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보고 참맛을 어떻게 알아?"
-YHC
취미라고 해야 할지, 자기 계발이라고 해야 할지 모호합니다만, 오늘은 취미라고 하겠습니다.
제 취미 중 하나는 실험해 보기입니다.
단어 때문에 흰 가운을 입고 플라스크를 들것만 같지만, 아닙니다.
사람을 상대할 때 가설이나 기준을 세우고 해보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커피숍에서 주문을 할 때 스몰토크를 시도할 때와 아닐 때를 비교해 보는 겁니다.
스타벅스에서 오늘의 커피를 주문하면 십중팔구는 내리는데 5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받습니다.
그럼 이렇게 답합니다.
"(미소를 머금고) 괜찮아요. 그게 더 좋습니다. 바로 내려주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점원 성향에 따라 크게 두 가지의 반응이 나옵니다.
"(눈빛이 흔들리며, 혹은 이사람 또라인가봐 눈빛을 보내며) 아.. 네..."
또는 "어머! 커피 좋아하시나 봐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드립이나 에스프레소를 드시더라고요"
전자는 그것으로 대화가 끝나고 후자는 커피 이야기를 더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커피 대화를 나누며 눈에 보이지 않게 라포(사람 간에 쌓는 신뢰관계: 심리학 용어)를 쌓게 되죠.
이 실험으로 '화자가 먼저 나를 드러내되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신뢰를 쌓을 단초가 된다를 알게 됩니다.
작게는 이런 상황이 있겠지만, 크게는 수백 명을 대상으로 실험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지난달에는 '배려란 무엇인가'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제 통기타를 이용했습니다.
해보기 전까지는 걱정되었지만, 결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저는 타고나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배려하거나 공감하기를 어려워했습니다
친구한테 '소시오패스'라는 말도 들어봤지요.
이걸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미 나와있는 방법을 학습하기도 좋았지만, 그 방법을 저와 상황에 대입해 실험해 보기가 더 나았습니다.
적어도 책 보고 공부하기보다 직접 행동하다 보니 외우려 하지 않아도 몸에 그대로 남더군요.
이렇게 하나씩 실행해 보고 알아가는 재미는 제법 좋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제 결혼식의 사회자였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동안 사회자석에 서 있었지만, 제 결혼식의 사회라니..
신랑이 사회보는 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걱정하고 고민해봐야 답이 나오질 않죠.
별수 있나요? 해보는 수밖에 말입니다.
오늘 저녁에 아이들 반찬을 뭘 할지 고민됩니다.
돼지 목살과 양파 그리고 간장이 있는데, 푹 삶아서 줄지, 볶음을 만들지
아니면 해본 적 없는 방법으로 조리해 볼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가설을 세워 해보면 알겠죠.
그리고 결과가 좋다면 아마도 자주 써먹을 겁니다.
여러분도 실험 좋아하시지요?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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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본식 스냅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