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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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서 '익사할 때 느낌'이라는 영상을 봤는데
'실제 저렇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적 물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가 구조되어 인공호흡으로 깨어난 적 있습니다.
죽지는 않았지만, 거의 익사 직전까지 갔던 경험이었죠.
영상 내용 중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제 경험과 달랐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물을 먹고 숨이 막히는 것은 맞았지만, 몸이 타는 듯하거나 내장이 끓는 느낌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점점 힘이 빠지고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나른해졌고, 그 다음 기억은 없습니다. 눈 떠보니 이미 구조된 뒤였습니다.
댓글을 보니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었고, 전혀 다르게 기억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상황도, 기억도 다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SNS는 사실에 약간의 과장을 더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고요.
아예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교묘하게 몇 가지 자극적인 표현이 더해
사람들에게 그 과장까지 사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익사 이야기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보다 보면 실제 일어난 일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글을 더 자주 봅니다.
작은 문제도 머릿속에서는 점점 키우고, 최악의 결과까지 상상해버린다는 거죠.
박문호 박사의 말 중 '인간은 미래에 중독된 종이다.'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은 실제보다 상상 속 미래를 더 오래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내가 겪은 일이 아니라 남의 경험이나 영상, 기사 한 편으로도 머릿속에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 때문에 현재를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군 생활 중 후임 한 명이 제게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고 복잡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그 말이 조금씩 이해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실제 힘들었던 순간보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괴로워했던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준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준비와 불안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이유로 현재의 시간을 모두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아직 오지 않은 일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이고,
실제 상황이 되었을 때의 나는 지금 생각하는 나와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해결하면 되고,
아직 판단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때의 내가 다시 판단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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