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유니텔 만화사랑 동아리 출신입니다.

오차원고양이 ·

조회 2,086 · 공감 5 · 댓글 24

후시기 유이(환상게임)의 음악이 문득 떠올라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보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잊고 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유니텔 만화사랑 동호회에 가입해서 일본 음악을 어렵게 구해 듣던 시절,
동호회에서 유료로 팔던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 CD를 사서 즐겨 들었다는 것을요.


일본 문화 개방 전에는 괴수대백과, 건담대백과 같은 것들이 애니와 괴수물을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SBS가 개국하며 방영한 에스카플로네를 볼 때의 감동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그들이 타고 다니던 로봇 가이멜레프의 멋진 디자인 서정적 주제가와 배경 음악들.
전투 장면에서조차 웅장함보다 애틋함이 먼저 느껴지던, 그런 곡들이었습니다.
드라고나 화보집을 사서 인물과 메카들을 색연필로 따라 그리곤 했습니다.


그때는 음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화면으로 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소리로만, 그것도 힘들게 구한 CD로만 들었습니다.
상상으로 나머지를 채워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시절 귀로만 접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아무 때나 찾아 들을 수 있지만
언제나 들을 수 있어서 그런지 그때의 감성을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요즘 심경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는 장송의 프리렌을 봅니다.
인간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상당히 철학적 면이 강한 작품이라서요.

이 노래들을 들을 때마다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거울 속에는 분명 50대 이제 노인이 되어가는 제가 서 있는데,
머릿속에는 여전히 20대의 제가 있네요.

댓글 24

  1. 냐뤼 · · 공감 1
    그 시절엔 심지어 원본도 아니고 복사본을 만원 넘게 주고 구매해서 들었었죠. 에반게리온도 LP를 비디오로 복사뜬걸로 사서보고.....
  2. 오차원고양이 ·
    @냐뤼님 고등학교 시절에 잘 사는 동창이 있었는데 일본 CD, LD, 비디오를 자랑하고, 학교 축제때는 기계까지 가져와서 친구들에게 보여줬죠. 그때는 그게 나름 권력이었던 것같아요:)
  3. 뫄무이 ·
    @냐뤼님 lp를 비디오로요???

    Ld 말씀이시죠? ^^
  4. 냐뤼 ·
    @뫄무이님 아 넵 LD ㅋ 순간 헷갈렸어요.
  5. 전가복 · · 공감 1
    댓글 이미지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돈주고 사셨단 말씀이시죠?
  6. 건버스터 ·
    @전가복님 ANC라면 나우누리군요
  7. 오차원고양이 ·
    @전가복님 저는 잃어버렸지만 시디 여러장이었고 디자인은 저것이 더 멋있네요. 나우누리셨구나.
  8. wither91 ·
    @전가복님 추억은 앙끄앙끄합니다..
  9. fiat · · 공감 1
    유니텔에서 소설보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소설이 유행이었는데
  10. 오차원고양이 ·
    @fiat님 중간에 삶이 바뻐서 잊고 있던 것들이 요즘 하나둘씩 생각나네요. 갑자기 세상이 점프업한 느낌도 듭니다.
  11. 모어댄 · · 공감 1
    앙끄랑 NPGR CD공구해서 듣던 때가 생각났어요 ㅠㅠ 유니텔 만사동이었나요. 거기도 회원이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12. 오차원고양이 ·
    @모어댄님 지금은 흔한 것들이 그때는 귀중하고 좋았던 것같네요.
  13. 아틀중년 · · 공감 1
    전 넷츠고에서 만든걸 샀었죠...군대후임이 들고 갔는데 반납이 안됬네요...

    뭐 다들 그렇게 사는거 아니겠습니까. ㅎ

    집 한구석엔 그시절 모았던 뉴타입이랑 아니메쥬가 자리를 차지하고있는데 버리진 못하겠더라고요...
  14. 오차원고양이 ·
    @아틀중년님 전 사정이 있어, 모든 추억의 물건들을 가지있지 않아서요.
    보이지 않으니 잊혀졌던 것이 유튜브 추천으로 우연히 뜬 노래 하나로 다 기억이 나네요.
  15. P.P.O.I! · · 공감 1
    본문에 말씀하신 후시기 유이(환상게임)에 저도 추억이 있어 찾아보니까 애니메이션 방송한지 올해 30주년이 되었더군요.
    이를 기념하는 웹페이지를 만들고, 시리즈 전체를 담은 블루레이 디스크 박스를 낸다는 소식을 보니 참 묘합니다.
    https://pierrot.jp/fushigi30th/
    OTT 시대이지만, 아직 소장하고픈 수요가 있기에 이렇게 미디어 형태로 나오는 거겠죠?
  16. 오차원고양이 ·
    @P.P.O.I!님 정보 감사합니다. 유튜브에 찾아보니 국내방영분 전체를 저화질로 올린 분이 계시는데 이건 일본버전을 다시 보고싶네요.
  17. P.P.O.I! · · 공감 1
    @오차원고양이님 일본 로컬 한정 OTT(U-NEXT)에서 전편 올라와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저는 일본 거주하고 있어서 이쪽을 통해 볼 수 있기에 1화만 봤는데, 그 당시 해상도와 화면비라는 걸 감안하면 꽤 리마스터링을 잘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의 HD 방송 환경의 쨍한 맛은 없지만, 그 때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8. 오차원고양이 ·
    @P.P.O.I!님 국내에서는 볼수 있는 법이 없겠네요. 라프텔 같은 곳에서 풀어주기를 기다리는게 현재는 최선이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19. 프랑지파니 · · 공감 1
    저도 하이텔 동호회에서 만든 것 산 기억이 납니다. 사러 신촌인가 갔었네요.
  20. 오차원고양이 ·
    @프랑지파니님 그때는 그런 것이 낭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21. 사용기 · · 공감 1
    그때 유니텔 음악동아리에서 그 전까지 나온 한국가요들 mp3 모아서 프레스씨디만들어돌린적도있었죠. 애니동이었나에서는 일본애니들 불법복제로 프레스시디공구한적도있었고. 지금생각해보면 낭만 그리고 무법시대였죠.
  22. 오차원고양이 ·
    @사용기님 그런 무법이 기반이 되어 지금이 된거죠. 용산전자 상가 지하에 무서운 형들이 팔던 불법시디, 세운상가에 가면 어깨동무하고 성인비디오 팔던 형님들...세계적 게임회사 시디프로젝트는 불법게임 카피해서 팔다가 그 자본으로 성장한 회사고, 초기에는 어설픈 것들이 지금은 엄청나진 거죠. 그 강매하던 형님들은 지금 뭐하고 계시려나..
  23. 모어댄 · · 공감 2
    당시 HOT 캔디 노래 뜰때... 저 후렴부 어서 많이 들어본거 아냐라고 생각하셨다면.. 당신은 후시기 유기 노래 들어본 사람인거죠. ㅎㅎ
  24. 오차원고양이 ·
    @모어댄님 저는 몰랐던 부분인데, 내공들이 엄청나시네요.
    부산 회사에서 20대들과 팀원으로 일하던 시절, 그들 책상에 피규어들 애니제목과 이름을 다 맞추는 것보고
    놀라던 20대들 (주술회전이었죠)에게 저는 오덕후는 아니고 애니에 관심이 많아서 하니...
    "그걸 저희는 오덕이라 불러요'하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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