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1회 아이들과 로블록스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 여행기는 아래 링크에서 참고하시면 됩니다 : )
로블록스 여행기 01 - 왜 하게 되었나, 남겨진 이들(Those who remain)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794027
로블록스 여행기 02 - 로블록스에 있는 공포게임 소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949176
로블록스 여행기 03- 로블록스에서 힐링하는 법(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985640
로블록스 여행기 04 - 365일 내내 비가 내리는 곳, 비밀통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17886
ㅇ 메타버스? 솔직히 마케팅 용어 아닌가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4차 산업혁명 시대라 했다가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메타버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컴퓨터가 익숙한 대부분 세대는 메타버스를 보면 코웃음을 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나와 있는 메타버스는 우리가 과거 모뎀 시절부터 했던 게임의 확장판에 불과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MSN게이밍존이라는 게임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필자는 미드타운 매드니스 라는 자동차 게임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경주 뿐 아니라 드라이빙을 하며 게임 속 노을을 함께 보면서 우정을 다졌습니다. 또 울티마 온라인 스타일 게임들은 게임 속에서 직업도 정하고 노동(?)도 하고 심지어 결혼까지도 합니다. 이렇게 온라인 게임에 익숙한 세대는 메타버스는 그래픽만 좋아진 게임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끼리끼리 모입니다. 사회생활 자체가 직업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유튜브, 음악, 뉴스 등의 플랫폼은 내가 원하는 기사만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커뮤니티별로 정치관을 비롯해 비슷한 취향과 가치관을 갖는 사람들끼리 모입니다. 그러다 보니 내 생각과 의견이 더 옳다는 확신을 하게 됩니다. 이걸 반향실(echo chamber) 효과라고 합니다.
메타버스를 단지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컴퓨터를 아는 사람들끼리의 편향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온라인 세계에 관심을 두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주변만 봐도 이전에는 제가 유일한 컴퓨터 얼리어댑터였습니다. 일단 일하는 환경 자체가 미술, 아동 교육과 관련되다 보니 컴퓨터와 친하기보다는 아날로그 쪽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분들이 보기엔 아이패드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또 맥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얼리어댑터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쩍 저에게 “메타버스가 대체 뭐야?” “로블록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심지어 가입까지 해서 저와 함께 로블록스를 여행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컴퓨터에서 소통하는 것 자체를 온라인 게임으로만 치부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기꺼이 ‘메타버스’라는 단어에 매료되어 기꺼이 로블록스를 설치하고 가입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제 주변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줌은 물론이고 게더타운, 이프랜드, 제페토를 반강제적으로 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금융권에서는 거대 핀테크 기업들의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가 봐도 기존은행 앱보다는 토스, 카카오 뱅크가 십만 배쯤 압도적으로 편합니다. 이런 현상에서 금융권은 앞다투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기존의 온라인과 무관한 공기업, 대기업들조차도 메타버스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반강제적(?)으로 메타버스에 참여하게 됩니다. 소비자들도 이벤트에 이끌려 이프랜드나 제페토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기존 컴퓨터가 익숙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서서히 메타버스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보면 닌텐도의 CEO 이와타 사토루의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의 경쟁자는 소니가 아니다. 우리의 경쟁자는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말속에 현재 메타버스의 위치를 볼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자체가 그저 지나가는 마케팅 용어, 기업들의 또 하나의 상술을 그럴싸하게 감쳐주는 용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용어 덕분에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관심을 두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아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턴 크리스턴슨 교수가 주장하는 ‘파괴형 혁신(Disrupt ive innovation)’ 모형입니다.

(이미지 출처 : 동아일보)
여기서 X 축은 시간, Y축은 성능을 나타냅니다. 성능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 가운데 중요한 것을 말합니다. 실선은 그야말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 마니아들의 요구치를 말합니다. 게이머라면 얼마나 빠르게 게임을 실행하고 프레임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등을 고려할 것입니다. 점선은 그 외에 대다수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는 성능의 변화입니다. 실선이 얼리어답터라면 점선은 더욱 많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수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선보다 점선이 완만한 이유는 PC의 예로 들면 경제적인 이유나 실제적인 작업이 최고 성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은 오버클록까지 하면서 컴퓨터를 개조하지만, 대다수는 기껏해야 한글이나 간단한 사진 편집으로 만족합니다.

(이미지 출처 : 동아일보)
여기서 하나의 혁신이 일어납니다.
일반 소비자가 보기에 ‘이 정도면 괜찮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좋다’라는 수준이 되면 혁신적인 기술(1) 보다 덜 혁신적인 기술(2)가 시장을 압도하게 됩니다.
노트북 시장도 게임용 PC가 기술적으로 우위지만 대부분 사람이 LG 그램을 선택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닌텐도의 사례도 게임기 시장에서 그래픽이나 고가의 컴퓨팅 성능이 아니라 ‘이 정도 속도와 그래픽’ 정도면 만족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닌텐도의 성공 요인은 이뿐만 아니라 재미, 직관적인 게임성 등이 있지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디센트럴랜드의 한 장면. 사실 저도 몇번 들어가봤지만... 여기서 대체 뭘 한다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메타버스 게이머나 온라인 접속에 익숙한 사람이 보면 굉장히 어설프게 보입니다.
‘이 정도는 이미 몇 년 전에 다 구현되어 있었잖아?’를 생각할 게 아닙니다. 메타버스 용어로 평소 한 번도 온라인 아바타를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오게 된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에서 한 번도 온라인 게임이나 아바타를 꾸미지 않은 4~50대 직장인이 갑자기 자기 아바타를 만들어서 게더타운에서 회의하거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회사가 만든 어설퍼 보이는 메타버스 속 회사에 들어왔다는 게 중요합니다.
공기업에서 제작한 제페토월드.. 사실 들어가보면 휑합니다. 하지만 일단 만들고 일반인들을 이 안으로 끌어 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줌 회의도 지금은 저희 어머니 층(6~70대)에서도 이제는 익숙합니다. 처음에는 링크를 터치하는 것조차 낯설고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아예 대화예절(상대방이 말할 때 자신은 음 소거 해놓기)까지도 잘 지킨다고 합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건 그래픽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메타버스에 과도한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열린 생각을 갖고 흐름을 봐라봐야 합니다.
오늘은 조금 가볍고 재미있는 여행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번 글에서 24시간 비가 내리는 곳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24시간 열차를 타는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덟번째 여행지 : ChooChoo
개발자 : @choochuf1
위치 : https://www.roblox.com/games/6070777808/Showcase-ChooChoo


어릴 적 처음 열차를 탔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열차를 타고 창밖 풍경을 계속 하염없이 바라보던 때를 기억하나요?
지금은 출퇴근 할 때 밀린 차량들과 도로만 보일 뿐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어두운 지하로 다니기에 다들 하염없이 스마트폰만 바라볼 뿐입니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딱 한번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고 창밖을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2호선 기준으로 영등포 구청에서 당산역을 지나칠 때 입니다.
갑자기 어두운 터널에서 밝은 빛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잠시동안 창밖을 바라봅니다.
특히 노을질 시간일 때면 분홍과 주황빛이 서로 뒤엉켜 열차 안을 완전히 적셔놓습니다.
이 때 만큼은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도 뭔가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생깁니다.
어두운 지하철에서 갑자기 나타난 풍경은 항상 반갑습니다.
choochoo는 열차의 기적소리를 흉내낸 발음입니다.
일단 실행하면 따스한 멜로디와 전철의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내부는 크롬으로 코팅된 듯한 바닥과 천장이 있습니다.
창밖은 한 낮의 오후 2시쯤 되는 강한 빛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차는 무한히 달리고 있습니다.

다른건 없습니다. 그저 열차는 바깥의 풍경을 천천히 보여주며 달리고 있는 것 뿐입니다.
재미있는 건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도 열차를 타다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에서도 아이들은 무언가를 보기 위해 창밖을 봅니다.
어린 시절 어른과 함께 열차를 탔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에 넋이 나가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실제 플레이어들입니다.
NPC가 아니라 실제로 접속한 사람들은 그저 앉아서 햇살이 열차를 흝고 지나가는 것과 창밖의 숲이 지나가는 걸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 캐릭터는 거의 5분간 뛰어다녔습니다. 뭔가 신기했나 봅니다-_-
호기심이 풍부한 플레이어(잼민이?^^;)들은 열차 이곳 저곳을 뛰어다닙니다.

열차의 크기는 2량입니다. 그 안에서 뛰어다니고 의자를 밟고 다녀도 누구도 주의를 주지 않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신나게 뛰어다녀도 됩니다. 또는 그저 앉아서 풍경만 바라봐도 됩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뭔가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반대편 창문이 아니라 뒤돌아 의자 위에서 창밖을 봐도 됩니다.
누구도 터치하는 사람 없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됩니다.

한 친구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안녕? 지금 뭐하고 있어?
그냥 쉬고 있어.
그냥 쉬는 거라고?
응. 이렇게 쉬는게 좋아
맞습니다. 필리핀에서 온 이 친구도 그저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만약 틀어놓기만 했다면 제 채팅에 바로 답장을 하지 않았을 텐데 바로바로 하는 걸 보면 정말 모니터로 계속 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휴식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잘 쉬라고 했습니다.

열차 자체는 크롬도금으로 되어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창밖의 햇살이 강렬하게 비치고 적절한 흔들림으로 정말 덜컹거리는 열차 속에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규칙적으로 큰 진동으로 빛과 몸이 잠깐씩 흔들리는데 이것도 정말 실제 열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혹시 열차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함께 5분정도 들어가 보세요. 나름 신선한 재미를 느낄 겁니다.
물론 성인들 혼자서도 추천합니다. 그냥 잠깐이라도 모니터를 보며 풍경과 잔잔한 멜로디를 즐기고 싶다면 이 여행지를 적극 추천합니다. : )
p.s 참고로 개발자의 다른 작품들도 봤는데 상당히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 보였습니다.
다른 곳을 들어가도 본인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는데 천재적인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개발자를 클릭하고 다른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개발자의 또 다른 포트폴리오. 온통 흑백인 세상.. 나중에 시간되면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문제는 vrchat 운영이 너무 소규모다 보니 결제관련 시스템을 구축한다던가 안에서 경제구조를 구축한다던가 하는거 할 여력도 없고 관심도 없어보인다는게 문제입니다만... ㅠㅠ
아이맥에서는 당연히 안되고.. pc를 아예 하나 마련해야 하는 수준이고..
그 책 필자는 반드시 hmd를 끼고 잠을 자고 일어나 봐야 한다 하더라구요-_-;;
그리고 그 안에서 사용하는 가상 사진기.. 캡쳐가 아니라 진짜 사진기의 기능을 갖춰서 아웃포커싱도 되는것도 신기했습니다.
한 10년 후면 뭔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