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라고요'
슬램덩크 중.
슬램덩크가 우리나라에 처음 연재되던 때, 첫화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 텐데요. 슬램덩크는 우리나라에서 소년챔프에서 연재되었습니다.
첫화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면 강백호의 덩크 실패일 텐데 페이지를 넘겨 봤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A4용지같은 큰 종이로 봤는데, 이제는 단행본으로만 볼 수 있으니 세월이 꽤 흘렀네요.
만화에 빠진 나머지 친구들과 농구 할때면 자칭 강백호라며 리바운드만 했었습니다.
강백호와는 달리 민첩성이 꽝이고 볼 핸들링도 수준 이하였지만요
위 대사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 시작했던 농구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몰입하며,
스포츠맨으로 성장했음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대사입니다.
이 대사를 접한 뒤로 지난 30년간 자문하고 살았습니다.
나는 정말 이것을 '좋아하는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란 꽤 몸을 움직여야 했습니다.
계속 자극을 주고 생각하고 반문하며 뒤를 돌아보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는가를 따져봐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좋아한다며 착각했던 일들도 꽤 있습니다.
섣부르고 찌질한 감정에 메몰되어 날려버린 시간도 적지 않죠.
그래도 간절히 움직인다면 우주가 도와준 셈일까요?
저도 말할 수 있게 되긴 했습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라고요.
그 앎이 있던 순간은 슬램덩크의 작가의 다른 만화인 배가본드에서 찌질대던 주인공 친구가,
사경을 헤매는 어머니를 업고 고향으로 가는 길에 깨달음을 얻은 순간과 비슷합니다.
'마타하치야 뒤를 봐라! 네가 걸어온 길은 누구보다도 넓지 않으냐'
저도 그랬거든요.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랬다저랬다.
이거 했다 저거했다...
그렇게 20년 넘게 살다 뒤를 보니
길이 꽤 넓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곤 무엇이 몰입하고 좋아하고 살았는지 알겠더군요.
그 일이 '돈이 되지 않아도 좋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저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감정에 휘말리기도 현명하지 못한 행동도 많았고
감정적인 실수도 자주 저지릅니다.
그래도 독수리처럼 살 수 없지만, 개미처럼은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미가 끊임없이 전진하듯이...
자칭 천재가 아니니 최소한 안경선배처럼은 살아야겠죠.
그렇게 '나는 왜 태어나고 왜 사는가?'에 답을 내기 위해 앞으로도 남은 시간을 충실히 살아가야겠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명절 되십시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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