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지 못한 인연이 있습니다.
업무적으로 알게 된 한 사람과의 인연입니다.
그와는 분쟁을 시작으로 데면데면함으로 이어 연락을 끊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제가 못나서 그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문제를 키우기만 했습니다.
상대가 원한 건 ‘상한 감정에 대한 사과’였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않았죠
친구가 화해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마음을 나눌 자리를 만든겁니다.
하지만 저는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업무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과할 마음은 커녕 '내가 왜?'라는 생각만 했지요.
결국 그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사람들끼리의 분쟁은 사실과 책임 감정이 혼재되어 어디부터 풀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분명한 건 분쟁을 해결하려면 감정을 먼저 보듬어야 한다는 겁니다.
‘나의 행동과 말로 당신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야
상대의 마음에 맺힌 응어리는 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뒤에 실질적인 보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보상책을 먼저 말한들 감정을 다독이지 않으면 반만 해결된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오랜 고부갈등 끝에 조부모님과 연락을 끊었습니다.
어머니가 원한 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였지만 끝내 듣지 못했기에, 아직도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누가 중재해 준들 소용이 없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해야 어머니 마음이 풀어지겠죠.
일제의 강제 동원 배상 판결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쉬운 문제를 어렵게 푸는 형국입니다.
그것도 정말 피해자를 위해서가 아닌, 정부가 앞으로의 정책을 잘 펼치기 위한 카드로 쓴 걸로 보입니다.
개탄스러운 사실은 정부는 중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정부는 우리의 소리를 대변해야 합니다.
그런 정부가 미래를 이유로 피해자 보고 감정을 꿀꺽 삼켜라고 종용한 꼴입니다.
그러니 피해자의 감정이 해소될리는 만무합니다.
평생 피해자와 가족들 마음에 남을 겁니다.
사과는 가해자의 화법이 아닌 피해자의 화법 그러니까 피해자가 납득할 만한 태도와 말로 행해져야 합니다.
아무리 일본 문화가 그렇다 한들 일본식 유감 표현은 진심 어린 사과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그걸 사과라고 갈음하고 중재해버린 꼴이 못마땅합니다.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 정부는 누굴 위한 정부인가.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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