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죽은 사람이 찾아왔다는 사람들이라는 보배의 글을 보고 예전 생각이 나서요.

안개나무 · · 수정

조회 18,142 · 공감 99 · 댓글 33

ChatGPT Image 2025년 12월 11일 오후 01_57_44.png


10년 전이었네요. 

집사람 보내고 첫 기일을 하루 앞둔 저녁이었습니다.

 남자 손으로  전도 부치고,  국거리 사다 놓고 첫 제사상은 꼭 차려줘야지 하는 생각에 반차 내서 음식 만들다가

지쳐서 거실 바닥에 전기장판 틀어놓고  쓰러져 잤습니다. 

와이파이님 몸이 안좋아서 생전에 살림을 제가 좀했었는데,  1년을 술 담배에 쩔어 지냈으니 체력이 말로 표현 못할 상태였겠죠.

잠깐 잠들었는데, 꿈에 1년만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어요.

일어나.  일어나라고.!!

지친 몸이 쉽게 움직이질 않으니, 예전처럼, 피곤할 때  하던 대로 "피곤해. 조금만  더 잘게" 하는데, 갑자기 와이파이님이 발길질을 했어요. 

을용타!!! 였습니다.   버럭하며  벌떡 일어나는데  집안에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전기장판을 고온으로 놓고 라텍스베게를  뜨뜻하게 지졌으니,  안에서 연소하기 시작했던거죠.

기침에 눈물 콧물 다 빼고 창문도 열고 베란다에 베게 던져서 물뿌리고  창문 열고,   11월 말 유달리 춥던 밤에 거실에 홀로 앉아 달달 떠는데  갑자기 눈물이 다 났습니다.

한참을 눈물을 빼고는, 그래 첫 제사밥은 얻어먹으려고 내 목숨 연장 시켜줬구나. 라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감히,  발길질을?  신랑이었던 놈에게 생전 쌓였던 원한을 풀고 갔나봅니다. 

  



댓글 33

  1. Riverside ·
    진짜 겪은 일이세요?? ㅠㅠ 사모님께서 걱정되셔서 잠시 오셨던 거 같네요. ㅠㅠ
  2. 안개나무 · · 공감 6
    @Riverside님 한성깔 하던 분이신지라 일어나라는 말을 한 번 말해서 안들으니. 싸커킥을 ㅎㅎㅎ
  3. 봄이머무는언덕 · · 공감 9
    저는 죽음을 삶의 인연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주의지만, 본문내용으로는 고인의 정이 느껴지네요. 다음 생에도 부부의 연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4. 안개나무 · · 공감 1
    @봄이머무는언덕님 다음 생에 만난다면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목숨이 아까우니 납작 엎드려야 하나요?
  5. MR.VERTIGO ·
    ㅠ_ㅠ
  6. 안개나무 ·
    @MR.VERTIGO님 지금에야 웃으며 말하지만, 그때는 정말 서러웠습니다.
  7. 바이데이 · · 공감 5
    하늘나라에서도 남편 걱정하는 아내님...ㅠㅠ
  8. 안개나무 · · 공감 1
    @바이데이님 바보같은 남자 혼자 두고 가기에는 발길이 안떨어졌을 겁니다만, 이젠 포기하고 위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요.
  9. 산유국 ·
    댓글 이미지
    드라마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10. 안개나무 ·
    @산유국님 이건 못봤는데, 한번 봐야겠네요.
  11. nuss ·
    ㅠㅠ...
  12. 안개나무 · · 공감 1
    @nuss님 몰라서 그렇지 주변에 별의 별일이 많이 있어요. 남겨진 삶을 걱정하는 가버린 삶에 관한 많은 얘기가 있더라구요.
  13. Saki_Vashutal ·
    슬픈데 훈훈하네요. 역시 마눌님!
  14. 안개나무 · · 공감 1
    @Saki_Vashutal님 마눌님이 최고지요. 그래도 이제는 만나는 분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5. tedblock ·
    어우 ㅠ
  16. 안개나무 · · 공감 1
    @tedblock님 이젠 얼굴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요. 사후가 있다면 다시 보고 왜 먼저 갔냐고 혼내고 싶긴 합니다.
  17. 폴라티 ·
    어떤 과학적인 설명보다도 한 마디 위로가 절실할 때가 있죠.
    상 차리느라 고생하셨군요. 부인께서 어느 곳에 계시던지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18. 안개나무 · · 공감 1
    @폴라티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절에 맏겼어요. 힘들어요 ㅠㅠ
  19. HighSpring · · 공감 1
    ㅠㅠ
    얼마나 서로의 애정이 깊었으면. . .
  20. 안개나무 · · 공감 1
    @HighSpring님 애증입니다. ㅎㅎㅎ동갑내기라 많이 싸웠어요.ㅠㅠ
  21. 마산역 ·
    힝........ㅜ0 ㅠ
  22. 안개나무 · · 공감 1
    @마산역님 증명이 안되니 이런 일을 겪은 사람도 있었구나 하시면 되요. ㅎㅎㅎ
  23. 민주우압 · · 공감 1
    읽는데 눈물이 나네요
  24. 안개나무 · · 공감 1
    @민주우압님 이젠 이런 일도 있었다고 웃으며 얘기할 만큼 저도 바쁘고 밝게 사는 중입니다.
  25. 꼬마라크 ·
    아내분이 @안개나무님 이 따라올까봐 걱정되셨나봅니다.

    잘 계시다는 거겠죠.. ^^ (여기 좋으니 너무 빨리 오려고 하지 마라 ㅎㅎ)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없는 마음이 얼마나 허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네요... ㅠㅠ
  26. 이런43 ·
    눈물 나네요
  27. 노란공 · · 공감 1
    ㅠㅠ 그러게요. 신기하면서도 눈물 나려고 하네요.
  28. 하늘풀 ·
    ㅠㅠ 눈물나요
  29. 보호대 · · 공감 2
    나이먹으니, 감정이 들썩들썩 합니다.
  30. Fartist ·
    혼자 자다가 누군가 등짝을 짝 때려서 깼던 기억은 있습니다. 분명히 짝하고 맞은 느낌이었는데 아무도 없었죠...
    수면중 발작?이 익숙한 타격 느낌으로 연상되었던건 아닌가 싶긴합니다.
  31. .e.go.t. ·
    두분께서 깊이 사랑하셨던 것 같아요…

    위로드립니다
  32. 비법전수 ·
    ㅠㅠ 눈물나네요.
  33. shine · · 공감 1
    다행입니다 위에서 다 지켜보고 있을거예요
    T로서 첨언하자면 을용타는 사커킥이 아니라
    손으로 머리때리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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