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갇히는 영화들 모아봤습니다. 유명한 것부터 덜 알려진 것까지요.
여러분이 이 중에 제일 힘들게 보신 작품은 뭔지도 궁금합니다. 밀실 스릴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퍼니게임 (Funny Games, 1997)

이 분야 얘기하면서 이걸 빼면 반칙입니다.
호숫가 별장에 흰 장갑 낀 청년 둘이 찾아와서 계란 좀 빌려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게 시작이자 전부예요.
재밌다고 하기엔 좀 이상한데, 이상하게 눈을 못 떼요. 범인이 가끔 카메라 쪽을 쳐다봅니다. 무섭다는 후기보다 "보고 나서 화났다"는 후기가 유독 많은 영화인데, 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실 거예요.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10년 뒤에 나오미 왓츠 주연으로 미국판을 장면 그대로 직접 다시 찍었는데, 원본이든 미국판이든 하나만 보셔도 충분히 열받습니다.
노크 노크 (Knock Knock, 2015)

여자판 퍼니게임 같은 영화예요. 존 윅이 그냥 무자비하게 털리는 내용인데요. 가족 여행 보내고 혼자 남은 밤, 비에 쫄딱 젖은 여자 둘이 길을 잃었다며 문을 두드립니다. 착한 유부남 키아누는 당연히 문을 열어주죠. 그리고 두 여자 유혹에 넘어가 하룻밤을 같이 보낸 다음 날부터 제대로 협박당합니다.
국내엔 존 윅이랑 같은 해에 개봉했는데, 존 윅이 저렇게까지 당할 수 있나 싶을 만큼 무력해요. 너무 불쌍해서 보다가 중간중간 웃음이 나옵니다. 여자 둘 중 한 명이 발레리나에 나왔던 아나 디 아르마스예요. 퍼니 게임이 ‘쟤네 왜 저래’ 하면서 화나는 영화라면, 이건 ‘그걸 왜 열어줘서…’ 하면서 화나는 영화입니다.
미저리 (Misery, 1990)

너무 유명하니까 짧게 갈게요. 눈길 사고로 쓰러진 인기 소설가를 열성 팬이 구해줍니다. 그리고 집에 안 보내줍니다. 캐시 베이츠가 이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보고 나면 이의 없습니다. 앞의 두 편은 누가 들어오는 영화고, 이건 내가 남의 집에 갇히는 영화라 방향이 반대예요.
맨 인 더 다크 (Don't Breathe, 2016)

이번엔 입장이 바뀝니다. 당하는 쪽이 들어온 사람들이에요. 빈집만 골라 털던 10대 셋이 눈먼 퇴역 군인 집을 쉬운 먹잇감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갑니다. 집주인 얼굴 어디서 봤다 싶으면 맞아요, 아바타의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입니다. 대사도 거의 없는데 숨소리만으로 사람을 쫄게 만들어요. 원제(Don't Breathe) 그대로 보는 내내 숨 참게 됩니다.
하드 캔디 (Hard Candy, 2005)

마지막은 덜 알려진 걸로… 온라인 채팅으로 알게 된 14살 소녀를 집에 데려온 30대 사진작가.
정신 차려보니 본인이 꽁꽁 묶여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알고 보시는 게 제일 재밌어요. 주노 이전의 엘리엇 페이지, 그리고 상대역이 컨저링의 패트릭 윌슨입니다. 사실상 두 사람이 집 하나에서 끝까지 끌고 가는 저예산 영화인데, 숨 막혀요. 2번이랑 같이 보시면 묘하게 겹쳐 보이는 데가 있을 거예요.
이런 류 좋아하시는 분들, 제가 빠뜨린 영화 있으면 댓글로 더 추천해주세요!
베리드(Buried) , 로크(Locke) 등도 극히 한정된 공간으로 쥐어짜는 명작이더라구요.
한정공간 최고 영화는 베리드 아닙니까 ㄷㄷㄷ
보고나면 한동안 숨이 막혔던 기억이 납니다...ㅡㅜ
고래 뱃속에서 대왕문어와 싸운답니다...
주인공이 경찰 긴급대응팀(?) 소속인데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혼자서, 그것도 전화 받는 내용만 나오죠.
이거 미국에서도 리메이크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