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에서는, 근무 1개월 기간의 상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제가 1, 2편 글에서, 블랙 코미디 라고 표현한 이유가 납득 될 수도 있어요. 대단한 법과 신의칙 위반등의 심각한 행위가 단지, 가족 경영의 폐해에 기인한 표적 해고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사실, 긴장 상태에서 바로 업무에 집중하느라, 2주가 넘도록 계약서 미 작성 사실을 깨닫지 못했어요. 채소 소 포장 작업자는 저를 포함해서 4명으로 모두 50대 후반의 비슷한 나이였어요.
여기에 60~70대로 보이는 인원(조** 과장)이 있었는데, 주로 매장 상황을 체크해 소 포장 요청을 넣는 역할을 하더군요. 또한, 대표(회장 직함)의 누나이기도 하였고. . . 과장의 남편 (S이사) 역시, 이런 저런 상황 발생 시 수선 등을 수행하면서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첫 출근 날(6월 21일), 과장은, 바로 전날 갑자기 그만 둔 직원 A가 일을 너무 잘했다며 찐 아쉬움, 그리고, ‘기가 센’ 누군가(직원 B)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어요. 단순 반복 업무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므로 ‘말없이’ 일만 하면 아무 문제도 없을 거라며, ‘말없이’ 를 강조하더군요. 이후로도, 마트 직원들의 전반적인 효율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빈번히 눈에 띄었어요. 실세이면서 동시에 공공의 적 같은. . . 모두가 싫어하지만,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하는 그런 위치에 있는 듯했어요. 가족 경영 회사의 한 축이기도 한 인물이라 좀 길게 설명이 들어갔는데, 아마도 대충 의 분위기는 눈치채셨죠?
결론적으로 출근한 지 1주일 안에, 벌써 불화의 분위기가 파악이 되고 있던 중, 과장이, 퇴사한 A가 다시 복직할 예정이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며, 폭탄(?)을 던졌어요. 이어서 동료들은, 누군가 를 내보내지 않는 한 TO 가 없는 데 어떻게 복직이 가능하냐며 설왕설래. 그래서, “신입인 내가 해고되는 걸까요?” 했더니, 모두들, 그럴 리가 없다며 저를 안심 시키려 했어요. 그리고, 그날 퇴근 즈음에 매장 입구에서 저와 마주친 과장이 뭔가 부자연스럽게 친절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다음날, 동료 직원D 에게, ‘말도 없고 일도 빨리 잘하고’ 하며, 이례적으로 저를 칭찬했다고. . .
이쯤에서 저는 오히려 불길한 예감이 들더군요. 그래서, 정확히 첫 출근 10일째 되던 날 (6월 30일) 저녁에, 정확한 상황 인식을 위해, 면접과 채용을 진행했던 ‘H이사’ 에게 전화를 했어요. 결론은, ‘아무 걱정 말고 장기 근무’ 하라는 확답이었어요. 통화 녹취 록은 아래에 첨부했습니다.
그런데, 과장이 간부들 회의 도중에 울면서 조기(혹은 무단?) 퇴근을 해 버렸다는 소문과 함께, 1주일간 출근을 하지 않았어요. 동료들은, 직원 A를 다시 불러들이려는 계획을 관철 시키기 위해, 시위를 하고 있는 거라고 분석을 하더군요.
1주일 후, 과장은 다시 출근을 했고, 우리와 함께 포장 업무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날부터, 직원 B는, 정육팀으로 부서 이동이 되어서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요. 결국, 실세인 과장이 앙숙으로 여기는 ‘기가 센 직원 B’를 타 부서로 쫓아내고, 자신이 그 자리에 들어앉은 모양새 인 거죠. 그리고, 곧이어 과장의 남편인 S 이사까지 소 포장 업무에 합류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되면, 소 포장실 정원 4명을 초과해서 5명이 되는 것이고요.
이 즈음, 휴게실에서, 공산팀의 한 신입 직원이 저에게 계약서 작성했느냐고 묻더군요. 자신은 출근 첫날에 작성했으며, YJ 식자재 마트 소속이 아니라, ‘㈜사조’ 소속이라고 했어요. 이 말을 들은 (저보다 1주일 늦은 7월 1일부터 근무 시작한) 동료 직원C 가, ‘H 이사’ 에게 계약서 미 작성에 대해 문의했고, 돌아온 대답은 “사무실에 물어봤더니 노무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서 계약서 작성이 늦어지고 있다고 하더라” 면서, 걱정할 필요 없다고, 돈만 제 때 들어오면 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지난달의 10일치 임금은 이미 입금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근무 3주가 지나서 사무실에서 호출이 와서 갔더니, 공산팀장이 계약서를 주면서 서명하라고 하더군요.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계약서 작성 과정은, 주요 항목에 대해서 갑이 설명을 하고 을 이 질문도 하는 등, 소통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맞겠죠? 그런데 저는 아마도, 채용 공고, 면접 과정, 그리고 얼마 전, ‘H 이사’ 의 추가적인 확답 등을 거치면서, 별도의 의심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여겼나 봐요. 그리고 공산팀장 은, “계약 기간은 공란 으로 비워 둡니다” 한 마디만 하고, 더 이상의 설명은 없이 저의 서명을 기다렸고, 계약서의 글자는 깨알같이 작아서,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은 채로 서명을 했지만, 맨 윗 줄에 계약서의 핵심인 계약 기간 항목에서, 0000년 00월 00일부터 *공란* 까지로 함 & 맨 아래 줄의 서명 날짜 역시, 20 공란 년 공란 월 공란 일, 이렇게 비워져 있었다는 것만 기억해요. 곧, 서명한 계약서를 회수한 공산팀장은, “사본 1부를 복사한 후, (원본) 1부는 돌려드립니다. 계약은 1개월인거 알고 있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뇨, 몰랐는데요” 했더니, “그때 가서 계속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뭐 …” 라며, 혼잣말처럼 얼버무리고 말더군요.
작업실로 돌아와서, 동료 직원C 가 사무실 에서 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물었고, 저는 위에 기술한 그대로 말해 주었어요. 그랬더니, “몇 일 먼저 근무 시작했다고 계약서도 몇 일 먼저 작성하는 건가?” 라면서 의아해 하더군요. 정말 그렇죠? 노무사 작업이 늦어져서 계약서 작성이 늦어졌다는 그들의 설명이 진실이라면, 당연히, 저와 동료 직원C를 그날 함께 불러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정상이니까요. 하지만, 몇 일이 지나서야, 동료C 역시 사무실로 호출을 받아서 저와 같은 방식으로 서명을 하고 왔어요.
그리고 1개월 계약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저와 동료C 에게, 고참 동료 D 가 그러더군요. 이번에 계약 조건이 1개월로 변경되었다고! 그런데, 이것은 근로 기준법 17조를 비롯해서, ‘채용 절차법’ 과 ‘직업 안정법’ 등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해요.
몇 일 뒤 공산팀장이, 작업 중이던 저에게 (정확히는 작업복 주머니에) 계약서를 돌려주었고, 그 상태로 몇 일간 여전히 읽어보지 않았어요. 그렇게 몇 일이 지나고, 근무 1개월 종료 하루 전에, 퇴근 준비를 하는 저를 불러낸 ‘차장’이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1개월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거라면서 ‘실질적 해고’ 통보를 했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회사의 윗 분 들 이, ‘우리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 이라고 판단했다는 통상적인 멘트. 같이 퇴근을 준비하던 동료들은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지만, 딴 청을 피우며 퇴근하는 조과장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음이 분명했어요.
퇴근하기 전에, 사무실에 들러 서 퇴사서에 서명하라는 전언이 있었지만, 무시하고 퇴근했죠. 해고를 했음에도, 자발적 퇴사 로 처리하려는 시도이니까요. 퇴근 후, 비로소 깨알 같은 글씨로 작성된 계약서를 읽어보았어요. 서명 당시 비워져 있던 곳에 1개월 계약 기간이 기록되어 있고, 서명 날짜 역시 근무 3주가 지난 날이 아닌, 근무 첫날로 기록되어 있더군요. (미리 언급하자면, 이 지점은 ‘사문서 위/변조’ 행위에 해당합니다).
V. 근로계약의 해지 항목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어요. 1.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당연퇴직, 통상해고,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2. 수습 중인 자의 경우, 근무 성적, 적응 정도 등의 평가 후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안정될 경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당연퇴직, 통상해고, 징계해고’는, 근로기준법상 핵심 조항들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즉,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이유’ 가 있어야 하며 절차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저의 경우엔, 해당 사항이 없죠. 수습 사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계약서에 수습기간이 명시된 경우에는, 수습기간만 지나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근무에 필요한 교육기간 이라는 의미이니까요. 더구나, 채용 공고나 계약서, 녹취록 어디에도 수습 기간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전혀 없는 이 경우에는, 법적으로 '수습 사원'이 아니라 '일반 근로자'이고, 따라서 '수습 중인 자의 계약 해지' 조항은 아예 적용 자체가 될 수가 없습니다.
사실, 1년이상 장기 근무를 명시한 채용공고, 계약서 작성 없이 근무한 3주, 장기 근무를 재차 강조한 녹취록, 계약 기간을 공란으로 남겨둔 계약서에 서명, 계약서 사후 조작 등을 종합하면, 저의 경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가능하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무기계약)'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회사의 행위는 채용 갑질을 통한 명백한 근로조건 조작 및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 편에 기술하겠습니다.
3편의 내용이 너무 길고 지루하게 이어졌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1편에서 기술한 바 대로, 거창한 상법은 지역 기반 사업 주를 배려해 주고, 2편에 이어 4편에서도 언급될 노동법은 근로자를 보호하는 듯하지만, 실제 근로 현장에서 인사 과정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짬짬이(?) 방식이 통용되고 있음에 대한 경험적 관찰 기록으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4편에서는, 해고 시점 에서 노동청 관련 이야기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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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녹취록)
나 : 오늘 과장님께서 저희 일하는데 들어오셔서, 갑자기 그만두신 그분을 다시 나오게 하신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동요 가 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몇 명이야, 숫자가 안 맞는데.. 한 명이 나가야 되는 데…이런 말들이 나왔거든요. 그 사람이 나가서 제가 들어왔고, 그 사람이 도로 들어오면 내가 나가는 건가?
H이사 : 아뇨 아뇨, 그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기존에 있는 사람을 보내고 그 사람은 안 데려와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나: 아, 그런 가요?
H이사 : 그럼 요, 그거와는 상관없어요. 그런데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일하시면 돼요.
나 : 네, 알겠습니다.
H이사 : 네, 걱정하시지 말고 표현도 하시지 말고, 그냥 있으시면 돼요. 동요할 필요 도 없고, 그냥 (일)하시면 돼요
나: 그래도 또, 혹시 모르니까, 확실히 하는 게 좋죠
H이사 : 아유, 만약에 그럴 거 같았으면, 제가 채용도 안 했죠. 그런 거에 동요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가만 있어요, 거기 휩쓸릴 필요, 말 섞을 필요조차도 없고, 그냥 장기적으로 다니세요. 걱정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