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술을 만드는 방법에 따른 발효주 그중에 대표적인 와인과 맥주를 알아보았습니다.
초보 드링커를 위한 술 안내서 -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1493524CLIEN
초보 드링커를 위한 술 안내서 -2-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1502141CLIEN
초보 드링커를 위한 술 안내서 -3-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1521396CLIEN
초보 드링커를 위한 술 안내서 -4-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1578453CLIEN
이번 편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발효주 청주와 탁주 약주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의 청주인 사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보 드링커를 위한 술 안내서 5편
우리나라에서 주세법으로 분류한 발효주는 청주, 탁주, 약주, 맥주, 과실주입니다. 맥주는 다뤘고 우리나라의 과실주는 많지 않으니(와인, 복분자 제외한) 보통 우리나라의 발효주로 대표되는 청주, 탁주, 약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주는 뭐가 있을까요? 막걸리? 정도 될까요 자신 있게 이런 것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전통주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나름 몇 가지 술들이 나온다면 그나마도 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술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맥주만큼이나 그 종류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술들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세월 이어지던 다양한 술들이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주세법을 만들며 집안, 마을에서 이어지던 다양한 술을 금지하다가 전쟁 준비를 위해 더욱 압박을 가해 대부분의 술들은 밀주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며 점점 자취를 감췄고 1965년 양곡관리법을 시행하며 쌀로 술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가양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함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전통술들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1995년 관련 법이 사라지며 뒤늦게 다양한 전통주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대부분의 전통주들은 문헌의 기록에 의지해서 되살려야 할 정도로 흔적이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원래 잃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이나 되돌리는 것은 어렵고 오래 걸리는 법이죠.
발효주는 주세법에 탁주 약주 청주로 구분됩니다. 우리나라 전통주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청주와 탁주에서부터 시작입니다.
그럼 아주아주 간단하게 청주 탁주가 만들어지는(빚는) 과정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주. 탁주 빚는(생산)과정
쌀을 발효해서 술을 만드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쌀로 밥을 만듭니다.(보통 고두밥으로 만드는 것은 고두밥이 술이 더 잘 되기 때문입니다.^^ 수분함량이 적당해지고 전분 질은 익어 효소와 효모가 작용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밥과 누룩을 섞은 뒤 물을 넣고 발효시킵니다.
(청주 탁주는 당화 작용과 발효를 동시에 하는 단발효 입니다.)
술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술 중에 여과하여 얻은 맑은 술은 청주라 하고 여과하지 않은 혼탁한 술을 탁주라고 하며 술은 맑게 뜬 뒤 남은 찌꺼기를 술지게미라고 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더 많은 과정이 있겠지만 크게는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이제 청주와 탁주 그리고 약주를 주세법에 따라 어떻게 구분하고 부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청주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누룩을 사용하여 만든 술에서 걸러낸 맑은 술을 말 그대로 청주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들 중 맑은 술들은 모두 청주로 불렸던 것입니다.
청주는 정말 수많은 종류가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정종이 바로 청주의 종류 중 하나인 것이죠. 정종은 일본식 청주 상표인데 이 정종이 청주를 대표하게 된 것이 일제시대부터 유명한 상표이기도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세법으로 청주는 쌀(찹쌀 포함)과 물, 국(누룩)만을 사용해야 하며 누룩을 1% 미만으로 사용해야 하는 일본식으로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우리나라 전통주들은 누룩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부터 맑은 술을 모두 청주라 불렀는데 지금은 주세법상 정종 같은 일본식의 청주만 청주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청주라 불렸던 수많은 술들은 약주라는 종류로 구분되어 청주라 부를 수 없는 것이죠. 이에 주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머지않아 명칭이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탁주
탁주는 탁한 술을 말합니다.
주세법상에도 여과하지 않고 혼탁하게 만든 술을 말하고 있습니다.
막걸리가 대표적인 탁주 중 하나입니다. 막걸리는 바로'막'만든 혹은 아무렇게나'막' 만들 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맑은 술을 걸러낸 뒤 남은 찌꺼기인 술지게미에 물은 타서 만든 술도 막걸리고 여과하지 않은 상태의 술에 물을 섞어 만든 술도 막걸리라 부릅니다. 여과하지 않은 상태의(물을 타지 않은) 술은 전내기라 하여 막걸리와 구분하고 있습니다. 전내기는 물을 섞지 않았으니 도수가 높겠죠.
막걸리와 같은 술로 취급되는 동동주는 술을 빚을 때 발효 중 밥알이 떠 있는 상태에서 윗술을 밥알과 함께 뜬 술을 말합니다.(동동주도 막걸리에 비해 도수가 높죠) 문헌에 부의주(뜰부 개미의-개미가 떠있는듯하다 하여 이렇게 불렸다고 합니다)로 알려진 동동주는 술을 빚는 방법에서도 누룩을 물에 불린 뒤 물만 고두밥과 섞어 사용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막걸리와는 다른 술이죠.
막걸리가 탁주에 속하는 술이지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탁주는 대부분 막걸리라 보시면 될듯합니다.
농주, 향주라 불리며 국민주로 가장 많이 마셨던 막걸리는 1965년 양곡관리법으로 쌀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품질은 떨어지고 1980년에 들어서는 맥주에 국민주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2008년 즈음부터 막걸리 열풍이 불었으나 그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지는 못했습니다. 준비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바람을 타지 못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점점 다양한 막걸리, 프리미엄 막걸리 등 다시 한번 바람이 불면 날아오를듯한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는듯합니다. 전통주를 발전시킨다면 앞자리에 설 술은 뭐로 보나 막걸리가 제격이죠.
약주
앞서 발효를 해서 술을 만든 뒤 여과해서 걸러낸 맑은 술을 청주라 불러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세법에서는 청주는 쌀과 누룩 물만을 사용해야 하고 누룩을 1% 미만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특정 재료가 들어가고 누룩을 많이(비교적) 써야 하는 전통적으로 청주라 불렸던 술들은 약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약주는 술의 높임말로 사용하거나 약으로 쓰이는 술들을 말하기도 하는 꽤나 큰 개념인데 발효되는 전통주는 탁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약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전통주의 다양성은 수많은 약주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비록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암암리에 이어졌거나, 문헌, 기록 혹은 기억에 노력을 더해 개성 있는 많은 전통술들이 되살아 나고 있습니다.
발효주 중에 또 유명한 술을 꼽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정종으로 유명한 일본의 청주 사케가 있습니다.
사케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케
사케는 일본어로 술을 말합니다. 한자 술(주)가 사케로 읽히죠. 니혼슈(일본주)라고도 하며 그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술로 밀고 나가고 있는, 쌀 누룩 물을 원료로 걸러 만든 맑은 술 청주입니다.사케-일본식 청주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식 누룩(떡처럼 생긴 우리나라 누룩과 달리 일본은 찐쌀에 균을 뿌려 만든 누룩)을 사용하는 것과 사케용 쌀을 따로 재배하고 깎아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케는 가장 크게
보통주와 특정명칭주로 나뉩니다.
보통주는 법에 따른 기준 이상으로 만들어진 청주입니다.
특정명칭주는 원료와 도정 비율에 따라 구분됩니다.
준마이,다이긴조,준마이다이긴죠다 뭐라는 명칭이 여기 속합니다.
원료에 따른 분류
준마이슈(순미주)-쌀,물,누룩으로만 만든 사케
혼죠조슈(혼조조주)-준마이슈에 주정(양조주)을 섞어 만든 사케
도정미율,도정률에 따른 분류-(도정률은 쌀을 깎아낸 것 정미율은 쌀을 깎고 남은 비율을 말합니다.)
쌀을 40% 도정(깎아) 하면 도정율40% 정미율 60%입니다.
혼조조슈(혼조조주) -도정률 30%이상 ,정미비율 70%이하
긴조슈(긴조주) -도정률40% 이상 ,정미비율60%이하
다이긴조슈(대긴조주) - 도정률 50% 이상,정미비율 50%이하
이렇게 두가지 분류법이 더해져 8가지로 구분됩니다.
혼조조슈 -쌀,누룩,양조주 도정률30%이상 정미율 70%이하
(특별)혼조조슈 -쌀,누룩,양조주 도정률40%이상 정미율 60%이하
준마이슈 -쌀,누룩 도정률에 대한 기준은 없음
(특별)준마이슈 -쌀,누룩 도정률40%이상 정미율 60%이하
긴조슈 -쌀,누룩,양조주 도정률40%이상 정미율 60%이하
다이긴조슈 -쌀,누룩,양조주 도정률 50% 이상,정미비율 50%이하
쥰마이긴조슈 -쌀,누룩 도정률40%이상 정미율 60%이하
쥰마이다이긴조슈 --쌀,누룩 도정률 50% 이상,정미비율 50%이하
*분류법만으로 보면 쥰마이다이긴조슈가 가장 높은 등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케는 이정도의 분류법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몇 년 전 막걸리 열풍이 불었으나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지 못했습니다.
준비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바람을 타지 못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일본의 사케는 철저히 준비된 술입니다. 여러 명칭을 만들고 분류하고 세분화하고 포장하여 값어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성장한 것이 사케입니다.
세계적으로 점차 맥주 같은 가벼운 술을 선호하고 있고 일본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 내에서 소비되는 사케 또한 감소하고 있고 그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식문화와 더불어 사케를 알리고 수출하며 고급화 전략으로 나라밖을 노리는 것이 사케의 현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런 밑바탕이 되어준 것은 일본의 수많은 양조장의 수 없이 많은 사케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도 주세법을 개정하고 규제 법을 완화 하고 세분화하여 지역의 양조장을 늘리고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을 보태 개성 있는 다양한 술을 생산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고 그렇게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좋은 요리는 여행을 하지 않는다"라고 했던가요. 술도 마찬가지니 전통주는 지역이라는 곳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요소를 품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중점화 대형화되는 시장의 문제점은 지역화 소형화가 해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르니 착실히 준비하고 성장해서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 타고 없다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술이 많이 생기면 이제 술을 시작한 초보 드링커에게도 그만큼의 즐거움이 늘어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음 편
초보 드링커를 위한 술 안내서 -6-
에서는 증류주편으로 넘어가 위스키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정리 안되어 있는 블로그 입니다. 칵테일 위주이니 칵테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https://blog.naver.com/talewhale
저는 사케에 관심이 많은데, 사케는 항상 그 분류가 너무 많아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케를 즐기는데 이렇게 많은 용어들을 알고 이해해야 하는지는 요즘 의문이 들더군요. 게다가 사실 파고들면 팔 수록 더 애매한 것이 많죠.
간단히 [준마이]와 [긴조] 가 무엇을 뜻하는지만 설명해도, 이자카야에서 단순히 준마이가 술 이름인줄로만 아는 일반분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