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자기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라'
- 탈무드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말을 떠올리면, 대체로 '훌륭한 사람이 돼라' 였던 것 같습니다.
철없던 시절에는 '훌륭한 사람'의 기준이 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떠올려보면
'공부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에서 몇 등인지 시험은 잘 봤는지, 운동회 달리기에서 이겼는지 따위 같은 말도 자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공부도 달리기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남과의 경쟁은 아무래도 어려웠습니다.
그보다는 호기심에 집하하기가 재미있더군요.
영화를 좋아해 출발비디오여행에 미쳐 살았었고
프라모델이 좋아 좁은 방 안에서 도색용 스프레이를 뿌려 콧구멍이 빨개지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덕분에 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살았습니다.
유대인은 스스로 남과 다른 특별한(unique)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하느님이 사람마다 다른 재능을 주었다고 믿어서 그렇다지요.
그래서 단 한 명이 되는 Best를 만들기보다 각자 분야애 집중하게 만드는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유명 인사들 중에 유대인이 많은 탓은 이런 교육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교육관 때문에, 유대인은 자녀가 태어나면 12살(성인식 치르기 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교육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부모 공동으로 말입니다.
이 교육법의 핵심은 책을 많이 읽어주기와 밥상머리 교육입니다.
그렇게 아이에게 다양한 책을 읽어주고 언어적 자극을 줘서, 어떤 분야에 호기심을 가졌는지 발굴해내고
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나 재능을 가졌는지' 살피는 걸 전제로 하는 셈이죠.
그걸 찾기 전까지는 부모가 원하는 방향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떠올려보면, 저희 부모님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을 강요한 적도 없고
오직 제 세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관심의 관심을 주셨거든요.
더불어 어머니와 가진 많은 대화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경직되지 않고 유연한 정신과 몸 상태를 가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를 넘어 1등이 되기보다.
각자의 분야에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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