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전 글들에도 가끔 쓰긴 했는데 아이들과 로블록스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하는 건 아니고 매주 금요일 밤 10시~12시까지 두시간 가량 초등학생 고학년~중학생 아이들과 로블록스를 합니다.
지금까지 경험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공유해 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ㅇ 왜 하게 되었나?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고도 선생님과 계속 놀기(?)를원합니다. 특히 몇년동안 함께 수업을 하는 아이들(이라고 하기엔 벌써 중1이군요-_-)은 선생님과게임하는게 소원입니다.
사실 선생님 입장에서 수업 외에 사적인 만남을 갖는 건 여러모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선생님의 경우는 학부모의 사생활 침해가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사교육 선생님은 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자칫하면 수업 외적인 선생님의 모습이 노출되거나 또그 모습이 학부모님께도 노출되면서 학원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안하는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이 함께 하는 아이들은 워낙 수업한지도 오래되었고 일단 부모님과 충분한 신뢰가 쌓여 있기때문에 말씀드리자마자 선생님이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너무 감사하다는 말부터 들었습니다.
두번째로는 먹거리에 대한 관점입니다.
주일학교 교사로는 10년이 훨씬 넘었고 현재 학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것도 내년이면 9년째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관찰하다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야 말로 미래 먹거리를 잘 찾아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재 웹툰 시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는 어릴 적 어머니 등짝 스매싱을 견뎌가며 단행본 만화책을 보거나 강제로 폐지함에 들어간걸 몰래 꺼내온 세대입니다. 그 당시 만화는 사회악이었고 바보상자 다음으로 해로운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그 만화 시장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만큼 성장했습니다. 그 당시 어른들은 어쩌면 수많은 미래 만화가들의 새싹을 잘라버린 것일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게임에 관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규제와 우려의 시선을 보냅니다. 과거 만화책사태와 너무나 흡사합니다. 지금도 게임산업은 충분한 먹거리이지만 미래에는 훨씬 더 크게 성장하리라는 건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어른들 눈에는, 우리 세대 눈에도 아이들이 게임하는 건 왠지 달갑지 않습니다.
물론 어른들의 보이지 않는 탐욕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자신에게 영양가(?)있고 도움이 되는 것들을 잘 찾아냅니다.
만들기 수업을 할 때에도 아이들은 좋은 재료와 나쁜 재료를 한눈에 알아보고 재활용 더미에서도귀신같이 자기에게 필요한 재료를 찾아냅니다. 그런 관점에서 아이들은 저보다 훨씬 미래를 보는눈이 더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게임을 하자고, 특히 로블록스를 하자고 했을 때 사실 너무나 귀찮았습니다. 왠지시간외 수당도 없이(?) 일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분명 애들이 저보다 세상을 더 앞서 보고 있다는 생각은 확고 했습니다. 또한 전세계 20억명의 가입자가 있다 하니...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예전에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메타버스로 변한 것 같습니다. 분명 3년 전에는 텔레비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줄기차게 들렸고 또 가상 세계라는 단어도 들렸습니다. 이제 두 단어 모두 뭔가 한물 간(?) 느낌입니다. 메타버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는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메타버스에 관한 책들과 유튜브를 참고해도 결국 과거 온라인 게임과 크게 다른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메타버스에 관한 정의를 만들기에 바쁩니다. 그 가운데서 항상 언급되는 예시 중 하나가 바로 로블록스입니다. 메타버스 강의가 있는 곳에는 항상 로블록스 게임 화면이 나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로블록스에 대해 말할 때 궁금증은 커져만 갔습니다.
제 기분을 딱 정확하게 집어서 표현한 짤입니다. 출처 : 김성희의 G식 백과
로블록스란 무엇인가?
로블록스 그 자체는 게임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플랫폼입니다. 게임판 유튜브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튜브를 동영상이라고 하지 않듯이 로블록스도 게임이라 하지 않습니다. 유튜브에 너도 나도 영상을 찍어 올리듯이 로블록스에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가 만든 게임을 올립니다. 좀 더 비유를 하자면 디지털 놀이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놀이터에는 다양한 기구들이 있습니다. 기존 놀이터는 미끄럼틀이나 시소, 회전그네등 누군가 만든 것으로 고정되어 있다면 로블록스라는 놀이터에서는 누군가 시소를 수십개 연결해서 거대한 시소를 만들거나 미끄럼틀과 회전그네를 합쳐서 회전 미끄럼틀 그네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타보라고권합니다.
놀라운 건 왠만한 게임은 굉장히 초보적인 컴퓨터 실력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유튜브에서아이들이 키네마스터로 어설프게 편집해서 올리는 영상처럼 아이들이 스튜디오로 어설프지만 실제로 구동가능한 게임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업에서도 제 게이밍 노트북을 빌려주면 로블록스를 해본 아이들은 대부분 한시간도 안되서 점프맵이나 FPS류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수익 창출익 가능한 유료 아이템도 판매하기도 합니다. 코딩의 코자도 모른다 해도 아이들은 쉽게 게임을 만듭니다. 저조차도 바로 만들어 게시할 수 있습니다.
더 무서운 점은 호환성입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것 자체를 하지 못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무런 감각도 없는터치 스크린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싫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블록스는 맥, 윈도우, 아이폰, 안드로이드, 그 외 콘솔게임 등 다양합니다. 터치 스크린 조작이 싫으면 pc나 맥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한번은 휴가 때 놀러가면서도 고속버스 안에서 아이들과 로블록스로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 컴퓨터로 하다가 그대로 내 캐릭터를 가지고 바로 스마트폰으로 하는 상황이 신기하면서도 대단하게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게임이 모든 기기에서 돌아갑니다. 그렇기에 저사양pc를 가진 사람이나 보급형 스마트폰을 가진 아이들도 함께 게임할 수 있습니다. 원래 게임들은 시간이 지나면고사양을 원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로블록스는 아이들이 가진 저사양 pc와 제가 가진 맥과 아무런 차이 없이(사실은 그래픽 차이는 납니다)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원래 게이밍 PC로 고사양 게임을 했었지만 맥으로 바꾸면서 스타2가 5프레임이 나오는 걸 보고서는 게임을 포기했었습니다. 하지만 로블록스 덕분에 맥에서도 무난하게 게임을 할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호환성이 수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을 불러와 20억명이라는 가입자를 유치한 것 같습니다.
첫번째 여행지.
남겨진 이들(Those who remain)
링크 : https://www.roblox.com/games/488667523/Those-Who-Remain#!/about
자세한 설명(나무위키) : https://namu.wiki/w/Those%20Who%20Remain#s-2

간단히 설명하면 좀비로부터 플레이어들이 한 팀이 되어서 살아남는 게임입니다.
게임 한판에 3~4분 제한시간이 걸리고 한판을 웨이브(wave)라고 합니다.
1 웨이브는 정말 쉽습니다. 이 때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지형을 외워두거나 유용한 아이템 위치를 외워 놓으면 좋습니다.

첫 시작화면. 갑자기 쿵! 하는 심각한 배경음이 들리는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픽도 수준급이고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서바이벌, 디펜스류 좋아하는 분들은 충분히 재미있을 겁니다.
마치 좀비떼를 사냥하러 잠시 나간듯한 흔적의 로비 화면에서 대기하면 됩니다. 위에 현재 플레이어들이 진행중인 웨이브가 나옵니다. 만약 자신이 뉴비인데 웨이브가 8~9 정도 된다면... 조용히 퇴장하면 됩니다.
정말 별의 별 코스튬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분위기에 저런 야용이와 게임을 한다면...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초반에는 너무나 여유롭습니다. 하지만 웨이브 레벨이 올라갈수록 나타나는 좀비수가 많고 나중에 10웨이브까지 가면 누굴 챙겨줄 여유도 없습니다.
보통 게임은 아이들과 각자 집에서 보이스톡이나 디스코드를 켜 놓고 합니다.
초반에는 다들 여유로운 대화를 합니다. 하지만 웨이브8부터는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선생님 살려주세요…ㅜㅜ” 라고 할 줄 알았지만…
“선생님 제가 뒤 봐드릴게요”
라고 하면서 아이들이 저를 지켜줍니다. 그렇습니다. 게임 뉴비인 저는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고 이미 그 게임에 고인물인 아이들은 어리버리한 선생님을 지켜주는 여유가 있던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죽고 나면 살아남은 플레이어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장렬하게 싸우다 먼저 죽고 선생님은 비굴하게 도망다니는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잘하는 애가
"선생님 뒤에 2명 따라 붙었어요. 바로 뒤돌아 쏘고 바로 이동!"
"왼쪽에서 한마리 더 접근중!"
라고 하면서 실시간으로 선생님을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브리핑을 합니다.-_ㅜ
이렇게 좀비떼에게 공격당해 결국 최후를...
물론 나중에는 다같이 사이좋게 좀비떼에게 잡혀먹는 해피엔딩(?)이지만 그래도 선생님은 전쟁터의 이등병이나 마찬가지로 보이나 봅니다.
한동안 이 게임을 잘하려고 주말에도 접속해서 하곤 했습니다 .이 때 로블록스에는 상대방에 온라인에 접속하면 따로 프로필에 표시가 됩니다. 그리고 게임중이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어떤 서버에 있는지도 나옵니다. 그래서 홀로 게임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귀신같이 아이들이 와서 지원사격(?)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생님, 아직도 그 총 써요? 차라리 돈주고 지르세요!!
그 외에도 총기나 체력 업그레이드를 하고 돈을 주면 더 빠르게 업그레이드 가능한 건 여타 게임들과 같습니다.
이 게임이 좋은 점은 시간이 잘 간다입니다. 웨이브 10까지 버티면 대략 한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특히 마지막에는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며 게임에 집중하면서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게임이 익숙해지면 웨이브1~5 정도에서는 너무 쉽기 때문에 지루해집니다. 결국 나중엔 초반 웨이브때문에 잘 안하게 됩니다. 또 장점이자 단점은 소리가 다른 좀비 게임들에 비해 굉장히 실감납니다. 그냥 그~~~ 어…~~ 이런 소리가 아니라 무슨 벌레 밟는 소리나 괴상한 여자 목소리도 들리고 실감나는 좀비 목소리들이 많습니다. 만약 소리에 예민한 아이라면 초반에는 놀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소리고 뭐고 계속 살아남는데만 집중하지만 말입니다-_-;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재미있거나 인상적인 로블록스 여행지를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예전부터 말씀드렸지만 댓글과 공감은 많은 용기와 힘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부터 혼자서 파밍 노가다를 하는 절 발견하고 접었습니다;;;
아이들만 열심히 하고 있네요 ㅎ
가끔 서바이벌류 게임도 하구요
넘좋아해서 로블록스 주식도 사서 아들에게 니가 주인이야 얘기도 해줬습니다
요즘은 배드워즈 잼나게 하고 있습니다
보입니다. ㅎㅎ 애들과 한번 해보겠습니다. 좋은 게임 추천 감사합니다.
다시 같이 한번 시도 해보고 싶네요.
이후로, 애들과 마인크레프트는 한번 씩 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