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1회 아이들과 로블록스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 여행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로블록스 여행기 01 - 왜 하게 되었나, 남겨진 이들(Those who remain)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794027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2 - 로블록스에 있는 공포게임 소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949176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3- 로블록스에서 힐링하는 법(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985640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4 - 365일 내내 비가 내리는 곳, 비밀통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17886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5 - 메타버스는 상술인가요? / 24시간 달리는 열차 choochoo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26842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6 - 로블록스에서 종교 활동이 가능할까요?(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51220?od=T31&po=0&category=0&groupCd=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7 - 사탄을 숭배하는 교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58433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8 - 로블록스 카페에 취업 도전기(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283762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9 - 로블록스 카페에 취업 도전기(2)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344468?od=T31&po=0&category=0&groupCd=
로블록스 여행기 10 - 로블록스 카페에 취업 도전기(3)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357687
로블록스 여행기 11 - 로블록스 여행기 09- 가상의 카페에서 워크샵 진행, 기억에 남는 손님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375990?c=true#136190980
로블록스 여행기 12 - 왜 아이들은 역할극을 좋아할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387134
지난 글에서 로블록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진지하게 서빙하는 아이들보고 “도대체 돈도 안되는(?) 이런 일들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단지 역할극을 할 뿐이야” 라는 말을 듣고 한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현실 외에도 또 하나의 현실, 가상 현실을 원하은 것도 역할극을 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로블록스에는 다양한 역할극 게임들이 있습니다. 카페, 식당 뿐만 아니라 치과, 간호사 등 병원쪽 역할극도 있었습니다. 무슨 키자니아보다 훨씬 다양한 세계들이 있습니다.
열 네번째 여행지 : Teethyz Dentist

https://www.roblox.com/games/542016179/Teethyz-Dentist
예를 들어 치과를 가보면 실제 데스크에서 접수를 받는 사람과 이가 아파서 대기실에 기다리는 사람들, 의사들 모두가 따로 역할극을 합니다. 어떤 환자는 자기 표정을 실제로 이가 아파 찡그리는 것으로 바꿔서 대기실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아픈것도 아니고, 실제로 치료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장난으로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그리고 즐겁게 받아들입니다.

(들어가면 굉장히 웅장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치과가 있습니다)

입구로 가면 가상으로 이가 아픈(?) 사람들이 북적이며 진료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찡그린 표정으로 교체한 뒤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


(참 이렇게 치과에 어울리는 표정은 어떻게 구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가상현실에서 가상의 놀이를 하는 것을 보면서 과거 친구들과 했던 TRPG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와 전혀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좀 더 화려한 그래픽에 전 세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역할극, 거대한 산업이 되다.
사실 현실에서도 이미 역할극은 거대한 컨텐츠의 한 종류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2021년 유튜브 크리에이터 리포트에서도 ASMR, 부케, 역할극에 관한 컨텐츠에 대해 언급합니다.

영상 링크 : https://trendsreport.withyoutube.com
“개그맨 크리에이터들은 여러명의 부케들을 만들어냈고 이 부케들은 비대면 데이트, 한사랑산악회 등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에 나가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현실 속에 실제 존재 할 법한 부케들과 그들이 만들어 나가는 거대한 세계관에 깊이 몰입함으로써 그 일부가 되어 소속감을 느끼고 같은 세계관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과도 유대감을 형성 하게 됩니다.”
(영상 6:23 부터 보시면 됩니다)

(실제 필자도 처음에는 지리 강의인줄 알고 들었다가....-_-)

피식대학의 비대면 데이트, 한사랑 산악회, 강유미의 ASMR, 문성훈의 지리 강의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렇게 역할극은 컨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여기에 공중파 개그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유능한 개그인들이 기존 아마추어 유튜브 개그 시장에 들어와 이른바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기업의 반응입니다.

제목을 잠깐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asmr하면 귀를 파주거나 미용실 등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기 마련인데 제목이 특이합니다.
'예금거래 기본약관' '여신거래 기본 약관' 등 상당히 특이한 소재를 다룹니다.
채널이름은 웃튜브인데 과연 누가 하는 것일까요?
무려 우리은행에서 진행하는 채널입니다.


김 만드는 회사의 CEO역할극을하 '진짜 김' 생산까지...
'김갑생'은 유튜브를 하면 한번쯤은 알고리즘의 추천을 뜰 정도로 인기있는 콘텐츠 입니다. 김갑생이라는 가상의 김 회사의 CEO역할극을 하다 진짜 '성경김'회사와 합작해 김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시 로블록스의 가상의 치과로 잠깐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이 캐릭터가 가상의 치료를 받는 것과

최근 유행하는 치과 롤플레이

그리고 사회의 반응입니다.
이 세가지 현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아이들 게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이 가상의 역할극을 원하고 그 반응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이미 롤플레이, 역할극은 사회를 움직이는 한 축이 되었습니다. 과거 아이들의 놀이나 특수한 분야의 시뮬레이션이 목적이 아닌 또 다른 목적이 생겼습니다.
바로 공감대입니다.
실제 있을법한, 평소 내가 경험한 것과 같은,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닌,
이러한 감정들이 모여 현재의 역할극 산업을 만들고 있고 이것이 바로 공감대입니다.
공감대는 향후 중요한 산업 재료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공감대는 심리적인 용어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사회성이 좋은 사람을 지칭하거나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필요한 소양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와서는 개인 창작자나 기업이 반드시 챙겨야 할 기본 소양이 되었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시대는 승자 독식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대가 필수입니다. 이제 새로운 산업의 재료 중 가장 필요한 것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본 것 같은' '내 이야기 같아서'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로블록스 게임을 하면서 수많은 역할극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가상의 치과에는 가상의 환자들이 몰려 들고 있고 가상의 식당에서는 가상의 요리를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있습니다. 어릴 적 소꿉놀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소꿉놀이가 진지한 사회 현상이 되고 또 미래의 먹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술 선생님(부원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천번 수업을 하면서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귀신같이 미래 먹거리를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엔 몰래 만화책을 보고 만화는 불량한 것이라 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 수조원의 웹툰 시장이 만들어 지고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첫번째 책, '아들맘 육아 처방전'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엊그제 저와 함께 일했던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 선생님이 대뜸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원장님 말이 사실이었네요"
"뭐가요?"
"아이들은 미래 먹거리를 알고 있다는거. 몇년전에 저에게 틱톡에 대해 이야기 했던거 기억하세요?"
그제서야 대략 4년전 기억이 났습니다. 그 때도 아이들이 제 폰에 자기들이 즐겨하는 앱들을 깔고 싶어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틱톡이었습니다. 그 당시 워낙 소란스런 이미지 때문에 별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자아이고 남자아이고 모두 내 폰으로 영상을 찍고 친추를 했었습니다. 주위 선생님에게도 요즘 아이들이 이런걸 좋아한다 라고 하면서 틱톡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틱톡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인스타는 릴스를, 유튜브는 숏츠를 출시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2019년부터 이미 미국에서는 틱톡이 타 SNS를 밀어버리는, 그야말로 괴물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만약 그때 아이들의 틱톡을 보고서 꾸준히 무언가 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지금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의미 없지만, 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이 가장 귀신같이 미래 먹거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 아이들과 꾸준히 로블록스를 하는 이유도 단순히 노는 것 뿐만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관찰행위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학원을 그만둔 선생님과 여전히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좋아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대놓고 저에게 "개이득 ㅋㅋㅋ"이라고 하면서 즐거워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개이득ㅋㅋㅋ"은 제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로블록스를 할 예정입니다. 이제 디스코드에는 제가 만든 서버에 10시 30분이 되면 8명이 들어와 있습니다. 정말 시끄럽고 정신 없습니다. 사실 수업할 때 보다 더 정신 없습니다. 조용히 하라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들은 자신이 찾은 게임을, 자기가 요즘 좋아하는 것들을 쉴새 없이 말합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면서도 한편으론 미래의 먹거리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분들과 앞으로도 미래의 먹거리에 대해 공유해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