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학 얘기가 나온 김에 지난 15년간 취미 물리학, 수학 공부를 되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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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전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식을 이용해 일반상대성이론을 가르쳐보자는, 어느 물리학 교수의 용감한 시도가 있었어요.
(저도 1년간, 매월 한번씩 열린 강의를 모두 참석했지만... 역시나 벽!)
14년전 상대성이론을 교양서로는 모르겠다, 수식으로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위의 강의를 복습하는 모임을 만들었구요.
이후로 지금까지 달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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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자가 아닌 주로 이과출신들이(특이하게 문과 출신이신 분도 한 분 있어요)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지, 지금도 진행형으로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거죠.
(그간 이 작은 모임에 여러 분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학부 물리학, 석사과정 수학 공부하신 분, 또 다른 수학 전공자분(지금도 함께), 심지어는 수학 교수님도 노력이 기특하다며 한동안 도움을 주셨구요.)
Q) 그래서, 비전공자인 너희들이 뭔가 이해하기는 했냐?
- 17년 전 강의에 나오는 수학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텐서, covariant vector, Euler-Lagrangina equation, 크리스토펠 심볼, 리만텐서, 리치텐서, 슈바르츠쉴트 해,...)
Q) 해보니 '어려운 수학은 굳이 할 필요 없고, 그 깊은 뜻만 새기고, 수학 계산은 전문가가 해 놓은거 참고하면 돼'라는 말에 대한 생각은?
- 이런 대답은 아마도 전공자의 회고적 판단일 듯한데, 비전공자의 상태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이런 오판을 한다고 봅니다.
일상어로 된 교양서로 '깊은 이해' 아니 '얕은 이해'라도 가능했다면, 전공자들의 영역(수학)을 건드리지도 않았을 겁니다.
- 수학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얕은 이해도 힘들다고 봅니다.
Q) 나도 수학 쫌 따라갈 수 있을것 같은데, 뭘 공부하면 됨?
- 저희는 초반엔 17년 전의 강의를 복기하는 걸 위주로, 즉 고딩 수학에서 시작해서, 대학원에서 다루는 내용까지를 조각 조각 따라갔어요.
- 다만 tensor 만큼은 너무 생소했기 때문에 이건 따로 책을 구해서 공부했어요. 1년 소요.
- 그 이후 시기엔, 대수학, 정수론, 선형대수학, 미적분학 (수학 교수님의 도움) 등등으로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했구요.
- 요즘은 미분기하학, 리 그룹, 리 알제브라, 스피너... 등등 입에 담기조차 쉽지않은 것들로 진도가 번져나가고 있어요. 수학 전공자께서 함께 공부해 주셔서 한 발 한 발, 억지로 탐사해 가고 있습니다.
(마치, 보이져호가 임무 완수후 덤으로 태양계 바깥으로 날아가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 결론. 전공자들이 공부하는 내용들을 전공자들이 보는 대표적인 텍스트(교과서)로 공부하고 있어요.
Q) 혼자 공부 가능할까?
- 놉.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은 이 경우 반만 맞아요. 그냥 혼자 못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같이 해야하고, 도움도 필요해요.
Q) 그간 공부해 오면서, 수학에 대한 생각은?
- 처음엔 수학(특히 증명)이 나와는 너무 멀고 어렵고 살짝 거부감도 있었어요. 물리학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는 쓴 약.
- 하다보니, 수학은 모든걸 준비해 놓고 '그래서 뭐가 필요한데? 뭘 좋아할지 몰라서 그냥 다 준비해봤어.' 해맑게 바라봅니다.
- 꽤나 어렵지만 물리학에 꼭 필요한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수학적 구조물을 어느 정도 소화했다고 기뻐하려고 할 때, 또 그 뒤에 펼쳐져있는 끝도 모를 컨텐츠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 한 편 허무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 먹을게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아 있네 ㅠㅠ 라는 억지 행복감에... ㅠㅠ
- 너무나도 추상적인 내용들이라, 뭘 말하고 싶은지조차 감도 안오지만, 이게 또 물리 현실에 적용되는 걸 보면 어렴풋이 '아, 이런 구조였구나, 이런걸 다루는 거였네'의 감이 조금 잡힙니다.
- 결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지만, 어쨌든 수학이 짱이다.
Q) 꾸준히 공부해오는 비결은?
- 주 1회 2시간씩 줌으로 온라인 모임 하고 있어요.
- 그간 많은 분들이 의욕적으로 들어왔다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 하다가 스르륵 안보이게 되었어요.
- 몇 년 이상 같이 해오고 있는 분들은 현재는 총 5명 정도 됩니다. 나머지 분들은 왔다가 갑니다. 대부분이 그렇죠.
- 즉, 오래 하는 사람들이 이상한거예요.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분들로 판단됩니다. 저포함. (자부심일 수도 있지만, 제 느낌으로 그냥 좀 이상하단 생각이 큽니다.)
- 어떤 한이 있길래, 이렇게 긴 시간을 꾸준히 공부하는가. 이득도 없고 머리만 아픈데...
- 제 경우는 공부하는 외적인 이미지를 주변에 전시하는걸 중시하며 살아왔고, 일생의 과제가 저 이상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진심으로 이해해보기였기 때문에, 이런 긴 공부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행보이고, 여기에 함께 해주시는 분들을 '왜 저렇게까지...'라는 이해 못할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구요. 제 자신에 대해서는 당연한 나의 일을 해가고 있다는 스텐스를 취하고 있어요. (에혀, 지 전공도 아닌데, 미친거죠...)
- 미화해 보자면, 현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자연에 대한 진심어린 공부가 자신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나 큰 분들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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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비전공자인데) 물리학 이해를 위해 수학을 취미로 해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단편적인 여러 내용을 모아 놓은 책(대표적인게 수리물리학 책) 같은건 오히려 시간 낭비일 수 있으니,
그냥 물리학과 커리큘럼을 순서대로 따라가는게 빠릅니다. 물론 빠르다는게 정말 빠르다는건 아닌건 아시죠.
시간이 매우 많이 듭니다. 깨작 깨작해서는 성과도 모르겠고... 아마도 몇주 하다 끝날 거예요.
취미로 꾸준히 하려면, 다른 취미에서 이상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저 사람 생업이 있기나 한가) 탑티어 분들 수준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더더욱 혼자는 힘들다는 거구요. 모임에서 함께 하더라도 소수만 꾸준히 하게 된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댓글 13
옛날에 선배나 선생들 말씀 생각나죠. "야 외우다 보면 이해하게 되... " 그런 느낌도 있습니다. 기초학문은... 일단 '테이블 값'을 머릿속에 암기해서 이른바 '인지적 자동화'가 되어야 하는 부분도 크고요.
저희도 이해보다는 아마도 너무 오래동안 반복하다보니 친숙해진 부분도 큰 것 같아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무료구요.
다만, 저희가 지금 나가는 내용이 맞으실지는 모르겠네요. 쪽지 드릴게요.
단순히 재미만이 아니라
우주의 진리를 한모금이나마 호흡하고
내정보 몇비트라도 우주에 남기고 먼지로 사라지는 존재..
뭐 그런게 되고 싶더군요.
생소한걸 잘 설명해줘서, 가끔은 이거 혹시 할루시네이션은 아니겠지 라는 불안감은 있긴합니다만,
확립된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AI들이 거의 비슷하게 잘 설명해주고, 내용도 거의 합치되는것 같더라구요.
겉핧기로라도 배울수 있다는게 얼마나 대단한일인지
이걸 세상과 부딪혀서 해낸사람들이 얼마나 아득한 영웅들인지 감도 안오더라고요
게으른 저는 거인의 발등위에 선 난쟁이로 만족하렵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해보질 않아서, 가타부타 말 얹을 사안은 아닌것 같네요.
(감으로만 넘겨 짚어보자면, 기초적인 과목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ai에게 기초부터 묻기 시작하면... 아마도 오히려 시간이 더 낭비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싶네요.
기초부터 따박따박 해나가다가 허들을 만나면 ai에게 도움을 받아서 넘는 방식이 가장 시간이 적게 드는 방식이 아닐까 짐작만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