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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결혼의 의미

4fifty5 ·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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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가끔 올라옵니다.  자연스러운 의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결혼이 파국으로 간 유명인 부부의 이야기를 읽거나,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친구나 선배의 이야기를 듣거나, 내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을 직접 봤다거나 하면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높아가지요.


저는 결혼을 사람이 개를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과 비유해서 생각합니다. 다만 진짜 개 키우기와 달리 결혼은 같은 사람이 인간의 입장과 개의 입장을 동시에 가집니다. 개가 인간의 애정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도, 인간이 개의 애정을 느끼는 부분도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유를 시작해서, 평소 지나다니는 길에 어떤 떠돌이 개가 있는데, 몇 달 동안 다니면서 보니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 이상으로 자기에게 호감을 보이고, 나는 그 개를 무심하게 지나치는 행인들과 달리 개에게 관심을 가지고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되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면 개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따르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상호 교감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는 (저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라는 느낌을 서로 가지는 것이죠.


그러다가 개에게 맛있는 것을 사 주면 개도 잘 따라오고(=애정에 대한 보답), 나는 나를 따르는 개를 보살펴주는 것에서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기쁨이지요.  내가 행복감을 준 대상이 내 눈앞에 있고요.


그런 만남이라면 더 자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떠돌이 개를 내 집에 영구히 들이는 것입니다.  사람 사이에서는 만나다가 "고백"하는 단계가 되겠지요.


결혼을 하고서도 나는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며 상대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게 됩니다.  다시 또 개 키우기와 비교하면 내가 회사에서 격무에 시달렸지만 집에 가는 길에 개에게 줄 맛있는 간식을 사서 집에서 개가 내가 준 간식을 먹으면서 나에게 감사의 표시를 무한하게 하는 것을 보고 하루의 피로가 씻은듯이 사라지고 내일도 힘을 내서 회사에 가야 할 동기가 샘솟는 것 처럼요.

개를 키우지 않으면 간식 값도 들지 않고, 들러서 간식을 사 갈 시간도 절약되겠지만, 개를 볼 때의 흐뭇함은 없을 것이고 삶의 동기는 작겠지요.


저 위에서 결혼은 한 사람이 사람의 역할과 개의 역할을 모두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위 이야기에서 개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간식을 가져온 사람에게 감사하고 애정을 아주 많이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나는 쿨한 개니까 부비거나 품에 파고드는 뻔한 애정 표현은 하지 않고 간식만 쿨하게 먹겠어 라는 개는 지양해야 합니다.  좋으면 2배로 그 기쁨을 표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기쁨을 표현하면 사람은 행복감을 2배로 느끼거든요.  2^2=4배 입니다.  간식의 효과가 네 배의 행복으로 증폭되네요.


다른 경우로서, 개를 키우는 집에 손님이 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지요.  개 주인이 좋아하는 손님이 왔는데 개가 그 손님에게 살갑게 대하면 손님은 기뻐하고, 개 주인도 흐뭇할 것입니다.  손님과 개 주인의 대화는 화기애애하게 될 것이고요.  개 주인은 키우는 개가 각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 개는 정말 하늘에서 나에게 내려준 선물인가봐 생각하면서요.

결혼도 마찬가지라서 배우자의 손님이나 배우자의 가족에게 살갑게 대하면 배우자는 흐뭇해할 것입니다.  마치 배우자는 왕가의 공주고 나는 그 공주를 모시는 시종장이라는 느낌으로 기품있게 공주를 모시고 손님들을 대접하면, 위 문단에서 개 주인이 개에게 느끼는 각별함의 기분이 재현될 것입니다.

그런 수고와 시간을 들여 배우자의 손님을 대접하는 이유는, 그 결과가 배우자의 행복으로 이어지고, 배우자는 자신을 공주처럼 대접해주는 남편(부인)은 다른 여느 사람과 비교되지 않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니까요.


또 다른 경우로서, 사람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지요.  개가 비록 품종 없는 개일지라도 개 주인이 원하는 속도를 느끼고 그 속도로 걸으면서, 옆으로 빠져서 딴짓하는 일 없이 산책하면 주변 사람들이 부러운 눈길을 줄 것이며, 개 주인은 뿌듯해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맛있는 것을 주고 잘 놀아주겠지요.  세상에 이런 개가 또 있을까? 이런 개를 만난 나는 행운인거야 라고 생각하면서요.

사람에 비유하자면 부부가 쇼핑몰에 나갈 때 남편이 멋있게 차려입고, 머리와 면도에 신경쓰고, 걸으면서 핸드폰을 보지 않으며 상체를 곧게 펴서 걷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내가 공주를 수행하는 노신사 시종장처럼 이렇게 신경씁니다"라고 노력한 결과는 배우자의 행복을 가져오고, 그 배우자 행복을 보는 것은 나에게 두 배의 행복 효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기서, 위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 개를 수고스럽게 키우면서 "개가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내가 행복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개의 행복한 표정을 본다고 흐뭇해지지는 않을 것이라서,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도 다 한다고 맹목적으로 개를 키우면 안 됩니다.

한편 어떤 사람은 "나는 개가 싫어"라고 말해 왔지만, 실제로 개를 만나서 개가 자신을 따르기 시작하면 예전 선입견은 눈녹듯 사라지고 개를 키우는 행복에 눈을 뜨기도 합니다. 


결혼은, 개를 키우기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논리적인 판단만으로는 합리화시키기 어렵습니다.  개는 도둑들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키우는 동물이다, 개는 방범 도구로서 사료값과 효용을 비교하면...이라는 생각만이라면 개를 키우는 인간의 숫자는 지금처럼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흐뭇함을 즐기는 것입니다.  서로 그 실력에 속으로 흐뭇해하며 지내는 것이 결혼입니다.

댓글 7

  1. 섬마을생산직 ·
    상대가 개과가 아니라 고양이과일 수도 있습니다. 집사야~ 나 졸리니 밥해놓고 깨우라냥~ 오늘 피곤하니 건들지말라냥~ 캬오~
  2. 4fifty5 ·
    @섬마을생산직님 그런 고양이라도 좋다고 키우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고양이도 사람에게 행복과 보람을 주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개를 좋아해왔고 고양이의 행동은 잘 모르겠지만요.
  3. 섬마을생산직 ·
    @4fifty5님 네 맞습니다. 저도 강아지 과를 좋아하고 반려자가 강아지 과라고 생각하고 결혼했어요. 하지만 같이 살다 보니 고양이 과였고 그 고양이가 몇 년 지나니 살쾡이. 호랑이로 진화 변신을 하더군요.
    지금은 호랭이 마나님과 자기가 토끼라고 우겨대는 고슴도치 따님 모시고 행복하게(크흡) 집사 생활하고 있습니다.
  4. 뎅뎅이! · · 공감 2
    결혼의 가장 큰 장점은 나를 후져지지 않게 하는 존재들의 등장입니다.

    누군가의 배우자로서, 부모로서.. 더 바람직하게 살도록 다짐하게 만듭니다.

    저는 옷차림도 비슷하다고 보는 꼰대입니다.

    아침에 반듯하고 깔끔한 옷을 챙겨 입고 출근하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자 마음 먹어요. (슬리퍼에 츄리닝에는 그런 마음이 안들더라고요.)
  5. 4fifty5 ·
    @뎅뎅이!님 삶의 의욕을 제공한다는 것이 좋지요. 혼자 살면 능력이 없을 것으로 지레 짐작하거나 의욕 부족으로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일도 하게 만들어서 보람을 가져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6. 럼텀터거 · · 공감 1
    "왜?"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 결혼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면 그때부터 온갖 잡생각들이 따라와서 결국 계산적이게 되는거고 그래서 파혼과 이혼이 생기는거구요

    결혼은 그냥 자연스러운거에요.. 남녀가 서로 좋아하고 가정을 이뤄서 자녀를 낳아서 기르고 그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어있어요
  7. 오떼블랑 · · 공감 2
    즘 반려 동물이 많아서 개에 비유하신 듯 한데... 뭐 이해는 하나 사람과 사람의 결합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개와 사람의 교감에는 한계가 있죠. 아무래도 종이 다르고, 감정 및 표현의 한계가 있고 등등요.

    평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영원한 친구, 영원한 내편 뭐 이런게 결혼의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힘들 때 서로 보듬어 주고, 기쁠 때 함께 웃고, ...
    아이가 생기면 한 차원 다른 또 전우애? 가 생기구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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