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침과 꼭 함께하는 먹거리가 있다면 그 주인공은 커피입니다.
집에서 아침 일과를 볼 때면 직접 내려 마시고 외출을 하면 라테를 마십니다.
라테는 가능하면 달달하게 마십니다.
풍문으로 듣기로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라테를 마신다고 합니다만, 같은 맥락입니다.
이왕이면 열량을 줄 겸 달게 마시는 겁니다.
최근에는 즐겨찾는 스타벅스에서 봄 신상 음료인 슈크림 라테를 마십니다.
풍성하게 올린 슈크림 덕분에 위장 말단까지 달콤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톨 사이즈 한 잔을 들이켜고 나면 허기는 잊히고 카페인 기운과 당도가 머리끝까지 채워지지요.
이 음료의 핵심은 ‘슈크림’입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슈크림은 실제 먹는 크림이라기보다는 빵 종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크림 자체만 놓고 볼 때는 ‘커스터드 크림’과 같다고도 합니다.
그러니까 슈크림이라고 하면 커스터드다 크림이 들어간 과자를 통칭하는 셈이랄까요?
이 커스터드는 계란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프랑스에서는 만들 때 계란이 빠진 커스터드는 커스터드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카카오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초콜릿은(보통 팜유를 쓰는 국산 초콜릿)
초콜릿으로 보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크림을 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니, 점원이 한 컵 더 주셨습니다.)
아무튼 이 슈크림 라테는 슈크림이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해도 될겁니다.
라테에 슈크림을 올려 커피와 우유 그리고 달달한 크림을 함께 즐기도록 고안된 음료일 테니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음료를 주문할 때면 점원이 ‘슈크림을 빼 드릴까요?’라고 묻는다는 점입니다.
크림을 제외하고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데, 이 음료의 핵심이 슈크림임을 생각하면 의아하더군요.
슈크림을 제외하고 마실 수 있는 달달한 커피는 대안이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취향이니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어떤 행동을 할 때나 지갑을 열 때면 그로서 얻는 핵심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보는 편인 제 입장에서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한편으로는 인지적 구두쇠라 불리는 인간의 관성적인 행동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지요.
고등학교 때 수업 시간에 질문을 했더니 선생님께서
‘넌 왜 시험에도 안 나오는 걸 질문하냐, 너 같은 애들이 공부를 못한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공부는 못했습니다만, 그 선생님 만큼 나이를 먹은 지금은
적어도 그런 물음 덕분에 생각 세계는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슈크림 라테를 마시며 물음표를 던져봅니다.
왜 이 맛있는 크림을 빼고 먹지?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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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당신을 전문가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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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회사를 먹어버린 사람의 이야기'
모노톤 이미지에 대한 내용 입니다.
예전에도 몇 번 흑백사진에 대한 찬양을 몇 번 올렸지만,
사실 큰 의미없는 사진조차도 유색이 아님이 대단히 매력적이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도 여러분이 의견을 주셨지만,
색이 없음에서 오는 여백미
색이 없어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
색이 없어 느껴지는 농담미
등등 참 다양한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게
흑백사진이지 않나 싶습니다.
너무 여백 속에만 있으면 또 활달한 생기가 그립지만서도,
요즘처럼 칼라풀-한 세상에선 더 흑백사진이 빛이나는 것 같습니다 ㅎㅎ
흑백이기에 더 깊이 표현되는 점도 있고 생각의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말씀대로 컬러는 정보가 다 있지만, 흑백(모노, 듀오 톤)은 결핍된 상태니까요.
요즘 제 카메라의 기본 컬러모드는 흑백입니다(RAW)
저도 아침에 열량보충을 위해 믹스커피 먹는데...저런 슈크림 커피면 충분히 채울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