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에게 직업적 사명감만으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되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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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저 역시 한때 필수의료 문제를 바라보면서 의료인의 직업윤리와 사명감에 과도하게 기대어서 의료인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의료인에게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대표되는 생명 존중과 환자에 대한 책임이라는 직업적 소명이 있죠. 그리고 의료인들이 그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 역시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의사들이 사회적으로 고소득 전문직이고 높은 지위를 누리는 집단이라는 이유로 필수의료 현장에서 제기하는 어려움과 요구를 기득권의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필수의료 기피 관련해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적 책임에 대한 부담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에요
특히 최근 아주대 응급실 압수수색 건이 나오면서 한번 생각해볼 지점이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난도 진료를 수행하는 의료인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예후를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법적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게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면 어느 의료인이 필수의료를 선택할까요?
합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인간이라면 리스크는 최대한 피하고 싶어하는 게 응당 당연한 겁니다. 의사도 당연히 사람인데 리스크 피하고 싶죠. 그런 움직임을 두고 저들의 직업적 사명감과 직업윤리에만 기대서 리스크를 감당하라고 하는 건 부당합니다.
혹시나 곡해하고 허수아비 때리기 하실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리면 전 의료사고 과실에 대한 의료인의 책임을 아예 면제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전 고 신해철님 사건과 같은 명백한 의료적 과실과 불가피한 의료적 결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정당한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결과에 대해서는 분쟁 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건이 의료 분쟁 관련 수사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네요.
결론적으로 저는 의료인의 직업윤리와 사명감을 의료인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법적 위험을 감수하라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14
환자 목숨 담보로 전공의 파업을 했을 때 민심을 잃었죠
근데 그거 추진할 정치인 있나요? 없잖아요. 국민들이 바랄까요? 안바라잖아요. 그래서 전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