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에 있는 '닭터엠님의 '최적화된 삶'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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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참 이기적입니다.
저 좋다는 것만 관심을 갖고 그것에 집중할 때는 주변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회성 없다는 소리도 자주 들었고 눈치 없다는 말 공감이나 배려 못한다는 말도 숱하게 들었습니다.
클량에서도 말(댓글, 게시물) 실수로 분란을 한두 번 일으킨 게 아니었죠.
이런 소시오패스적인 성향 때문인지 공부도 지지리도 못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아직 백분율 계산을 즉석에서 하지 못할 정도로 수학과는 담쌓았고 98년 수능 때 주관식 1번이었던 벤다이어그램 문제는 기호를 보며 풀 줄을 몰라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풀었습니다. (다행히 맞췄죠)
그런데 또 호기심이 많던 과목은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언어 영역은 항상 만점에 가까웠고 공업이나 기술 과목도 만점에 가까웠죠.
그 과목 공부를 어떻게 하느냐고 친구들이 묻기도 했는데, 저는 공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좋아하는 책 보며 놀았고 당시 즐겨보던 '무선 모형'이란 잡지를 보면서 상식을 늘렸던 것뿐이었죠.
한 번은 내가 네 언어 점수면 서울대를 갔을 거라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언어와 수리의 점수 차이가 극단적으로 나뉘었으니까요.
성인이 된 뒤로도 제 삶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생기는 분야에는 철저하게 몰입했고 관심이 없으면 멀리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누군가 혹은 사회에 또는 회사에 최적화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맞춰줄 방법을 몰랐다고 해야 할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반감이 치고 올라왔다고 해야 할지 유들 유들하지 못했지요.
이런 제 특성을 살려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라면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겉돌다가 나오기를 반복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다 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더군요.
'내가 이 분야를 왜 좋아하고 왜 몰입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같은 것들 말입니다.
반복해서 그 생각을 하고 뾰족하게 가다듬어 세상에 내 보이니, 사람들이 전문가라 해줍니다.
자신감 있어 보인다고 합니다.
에너지 넘친다고 합니다.
좋은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좋은 평가를 해주니 기분이 좋아 더 합니다.
더 몰입합니다.
몰입하니 더 뾰족해집니다.
무엇을 할지도 해야 할지도 그림이 그려지고, 행동에 옮기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경제적 성과도 나오겠지요.
지금까지 이렇게 살다 보니, 당장 '최적화된 삶'으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눈덩이가 구르기 시작했는데 멈춰서 반대로 보내기가 쉬울 리가요.
굴러가던 거 그대로 굴러가게 두는 게 낫겠죠.
부끄럽습니다.
흔히 40대면 적당히 좋은 차에, 적당히 좋은 집에, 안정적인 은행 계좌에,
사회적 위치에 있겠거니 하겠습니다만, 저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가슴속에 품은 열정과 제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가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믿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최적화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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