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12년이나 배우고 대학에서도 배웠지만,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말하기 뿐만 아니라 읽기도 어렵습니다.
중학교에 머물러 있는 단어 수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영어권 사람과 소통하는데 어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은데 손짓 발짓이라도 하면 되지 뭐’라는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두어 달 전 일입니다.
이가 아파 개굴님 치과에 갔습니다.
건물 1층에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문을 닫으려니 뭔가 다급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잠시 문을 잡고 있으니, 필리핀으로 추정되는 여성 두 분이 가쁜 숨을 내쉬며 들어옵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부축하는 모양새가 어딘가 불편한 모양이었습니다.
여자 한 분이 발목을 접질렸는지 맨발이더군요.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던 날에 말이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상황이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서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저: “may be. you nedd a doctor"
상대: “Yeah. right. right now. ㅋㅋㅋㅋㅋ'
마침 그들은 건물에 있는 정형외과에 간다고 하더군요.
엘리베이터가 건물을 오르는데 더 시간이 있었다면, 아마도 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영어를 쥐뿔도 모르는 저는 외국인과 종종 이렇게 스몰토크를 합니다.
다른 나라 언어를 공부하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단어나 문법을 끌어안고 있기란 너무 어려워서
그냥 이렇게 외워둔 표현을 써먹는 방식으로 언어를 익힙니다.
문법 같은 거..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문장을 통째로 외웠다가 써먹다 보면,
신기하게 그 문장의 어순이 머리에 들어와서 응용도 할 수 있더군요.
이럴 때면 대학 때 수강했던 영어회화 수업에서 선생님이 하던 말이 기억납니다.
"오늘 배운 표현은 꼭 오늘이 가기 전에 써먹어 보세요”
우리가 말을 처음 배울때 단어나 문법을 공부하며 시작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말을 통째로 따라 하며 배우기 시작하죠.
그래서 아이에게 문법을 가르쳐주기보다 언어적 자극(말을 많이 시키면)을 많이 주면 줄수록 아이의 말이 늘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와 과묵하다면 아이의 언어능력이 유창하지 못할 가능성이 늘어납니다.
성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을 유창하게 하고 싶지만,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게 언어적 자극이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적 자극은 독서까지 포함입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언어의 형태를 많이 보도 듣고 써봐야 하는데, 그 경험치가 적은 거죠.
여기에 한 번에 정확하게 말하려는 욕심이 나, 틀리지 않으려는 생각이 겹쳐지면
말을 하기보다는 포기해버립니다.
해야 할 순간에 하지 않아버릇하니, 말은 더 퇴화하죠.
그래서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 방법도 영어회화하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배운 표현은 오늘이 가기 전에 꼭 타인에게 써보면 도움이 됩니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특별한 방법 필요 없이 이 세 가지만 착실히 해도, 언어 실력은 늡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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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ight 흑
미드에서 배운 문장은 다음날 학원에서 무조건 써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