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말씨가 예뻐서 따라 하면서 익혀봤어요'
- 어느 회원제 Bar에서 매력적인 말씨를 구사하던 여직원.
한창 방송공부하던 시절, 친해진 사람들과 강남 어딘가에 있던 회원제 바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을 여전히 기억하는 걸 보면 꽤 인상 깊었나 봅니다.
3차 자리로 갔던 곳이라서, 위치나 분위기 가격 등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습니다.
또렷이 남아 있는 기억은 저와 이야기를 나눈 바텐더의 말씨였습니다.
호흡을 많이 섞어 말하는 모습에서 배우 이영애 씨의 모습이 있었고
무엇보다 아나운서처럼 정돈된 문장 처리는 귀가 절로 쫑긋하게 되더군요.
너무 궁금해 그녀에게 '방송 배우거나 하신 적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그건 아니고 손님 중에 방송인 들이 종종 있는데, 얼굴 마주하고 듣는 그들의 말씨가 예뻐 따라 하면서 연습해 봤다고 하더군요.
(따라 해보기는 아주 좋은 연습법 중 하나입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는 걸로...)
아나운서 같은 방송인이 쓰는 표준 억양은 '말하기'가 직업인 사람에게 권할만한 능력입니다.
장점을 열거하면 많지만, 그중 한두 개만 꼽으라면 '청자'의 귀에 잘 꽂힌다거나, '청자가 잘 들어준다'거나 따위가 있습니다.
개소리를 해도 상대방에게 잘 전달된다는 말입니다.
심지어 그 말씨가 매력적이기까지 한다면, 넋 놓고 들을지도 모르지요.
'말하기'가 직업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말씨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의사소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죠.
세상 사람들이 알아서 먹을 것을 가져다 바치는 위치에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사람과 소통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내용이 머리에 있어도, 그걸 뱉었을 때의 말씨나 전달력이 나쁘다면
상대가 진의를 알기 쉬울까요?
아무리 성능이 좋은 컴퓨터라고 해도, 모니터 성능이 나쁘면, 알아보기도 어렵고
금세 싫증 나기 마련입니다.
'나의 것을 잘 전하기 위해 출력하는 창을 잘 다듬는다' 어떤가요?
덧.
연애할 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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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전화 목소리 듣고 만나보고 싶다고 했던 ㅊㅈ를 만나볼 껄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안 만난 덕분에 제 신장이 그대로 있는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