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계속해주게
If music be the food of love. Play on.
- 셰익스피어 십이야 중에서
제 회사 경력에서 가잔 긴 시간을 차지하는 건 '마케팅'입니다.
클리앙에 오래 계신 회원은 아실 겁니다.
제가 이글루스 블로그와 클리앙 사용기 게시판에서 시작한 '리뷰어'였다는 걸요.
처음에는 즐거웠습니다.
놀이를 더 깊게 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잠깐이었습니다.
놀이가 일이 되니 쉽지가 않았죠.
특히 저 혼자 놀 때는 '제 마음대로'놀 수 있었지만,
회사가 그럴 수 있나요?
회사는 남의 돈 벌어주려고 품을 팔고 삯을 받는 곳인걸요.
그럼에도 회사 생활에서 재미있게 몰입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온종일 다른 일에 시달려도 그 일할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죠.
보고서 '발표'와 '제안서' 발표였습니다.
보고서는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결과를 자랑'하는 마음으로 임했고
제안서는 '열심히 고민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이야기'가 제 양식이었습니다.
그 감정과 보여주고 싶은 욕구에 집중하니
목소리는 커지고, 시선은 강해지고, 손짓은 거침없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자신감 있다'라고 말해주더군요.
회사일이 이런 순간의 연속이었다면 아마 계속 직장인으로 살았을 겁니다.
제 과거를 살펴보면 저는 항상 이런 순간에 집중했습니다.
내가 겪고, 알고, 먹어보고, 보고, 느끼고, 알게 된 사실을 남에게 '들려주는' 순간 말입니다.
(그러니 남이 쓴 대본 읽어주던 성우에 큰 미련이 없었나 봅니다.)
내 감정과 욕망이 향하는 순간에 집중할 때 퍼포먼스도 결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나간 세월을 생각해 보니 저는 항상 그 순간에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진짜 '적성'인 셈이었습니다.
모 심리학자는 진로를 찾는데 혹은 직업을 정하는 데 있어 '동사'를 강조하더군요
직업 이름 그러니까 '경찰'이란 이름을 보고 결정하지 말고
그 직업이 업무시간 동안 주로 무슨 '행동(동사)'을 하는지 보고
그 행동과 자신이 잘 맞을지 따져보란 겁니다.
자신이 집중하는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니 말이죠.
(아니면 버텨내기에 쉬울 것이고)
저는 앞으로도 이야기하며 살 겁니다.
이야기가 삶의 양식이니까요.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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