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택에서 숙식 노가다를 했습니다.
지난 글은
(1)평택 고덕 삼성반도체 건선현장 숙식 노가다 체험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784024
(2)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숙식 노가다(2)-고덕의 하루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16539
(3)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3) - 하나도 못 알아 듣다, 언어의 전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24903
(4)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4) - 어쩌다 이곳에? 당연히 돈 때문에 왔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38875
(5)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5) - 이모(E-Mo) 네트워크 이야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49953
(6)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최근 소식, 이모(E-Mo) 네트워크가 특별한 이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63337
(7)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두 계단 위에 서 있는 사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78405
(8)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이곳은 AI로부터의 피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932355
(9)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슬로우 다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064741
(10)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공수지옥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071733
(11)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완벽한 잠을 찾아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086088
(12)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완벽한 잠을 위해 한 일, 깨달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110282
(13)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정말 이게 다야? 이렇게 간단히 살이 빠진다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199842
(14)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저녁 식사를 아침으로 미루면서 체험한 효과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253832
(15)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삼성은 안전한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264633
(16)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돈을 모은다는 것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277955
(17)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밴드 공고 보는 법!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316321
(18)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호캉스? 노노 빌캉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462490
(19)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메가 스트럭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494065
(20)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나의 몽골 도서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19888
(21)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멋진 책 소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83266
(22)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불가리아의 100만달러 크리스틴(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747328
(23)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불가리아의 100만달러 크리스틴(2)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750082
(24) 평택 고덕 반도체 공장 노가다 - 대가리가 깨끗해 지는 곳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810118
(25) 가장 원초적인 형벌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824726
(26) 그레이카드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834309
(27) 영구퇴출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851112
(28) 고덕 아이돌 이야기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875598
(29) 현장에 답이 있다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893972
(30) 콘크리트 생태 도감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907506
(31) 초순수 시간 추출하기 - 평택 고덕 반도체 숙식 노가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912796
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이 시리즈를 언젠가는 꼭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 아예 안 쓰는 것 같아 어떻게든 마무리하고자 다시 타이핑을 시작합니다.
지금도 종종 쪽지로 관련 산업 경기현황이나 일자리, 구체적인 조언 등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만 이미 떠난 지 시간이 좀 지났고 제가 있던 팀과 연락은 종종 하면서 근황을 업데이트하곤 있지만, 도움을 드릴 만큼은 되지 않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고덕에 처음 왔을 때 팀장님으로부터 받은 주소는 동삭동의 한 작은 빌라였습니다.
이미 늦은 밤이었습니다. 구인한 지 며칠 만에 갑자기 다음날이 신체검사라 바로 오늘 올 수 있겠냐는 연락에 부리나케 챙긴 것도 없이 고덕으로 왔습니다.
처음 왔을 때의 지제역. 정말 이곳에 왔구나.. 싶었습니다.
서울을 벗어나 난생처음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온 탓인지 이미 시간은 저녁 늦은 시간이었고 사실 좀 무서웠습니다. 워낙 낯선 곳이었고 주변에서는 형광조끼를 입은 채로 퇴근하거나 술 마시는 모습들이 뭔가 내가 잘못된 곳에 들어온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작은 빌라의 정문 비밀번호와 문 번호를 받고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연락하는 룸메이트 동생과 만나게 됩니다.
숙소는 투룸의 작은 빌라였습니다. 방 하나는 안방으로 보였고 또 구석의 방은 굉장히 작고 세탁실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큰 방은 쾌적해 보이고 에어컨도 있었습니다. 작은 방은 장농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고 세탁실과 연결되어 있어 사람들이 왔다갔다 많이 할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방을 선택했습니다. 뭔가 낯설고 불안한 곳,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곳에서 일단 심리적으로 혼자 있고 안정감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한 사람이 누우면 거의 다 찰 것 같은 방에 들어왔습니다. 장농을 열자 눈이 매울 정도의 매캐한 암내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벽지는 이미 누군가 담배를 피우고 지진 듯한 흔적도 있었고 전에 살던 사람의 체취가 역력하게 풍겨져 나왔습니다. 대충 어떤 삶을 살았는지 예상이 되었습니다.
밤 10시가 되자 거짓말같이 주변이 조용해지고 룸메이트도 본인의 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도 가끔 동삭동의 고요함이 생각납니다. 10시부터는 그 누구도 약속이나 한 듯 고요해지는 세상. 다음날 5시에 일어나려면 지금 잠들어야만 하는 그런 세상에 처음 발을 디딘 것입니다.
처음 방 안에 누웠습니다. 팀장님이 미리 챙겨준 매트리스와 담요를 덮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무례할 수도 있지만 '어쩌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뒤로 작은 방은 곧 제 숙소이자 마음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크고 에어컨이 있는 방이 부러웠지만 막상 작은 방에 누우니 이곳이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내 공간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행복감이 솟아올랐습니다.
‘그것’이 없는 세상
주말에 쉬는 날 근처 다이소에서 무작정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습니다. 매캐한 암내를 없앨 방향제, 전용 밥그릇(?)과 수저 등을 구입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빌라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없었습니다. 이후에 더샵 아파트 숙소에 가도 마찬가지로 없었습니다.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무엇이 없었을까요?
탁자나 의자가 숙소에 없었습니다.
마치 무언가 '앉는다'라는 행위 자체가 금지라는 듯이 고덕의 숙소들에는 의자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적응하기 바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잠들기 일쑤였기 때문에 몰랐습니다. 이곳에 온 지 꽤 오래된 룸메이트의 방을 봐도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앉는 의자는 없었습니다.
요렇게 헬창 룸메이트와 닭가슴살과 구운치즈,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곤 했습니다.
요렇게 헬창 친구와 구운치즈와 닭가슴살,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곤 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밥은 밖에서 먹고 들어오거나 함께 작은 부엌에서 앉은뱅이 책상을 가져와 펴서 그 위에 밥을 두고 먹었습니다. 개인시간에는 벽에 기대어 앉아서 스마트폰을 하다 잠드는 일상이었습니다. 심지어 앉은뱅이 책상도 밥 먹을 때 외에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숙소에 들어와 일하다 그만두기에 아무도 탁자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그냥 바닥에 깔아두고 먹거나 부엌 구석에 있는 접이식 탁자를 놓고 먹는 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아무도 개인공간에 탁자를 사용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의자가 없을까.
생각해보면 고덕에서는 앉는다는 행위가 흔치 않습니다. 일단 현장에서는 휴게실을 제외하곤 의자가 없습니다. 마치 현장의 규칙이 그대로 숙소에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누구도 숙소에 '인간답게' 앉을 수 있는 의자나 의자에 앉아서 먹을 탁자가 없다는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앉는다는 것의 의미
앉는 문제는 제게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특히 고덕에 와서 휴식 시간 외에 하루종일 서 있고 기본 2만 보에서 3만 보를 걷다 보면 앉는다는 게 당연한 권리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사무직이나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해 못하겠지만 현장에서 계속 걸어다니고 안전상의 이유로 앉지 못하게 합니다. 쪼그려서 구석에 몰래 쉬는 사람도 있고 안전관리자의 눈을 피해 자재 사이에 몰래 누워 쉬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허가된 휴게실 외에 어딘가에 앉아있을 수 없습니다.
그때 앉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휴게실의 의자는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의자였습니다. 사실 의자라기보다는 잠깐 몸을 걸터놓는 장치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3만 보를 걷고 앉는 편의점 의자도 천국 같았지만 여전히 몸에서는 ‘앉는 행위’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무엇보다 앉아서 책상 위에 손을 올려서 책을 읽든 글을 쓰든 타이핑을 하든 무언가를 너무나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숙소에 오면 모든 것이 주저앉게 됩니다. 의자도, 책상도 없습니다. 다들 앉은뱅이 식탁을 펴서 함께 하하호호 웃으며 밥을 먹고 약속을 한 것인 양 자기의 이부자리로 가서 벽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봅니다. 흡사 병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10시 전까지 엎드려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그저 멍하니 영화를 보곤 했습니다.
일어서든지 눕든지, 숙소에서는 이렇게 두 가지 행동만 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앉고 싶다.
제 안에서 앉고 싶다는 목소리가 계속 울렸습니다.
진화의 순간
그러고 한달이 흘렀습니다. 현장에서 일해보면서 조금 더 오래 일해보자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큰 결심을 했습니다.
바로 의자와 탁자를 구입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생각은 꽤나 리스크가 컸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잦은 이동 때문입니다. 제 룸메이트는 이미 3년 차 나름 고인물 친구인데 벌써 3, 4번째 이동을 하면서 매번 최소한의 살림살이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형 저는 지금 당장 떠나라고 하면 박스 하나에 다 모아서 바로 나갈 수 있어요"라고 할 정도로 강제적인 미니멀리스트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의 특성상 팀이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고 언제라도 그만둘 수도 있기 때문에 숙소를 자주 옮겨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불필요한 짐을 최대한 갖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방을 혼자 쓰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한방에 2, 3명의 사람들과 사용할 수도 있어서 최대한 짐을 적게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제가 선택한 방은 정말로 좁았기 때문에 오히려 항상 혼자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무언가 일뿐만 아니라 그 외의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뭐랄까, 애초에 의자에 앉아 책상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간답게 사는 조건 중 하나라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책상이 없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스마트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모든 자세, 움직임을 삭제하다
스마트폰으로 웬만한 욕구는 다 해결할 수 있기에 대부분 사람들이 퇴근하고 씻고 밥 먹고 나서 바로 스마트폰을 봅니다.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자세가 안 나옵니다. 의지가 있다면 잠들기 전 책이라도 읽겠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책을 보려면 꽃꽃이 앉아야 하지만 스마트폰은 누워서, 불 끄고도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어느자세라도 가능하기에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를 삭제시켰습니다.
도착한 의자와 책상!!
하지만 책상을 구입하면 다릅니다. 일단 앉아서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가장 저렴한 플라스틱 접이식 의자와 탁자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숙소의 작은 방 한켠에 나만의 책상을 마련했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사람답게 앉는 행위였습니다!
거실에 잠깐 설치해본 책상과 의자.
이 설치 과정을 지켜본 룸메이트도 여기 내려와서 이걸 구입한 사람은 형밖에 없다며 엄지척을 했습니다.
책상과 의자를 설치하고 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앉았습니다. 좋은 의자도 아닙니다. 만 원대 이케아 접이식 의자에 3만 원짜리 접이식 플라스틱 책상. 플라스틱 의자에 앉고 등을 기대는 순간 깊은 만족감이 찾아왔습니다.
앉았다.
마음속에 이 한마디가 떠오르면서 손을 책상 위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노트를 꺼내 펼쳐서 아무 글이나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뭔가 나다운 무언가가 된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앉은 모습을 본 룸메이트는 "형님, 사람으로 진화하셨군요"라며 뭔가 감탄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한번은 동생이 안전관리 관련 교육을 출근 대신 숙소에서 온라인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제 방에 들어와 의자에 앉아서 교육을 들어보니 갑자기 유인원에서 사람으로 진화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저 책상이 있다는 것
그 뒤로 퇴근 후 책상에서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해 못할 수도 있지만 사람이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그 위에서 밥을 먹는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덕에서 일하며 숙소에서 사람들은 퇴근하면 바닥에 있는 매트에 앉아 벽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하다가 잠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이 고될 수도 있고 애초에 일 외에는 특별히 다른 목적이 없으면 그저 먹고 자는 것 외에는 하고 싶은 게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후 숙소를 나름 고급 아파트 숙소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거실이나 방에 의자가 없었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때에도 방 구석에 의자와 책상을 설치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사람들이 한두 번 의자에 앉아서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뜬금없지만 제 부전공은 연극영화과였습니다.
연극과 연출에 대해 배울 때 러시아의 연출가 스타니 슬랍스키의 ‘시스템’연출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배우들에게 감정연기를 주문할 때 배우들이 표현을 힘들어 하는 걸 포착했습니다. 단순히 슬픈 감정을 ‘떠올리려’ 애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진실한 신체적 행동을 통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절망에 빠진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나는 절망적이다’라고 되뇌는 대신, ‘편지를 찢고, 창밖을 보고,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는다’와 같은 구체적인 신체적 행동을 하면 그에 걸맞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는 것이죠. 즉 앉음으로써 비로소 뭔가 좀 더 나다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전히 고덕은 많은 사람들이 벽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들 겁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저처럼 의자를 주문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다운게 무엇인지 알려면 나의 자세를 아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계속)
포설이란게 뭔지도 모르고 찾아가서 고생 엄청하고 왔었네요
말씀하신대로 하루에 엄청 걷기도 하고 바닥밑에서 기어 다니기도 하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 그리고 저도 특성상 많이 기어다녔는데... 뭐랄까 우울하기 보다 정말 이런 세계가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배관들 아직도 생각나네요. 진짜 제대로 된 통로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죠. 상부구조....
헬창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ㅋㅋㅋ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반도체쪽 FAB에서 일하다보면 청정 관리 때문에 바닥에 절대 앉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다보면 다리가 너무 아파 힘들어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아울러 24시간 돌아가는 곳이다보니,
심지어 39시간동안 라인에 계속 서서 식욕, 수면욕과 싸우는 경우도 있었죠.
(아침 9시에 라인에 들어가 다음날 저녁7시까지 연짱으로 일하는 경우 : 전문용어로 몸빵. ㅋ)
이젠 나이가 드니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그러면 절대 못 돌아갈 것 같습니다. ㅎ
와.. 39시간이면 몇 공수일까요... 공수로 치면 어마어마 하겠네요
Shift근무의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되던 다음 근무조가 와서 연이어 장비를 고치는데,
제가 있던 On-Call 경우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장비를 어떻게 해서든 고쳐야 하기 때문에
집에 못 가고 밤새워 일하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예전 제 잔업 기록이 일반 근무 시간 제외하고 순수 잔업만 한달에 무려 130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울 부서에 저 포함 2명 빼고 전원 퇴사하더군요. ㅋㅋㅋㅋ
퇴사자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주 52시간 근무체제 때문에 지금은 그런 악습이 완전 없어졌습니다.
제가 일하는 미국의 회사는 유니폼이 없습니다. 회사 로고가 수놓아진 반팔 셔츠나 조끼를 계절마다 지급하긴 하는데, 입는 것은 자기 자유입니다. 그래서 입지 않는 사람이 더 많지요. 사무실은 물론이고 생산 현장도요.
반면 멕시코에 있는 일본 회사를 방문해 보면 회사 잠바는 물론이고 회사 모자까지(!) 갖춰 입습니다. 그런 유니폼을 입으면 사람들이 단체 의식을 갖게 되고, 잘 다려진 유니폼을 입은 채로는 건물 구석에 짱박혀서 담배를 피는 일은 차마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윗 글을 읽고 나니 회사에서 유니폼을 입도록 하는 것이 사람의 행동을 회사 위주로 생각하게 만들어서 효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의 존엄성에도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군요.
저도 요즘 어떤곳에서 어떤 의자에서 어떤 책상을 두고
앉느냐에 따라 심리와 기분의
변화에 대해 자주 생각중 이었습니다
홧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