중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 중에 ‘렛 풀 다운’이라는 물건이 있습니다. 어깨너비보다 넓은 봉이 매달려 있는 기구인데요. 턱걸이를 반대로 하는 기구입니다. 턱걸이를 '풀 업'이라고 하는데요. 풀 업을 하기에 힘이 부족하거나, 다양한 각도로 등 근육을 자극하는데 유용합니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은 이 '렛 풀 다운'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치들은 ‘등을 활처럼 펴고 봉을 쇄골 근처까지 당기되 팔 힘으로 당기지 말고 등 근육에 긴장을 줘, 쥐어짜듯이 당겨라’며 지도하곤 합니다. 그런데 등 근육에 힘을 줘본 적이 없는 사람이 하기엔 쉽지가 않죠. 그러다 보니 ‘등보다 팔만 아파요, 제대로 하는 거 맞나요?’같은 하소연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등 근육에 집중하며 해보면 근육이 성장하며 인식하지 못했던 부위들을 쓸 수 있게 되고 점점 익숙해집니다. 나중에는 등 상부, 하부 혹은 측면 등으로 구분 지어서 할 수 있게도 됩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근육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죠. 어느 정도 숙달이 되면,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동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주위를 둘러싼 정보와 사물과 경험 사이의 관계적 정보까지 저장하는데, 이것을 인지 공간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는 내면의 지도인 셈이죠.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이 인지적 지도를 그려가며 학습한다고 합니다. 예컨대 수영의 기초인 호흡은 물속에서는 ‘음(들숨)’ 밖으로 나올 때는 ‘파(날숨+입으로 소리 내며 물을 튀겨 태기)’를 구분 지어 배웁니다. 처음에는 머릿속으로 행동하는 순서와 물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연습하지만, 숙달되면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운전도 마찬가지고 글쓰기도 그렇고 말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뇌 속에 일련의 행동 지도를 그려가며, 숙달되면 생각하지 않아도 지도를 따라가듯 행동하게 되지요. 나쁜 버릇이나, 개선해야 할 행동도 인지적 지도를 이용해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말을 할 때 제스처가 습관적으로 현란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제스처는 전달력을 돕는 꼭 필요한 비언어 요소지만, 과하거나 말의 내용과 맞지 않으면 청자를 불안하게 만들거나 전달력을 떨어트립니다. 이 모습을 개선하려면 우선 자신의 모습을 봐야 합니다. 보통 방송인이 많이 하는 모니터링이 그것입니다. 자신이 말할 때의 모습을 촬영해 두고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봐 두는 겁니다. 이왕이면 그 행동을 할 때 말과 상황의 맥락도 참고하면 좋습니다. 자신을 인지했다면 그 뒤에는 의도적으로 행동을 제어합니다. 무의미하게 제스처를 사용해 왔다면 이제는 의미가 필요할 때만 사용해 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지만, 조금씩 반복해 하다 보면 나아집니다. 머릿속에 새로운 지도가 그려지는 셈이죠. 보통은 이 과정에서 포기하기 쉽습니다. 인위적으로 제어를 해야 하니 쉽지도 않고 결과도 썩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훈련 반복수를 낮춰 해봅니다. 하루에 10번 하던 걸 5번 정도로 줄여가며 자신이 매일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훈련 시간을 찾는 게 좋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경험한 운동부터 대부분의 것들이 인지적 지도를 그려나가는 일이었습니다. 그 증거로. 제가 해오고 있는 이 글쓰기를 보면, 분명히 올해 초와 지금의 글은 분위기나 풀어내는 방법, 문장 구사력 등에서 다를 겁니다. 반복 훈련을 하면서 제 머리에 글쓰기에 대한 인지적 지도를 그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특별히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거나 많이 배웠다던가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좋은 방향으로 몸을 쓸 수 있도록 조그만 반복 훈련을 해왔을 뿐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본인을 바꿀 수 있다'라고 하나 봅니다.
반복 훈련으로 온화한 표정을 짓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매력적인 표정을 가질 수 있고. 저처럼 유리 멘탈이었던 사람도 강한 정신력을 가질 수 있으며, 자존감이 낮은 사람도 높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러기로 마음먹고 행동하느냐, 가만히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러니 당장 무언가를 바꿔 보고 싶다면, 오늘부터 작은 습관으로 바꿔나가면 어떨까요?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
지난글
'역경을 마주하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23246
'상상력은 큰 두려움을 만든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29312
'나다워서 좋더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31362
'사람이 태어날 때 우는 건, 이 바보들의 무대에 끌려나온 것이 슬퍼서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37879
‘가르치기 전에 자기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어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39094
'인간은 결점이 있기에 나아간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41236
’인간의 가치는 죽음을 맞이할 때 정해진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46128
“너도 그랬잖아, 애밀리한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49035
프로답게 말하고 싶다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51626
'천하무적? 한낱 말일 뿐이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53654
'여러분은 돈 못벌겁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55304
'사람은 웃고 있으나 그런데도 악당일 수 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57567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라고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59519
'자신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호언장담은 그만두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62779
'슬퍼해도 되는데, 슬퍼만 하지 말라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68057
'나 사용 설명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70203
'그렇게 일하고 손가락 잘리고 퇴직하니, 싸구려 금딱지 시계하나 주더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71374
'저승에 가면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한다고 옛날 이집트 사람이 말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73965
'가족이니까, 남 대하듯이 해보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77270
'삶은 혼자서 달리기에 참 어려운 길이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79493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살아남고 싶나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80987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83991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계속해주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85488
'매력적인 말씨의 그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87789
'이사람 또라인가봐 눈빛을...'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91482
'저는 제 일이 손님의 아침을 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93212
'두려움은 너를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94958
'아빠 아침이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97690
'최적화 되지 않은 삶'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99701
'오늘 배운 표현은 오늘이 가기전에 꼭 써먹어 보세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05269
'내게 필요한 경험을 주세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07525
'공공성은 엿바꿔 먹은 걸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09449
'양체로 살지 맙시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11821
'존 맥클레인... 영원히..'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13131
'오즈의 마법사를 기억하세요?'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18855
'끼어드는 얌체와 베끼는 얌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20928
당신은 댕댕이와 고양이 어떤 쪽인가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22555
'생일 축하해요 시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24321
'아빠 물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26597
'크라바트를 아시나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30538
'쥐새끼를 털어내야 잠도 편안하게 잘 수 있는법'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32786
'이미 글렀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37869
'ㅈㄹ어렵지만, 행복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39339
'연애, 교환의 순간'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44601
'해결을 하랬더니, 문제를 더 만들었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46869
글쓰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54531
할매 손이 고와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56886
멍청한게 아니라 도전했던게 아닐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60047
지금부터 당신을 전문가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90850
'남의 회사를 먹어버린 사람의 이야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95173
'크림은 빼고 드릴까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996304
'ㅈㅅ덕분이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02635
'서울 구경에 여길 빼먹으면 섭할지 모릅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04083
'A와 B 당신의 선택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21691
'고치는 언제 만들 수 있으려나'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30928
'다 보여주니까 생각을 하지 않게 되더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36322
'네 멋대로 하지 마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42638
'신언서판 따지면 꼰대일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44535
'병신소리'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46876
‘E’와 ‘I’ 아빠 엄마, 그리고 쌍둥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48804
'꿈 깰 시간이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59870
'요리 잘 하는 비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82424
'시곗줄을 바꾸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086690
'키크론 K7을 질렀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100756
'소소한 바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09421
'지금까지 이성을 만나며 느낀 공통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16516
'맥북에어 15인치가 나왔다는데 사? 말아?'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21435
'인상 깊은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태도'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8131466
'인상 깊은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태도'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8131466
'인상 깊은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습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8137374
'추천사-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놀드'가 남긴 것.'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138532
'광교복합체육센터의 특별한 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142851
'나는 부서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46485
'프라하의 하늘, 용인 수지의 햇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48201
'인상 깊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습관과 태도를 말에 입히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8149066
'인어의 비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56223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습관 하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8160294
'아는 만큼 똑똑해지고 하는 만큼 되는 거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65020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말하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70284
'내 정신이 괜찮은지 살피는 법'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72513
'이로운 선택을 쉽게할 수 있는 조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78595
'배려심은 먹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8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