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일하고 손가락 잘리고 퇴직하니 싸구려 금딱지 시계하나 주더라"
- 영화 스피드 중에서
이제는 꽤 오래된 영화 '스피드'를 기억하시나요?
산드라 블록의 출세작이기도 하고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 변신을 했던 영화기도 합니다.
속도가 떨어지면 터지는 버스가 도로를 내달리는 상황을 숨 가쁘게 연출한 장 드봉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게는 주인공이나 버스보다 악역이 기억에 남습니다.
잭 니콜슨 만큼이나 인상파 배우라고 할 수 있는 '데니스 호퍼'의 연기를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선이 굵은 연기를 해온 그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주로 악역을 맡았습니다.
스피드가 그중 하나고 워터월드가 있겠네요.
영화 속에서 그는 손가락을 잃은 전직 경찰관으로 나옵니다.
'손가락을 잃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내게 돌아온 건 싸구려 금딱지 시계뿐이었다,
난 그 값을 받아내야겠다'라며 폭발물 테러범이 됩니다.
돈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듯 대가로 받은 돈주머니를 쓸 수 없게 되자
'내 돈'이라며 단발마를 쏟아내죠.
그 집념과는 반대로 머리가 날아가며 사망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38년간 공직에 계셨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정말 가난했다고 들었습니다.
사글세에 살았고 초등학교 때는 세발자전거 살 돈이 없어 옆집에 사정해 빌려탔다고 하더군요.
어린 마음에 아버지를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자라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경찰관이란 직업은 공익에 봉사하는 봉사직이지 큰돈 버는 일이 아니니까요.
아버지는 그걸 알고도 그 직업을 선택했으니, 본인 벌이에 대해서는 불평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다 본인이 선택한 결과니까요. 돈이 부족한 현실을 다른데 화풀이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셨습니다.
한량 같은 제가 본받고 싶지만, 쉽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이죠.
그렇다고 공직자에 대한 적은 연봉이 당연하고 옳은 일이냐?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별도로 다뤄야 할 주제니까요.
말하고 싶은 건, 모든 걸 알고도 결정한 당사자가 결과를 다른곳에 탓해봐야
시간 낭비 정신력 낭비고 심지어 본인이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그게 과하면 애꿎은 희생자만 나올 수도 있겠죠.
어제 누군가 달아주신 댓글을 보며 눈이 떠졌습니다.
백날 육아가 어렵네, 살기 어렵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네라고 불평을 쏟아본들.
이 모든 건 '가족을 갖기로 결정'한 저 때문입니다.
불평을 쏟아본들 '그러게 왜 자식을 낳냐'라며 메아리가 돌아올 수밖에요.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묵묵히 보고만 계셨던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가 낳아 놓고 누구 탓이야...'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요.
화살표를 엉뚱한 곳으로 돌리니, 문제를 바로 직시할 수 없고 원인을 보지 않으니 해결책도 나올 수 없습니다.
화살표를 엉뚱한데 돌려 화풀이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할 것...
이것이 오늘 제게 내려진 말입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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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항상 후회가 최소화하는 것이라 알고 실천할 뿐입니다.
그래도 아이들 덕분에 웃을 일도 화낼 일도 생겨서 인생 변주를 즐기시고 계시죠? ㅎㅎ
어떻게.그렇게 자기 인생을 희생하며 사냐? 물으면
지금 내 인생은 가족이 포함되어 있다고 답합니다.
나 하나만 걱정하던게
아이, 와이프 걱정도 하게 되었고
힘들지만 그게 내 인생이 된 것이 후회는 없습니다.
요즘 들어 생각 하는 건
무언가를 포기 하는 건데.
그걸 인정하고 포기 하는게 아직 어렵습니다.
/Vollago
카카오가 한다는 점 말고는 아무 메리트 없는 서비스입니다. (카카오가 한다는 게 단점이기도 합니다) 구독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심사자들이 전문성을 가졌는지도 의문이구요.
출판은 어떤 형태로든 자력으로 가능하고, 미디어 대체재로는 미디움 같은 곳이 훨씬 낫습니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탓을 하는게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거 아닐까 합니다.
최악은 그 사람은 사실 알지도 못하는 나의 "기대"를 심어놓고 그 기대가 실현되지 않는 다고 그 사람탓을 하는 거겠죠.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 였습니다.ㅠ
생물학적 죽음이 아니라 이전 생활방식, 사고방식을 가진 내가 죽어야
앞으로 살아갈 내가 살겠더라구요.
코로나랑 비슷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뉴 노말... 이전의 삶이 그리워 질때가 있긴 하겠지만
다시 돌릴 순 없죠 ...ㅋㅋ.....
그래도 다른 생활 방식에서 다른 행복을 찾고 있긴 합니다.
애들도 크니 조금 적응도 되고요...(말 드럽게 안듣는 문제는 돌출 되지만요)
@
한동안 글 안올라올때 무슨일 생기셨나 싶기도 했고요
그래도 뭐라도 풀구석이 클리앙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쥬!!
잘 헤쳐나가 봅시다요!
예전엔 텍스트였었던 것으로 기억이...
링크해주신 글들 참 좋습니다.
ps. 전에 읽었었는데 다시 읽으니 또 좋네요.
기억이 흐물흐물해져서 깅가밍가~
이렇게 나이를 쌓아가나 봅니다.
힘들어 하시는 거 주욱 봤고,,, 제가 그랬듯 무슨 말을 해도 들어가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미 다 아셔서 할 말도 없었구요.
그저 글을 읽으면서 힘내시라 응원만 드렸습니다.
오늘 이 글을 보면서 다스베이더님은 그분과 달리(ㅎ) 참 건강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또한 이겨내리라 싶네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