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그랬잖아, 애밀리한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중에서
제 최애 영화 중 하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입니다.
앤 해서웨이가 예쁘게 나오기 때문에,
메릴 스트립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영어가 제법 잘 들리는 영화라서와 같은 이유가 있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자신의 정체성과 목표의 본질을 꺠닿는 장면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은 모두들 알고 계실겁니다.
바로 영화 후반부에 두 주연배우가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죠.
앤디(앤 해서웨이)는 독하디 독한 편집장의 비위를 맞춰가며 결국 살아남고
커리어를 키울 위치에섭니다. 그때 둘은 옳으냐 그르냐로 논쟁을 합니다.
미란다(메릴 스트립)은 모두가 자기처럼 되길 원하고, 너도 그랬지 않느냐며 일갈합니다.
너는 아니라고 하지만 선택한 건 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앤디는 정신을 차립니다.
저널리스트로서의 꿈을 키우던 사람이었지, 경쟁에서 남을 밟고 올라서길 원하지는 않음을 되찾게 되죠.
그래서 그녀는 차에서 내려 미란다의 전화를 씹고 분수대에 던져버립니다.
그렇게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본디 이루고 싶던 길을 찾아 갑니다.
나이 마흔이 넘도록 정말 하기 여려운 일이 있다면
‘본질’찾기 입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딱 떨어지는 답이 있는가도 의문이고 찾지 못하면 또 허송세월 할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나이 먹은 만큼 노하우가 생기긴 했습니다.
마음을 바라보는 눈을 가로막는 것들을 치우는 노하우라고 할까요?
별 것 없습니다.
삐딱선타는 감정을 보는겁니다.
내 목표를 먼저 걸아간 사람을 보며 분석할 자세를 갖는지
삐딱한 마음을 먹는지 보는거죠.
보통 삐딱한 마음을 먹으면 자기합리화를 시작하며, 행동의 변화를 낳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그 마음과는 반대로 ’그가 해낸 방법은 무엇인가‘를 보려고 하면 분명히 얻을 것은 있더군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아를 보호하려는 성질을 가졌습니다.
그 성질 탓에 마음을 더 잘 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보지 못하게 만드는 감정의 반대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되더란 소리지요.
얼마전 지인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래서 우리가 돈을 못 버는거다‘라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사람이 자기 합리화에 취해 다른 짓만 하고 사니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감정의 장난질을 멀리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생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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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
저도 참 좋아하는 영화라 몇번을 봤었습니다.
선배 비서였던 에밀리가 시카리오의 그 여주인공이라는걸 뒤늦게 알고는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놀랐었습니다. ㅎㅎ
본인이 정말 원하는 길이 뭔지 알고 그쪽으로 선택한것만 해도 앤 해서웨이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대다수는 그게 잘 모르고 그냥 살아가니까요.
저도 요즘 여기저기 업무 관련 강의 영상을 보면서 불쑥 삐딱한 감정이 튀어나와서 진도가 나가지 않고 그럽니다.
이 세상 나 빼고 다 잘나고 목표있는것 같은데 나만 뒤쳐진.느낌에 괜히 가족들에게 불편함을 들이밀고..
운동하면서 좀 환기 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소중하고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대로 삐딱선 타는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감정만 걷어낼 수 있다면, 상대에게 배울 수 있는걸 가져올 수 있겠죠.
쉽게 표현한다면, ‘나는 못났고, 찌찔했다’고 인정하면 다음 단계로 나가기가 쉽더군요.
애써 외면하려 하지마시고 감정을 더 들여다 보시면 돌파구가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소비되는 거지요. 주인공을 빛나게 하기 위한 장식물로. 진흙 속에서 피어난 꽃처럼...
저에게 그런 류의 최고봉은 영화 조이(2016)였습니다.
진짜 가족 단 한 명도 빼놓을 수 없는 빌런들입니다.
자신의 욕망의 본질을 포장없이 제대로 파악하기가 참 쉽지 않더라구요
그게 되려면 스스로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성장 과정에서, 사회생활에서 덧씌워진 사회적 역할에 가려져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원하는지 조차 알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사색하시는 내용 공유해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