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1회 아이들과 로블록스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 여행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로블록스 여행기 01 - 왜 하게 되었나, 남겨진 이들(Those who remain)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794027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2 - 로블록스에 있는 공포게임 소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949176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3- 로블록스에서 힐링하는 법(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985640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4 - 365일 내내 비가 내리는 곳, 비밀통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17886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5 - 메타버스는 상술인가요? / 24시간 달리는 열차 choochoo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26842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6 - 로블록스에서 종교 활동이 가능할까요?(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51220?od=T31&po=0&category=0&groupCd=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7 - 사탄을 숭배하는 교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058433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8 - 로블록스 카페에 취업 도전기(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283762CLIEN
로블록스 여행기 08 - 로블록스 카페에 취업 도전기(2)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344468?od=T31&po=0&category=0&groupCd=
로블록스 여행기 09 - 로블록스 카페에 취업 도전기(3)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357687
(이어서)
커피를 좋아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가족이 커피를 좋아합니다. 형은 너무나 좋아해서 온라인 커피 사업을 전부터 시작해 지금은 카페로 발전시켜서 부업으로 하고 있고 어머니도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십니다.
그래서 가끔 카페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며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카페 알바는 직업이 있으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나이까지 있으면 카페알바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상세계에서 실제 사람들과 채팅하면서 카페에서 일하는 걸 생각하니 굉장히 신났습니다. 현실에서는 미술 선생님이고 가상 세계에서는 카페 종업원으로 이중 직업을 갖고 일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게임 아니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카페관련 게임이 있다면 타이쿤 처럼 진행되겠지요. 하지만 이건 현실 세계의 카페를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타이쿤류의 게임과 다르게 가상의 커피를 가상의 돈을 받고 서비스합니다. 차라리 게임이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과 다른 건 실제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하기 위해 지원하고, 면접을 보고, 워크샵(트레이닝 세션)에 참석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두 현실세계에서와 동일하게 대화하고, 면접에 떨어지기도 하면서 진행됩니다. 단순히 점수를 많이 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정말 일하기 위해 가상세계로 간다는 점이 다릅니다.
글은 이렇게 담담하게 쓰고 있지만 그 당시 굉장히 흥분했습니다. 일단 거대한 또 다른 연수원에서 교육 받는 다는게 신기했고 정말 디자인을 잘 해놔서 실제로 뭔가 대기업에 합격한 신입사원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다는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닝 센터로 소환되었습니다.

이럴게 수십대의 POS단말기와 지원자들, 진행요원이 서 있었고 환영인사를 했습니다.
재밌는 건 로블록스가 캐릭터간의 대화를 말풍선으로 하는데 멀리 있으면 (...) 이런식으로 마침표로 생략되어 보입니다. 그러니 멀리 있는 사람은 말풍선의 내용을 볼 수 없습니다. 마치 멀리 있으면 잘 못 듣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진행요원 한명은 계속 말하면서 뛰어다녀야만 했습니다.
또 온김에 실습장 이곳저곳을 둘러봤습니다.

(상당히 넓습니다. 공간감, 색상, 로고 디자인, 배경 모두 나무랄 것 없이 훌륭합니다. 심지어 사진 아래에 널부러져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마치 실제 실습장과도 같은 인간적인 느낌을 줍니다)

(창 밖을 보고 있는 사람이 궁금해서 함께 풍경을 봤습니다. 알고보니 고위 관리직(?) 이었습니다. )

“Don`t roam. Go back to your position”
(어슬렁 거리지 말아라. 니 자리로 돌아가라)
“Sorry….”
실습에서 하는 일(트레이닝 세션)
대략 15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각자 pos 기계 앞에 자리를 잡습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영어 공부’입니다. 아마도 로블록스 자체가 저연령에 세계 각국의 아이들이 하므로 영어를 표준어로 정하고 맞는 문법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웃기게도 첫 시험은 바로 문법 시험입니다.
각각의 플레이어에게 소문자와 대문자가 뒤섞이고 잘못된 문법의 문장이 화면에 팝업됩니다. 이때 제대로 된 문장으로 고쳐 쓰면 됩니다.
이렇게 문법 시험부터 봅니다.
다행히 난이도는 중고등 영어를 했다면 아주 쉽게 풀만한 수준입니다.
다만 이렇게 영어 문법 시험을 통해 하나의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로 치면 표준어를 사용하고 단어도 생각나는 대로가 아닌 ‘서비스어’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시험 문제 입니다.

보시면 대소문자 오류와 단어가 살짝 뒤섞인 캠릿브지 처럼 되어 있습니다.
이때 제대로 된 답안을 타이핑해서 전송하면 됩니다.

(누군가 어설픈 영어로 말하면 문법을 사용해서 말하라고 주의를 줍니다)
그 외에 실제 카페에서와 같이 고객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 집니다.
예를 들어, 주문을 받고 나서 고객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해야 하거나, 주문을 받으면 다시 한 번 반복해서 “000과 *** 주문하셨죠?” 이렇게 확인하는 등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응대해야 합니다. 사실 당연합니다. 공간만 가상 세계일 뿐 사람과 사람이 서로 대화 하고 서비스하기 때문입니다.

(옆에 메모장을 마련하고 부지런히 받아 적었습니다. 알바 초보가 하는 것처럼 주문을 받았을 때 어떤 메뉴인지, 세부사항을 적어야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진상 손님이 왔을 때 대처법도 배웁니다.
이때 진상손님이란 노골적인 무시, 성추행 등의 발언은 물론이고 어지러운 행동을 반복하는 걸 말합니다. 특히 온라인 세계이고 대부분 연령이 어리다 보니 이런 일이 많다고 합니다. 이때는 진행요원이 다양한 진상짓을 합니다.

(뿔달린 사람이 계속 앞으로 뛰는 모션을 취하면서 정신 없게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상한 문자들 타이핑 해서 말 그대로 술취한 사람인 것 같은 연기를 합니다.)
진상고객 대응 프로세스
-손님, 지금 다른 분들께 방해가 되니 그만둬 주십시요.
-(그래도 그만두지 않으면) 잠시 후 강제 퇴장 조치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되면) 시스템 매니저 소환 명령어 Call MR+ ,아직 이 단계까진 안가봤지만 강제 퇴장되는 것 같았습니다.

또 POS기기를 사용하면서 다양한 메뉴 입력 및 계산 업무도 배웁니다. 실제 카페에서 진행되는 과정과 동일합니다. 참 재미있는 풍경이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고 키오스크가 자리를 대신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는 키오스크 대신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는, 뭔가 아이러니한 풍경이었습니다. 실제로 주문을 잘못 입력하면 고객이 항의하기도 하고 워크샵에서는 불합격 하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현실세계의 업무를 한다는 게 뭔가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워크샵을 경험하면서 지금 내가 메타버스의 과도기에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은 로블록스 카페에서 실제 월급 대신 포인트를 받지만 나중에는 어떠한 경제적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실제 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로블록스 게임 안에서 게임을 유지, 보수 하면서 돈을 받는 개발자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또 게임 유튜버들도 가상세계에서 게임을 하고 후원을 받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1차적인 생산활동입니다. 하지만 가상 세계의 카페 안에서 가상의 커피를 팔고 그 대가로 가상의 돈을 받고 나중에 가상의 월급을 받고 그것을 현실에서 물품을 살 수 있다면 이건 또 다른 생산활동이 됩니다.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의 서비스를 받는 것.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생태계가 유지되고 실제 현실에도 반영이 되는 것. 이 현상이 보편화 되었을 때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번의 도전 끝에 합격해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결국 두번의 도전 끝에 워크샵에 합격해 연습생에서 계산원(캐셔)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일정 포인트를 모아야 다시 바리스타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세계 답게 로벅스로 결제하면 바로 바리스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보바카페에서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도 줍고 다양한 메뉴 주문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진상 손님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음번 글에서는 보바카페 외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서)
보너스, 기억에 남는 손님들

깔끔한 주문형 손님 - 메뉴 고르는 시간도 없고 정말 다급하게 와서 깔끔하고 정확하게 필요한 메뉴만 말함.

센과 치히로의 오물신 - 만화에 나온 것처럼 주변을 온통 뒤덮어 버리는 듯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캐릭터도 덮어버렸습니다. 시스템에 이상을 주진 않지만 시각적으로 참.... -_-

커피를 마시는 아기 - 응애에요! 하면서 커피를 주문하는 아기 캐릭터.

아이는 커피를 마실 수 없단다 ㅋㅋㅋ 라고 말하자 뭘 꼬나보냐(?)고 따지네요-_-;;

전 어른이랍니다. 응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