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내린 결론은, 사람이 만든 제도와 직업은 그것이 지향하는 ‘목적’이 아닌 그것 자체를 유지하는 관성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이죠. 그 과정에 연관된 상당수의 사람들 (공무원, 수사관, 검사라 불리는 직업 군)이 명분과 월급이라는 ‘목표’ 달성을 하고 취업률이 유지되고 경제가 돌아가는 정도의 수단 적 효과. 하지만, 애초에 그 제도와 직업 군을 창출한 ‘목적’ 자체인 사람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어이없는 부조리.
구인 광고를 보고 지원한 지역 식자재 마트는, 경기도 3개도시와 강원도 1개도시 에서 각각의 지점이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는 형태인데, 같은 성을 가진 일가의 일원들이 각 지역의 독립 법인을 나누어 관리하는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유통 기업 네트워크 인 듯 해요. 그리고, 운영 브랜드명, 실제 법인명, 그리고 등기상 대표자가 다르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나는 조aa가 대표로 있는 YJ식자재마트에서 근무하지만, 계약서는 조bb 가 대표로 명시된 (주)ㅁㅁ유통 과 체결된 것이죠. 따라서 부당 해고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 책임의 주체는, 계약서 상 명시된 (주)ㅁㅁ유통 과 조bb 대표가 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되는 거죠.
‘한국적 경영모델을 추구하는 상법’ : 이런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우리나라 상법이 “법인격 독립의 원칙”을 따라서, 설립자가 같거나 가족이라도, 서류상 법인이 다르면 아예 별개의 '인격체'로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업 실패 시 위험을 해당 법인에만 한정시키는 의도 라는데, 현실은 지점별로 법인을 쪼개 세금 부담을 낮추거나, 대기업 규제 (유통산업발전법 등)를 피하려는 목적이어서, 법 취지와 괴리가 발생한다고 해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운용의 투명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네요. 미국은 법인이 달라도 배후의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데 더 엄격하고, 유럽은 실제 하나로 움직이는 조직에 대한 규제와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고 함. 유독 우리나라가 이런 이유는, 지역 기반의 자영업이 기업화 되는 과정에서, 완전한 대기업도 아니고, 단순 구멍 가게도 아닌 중간 지점에서 "법인은 나눠서 세금과 책임을 줄이고, 이름(브랜드)은 합쳐서 덩치를 키우는" 전략인데, 상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 최대한의 실익을 챙기는 한국적 경영 모델이라고 해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책임 주체가 모호함에서 오는 부작용을 떠안아야 하고요.
이미 잘 알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 같은 소 시민들은 자신의 일이 되기 전 까지는 이런 디테일 까지 아는 경우는 잘 없겠죠.
어쨌든, 면접과 채용을 담당한 분은 연세가 꽤 있는 분이었는데, 평생 근무도 가능하다고…. 그런데 평생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년은 열심히 해 볼 마음이었죠. 주 6일 근무에, 세전 월 240만 + 4대 보험, 8시간을 서서 작업하지만 2시간 마다 10분씩 쉬면서, 할 만 했어요. 많지 않은 동료 직원들도 비슷한 나이 대의 좋은 사람들이었고 열심히 사는 생활 인의 태도는 배울만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1개월만에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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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을 각 파트별로 나누어서 계속할 생각입니다. 제 인생에서 하나의 획기적인 경험이면서 새로운 배움 이기도 하여서, 차분히 짚어보며 공유를 하고 싶어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