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리뷰 #11 - 조니 워커 그린 레이블 15년
위스키 소개
- 증류소/이름: 조니 워커Johnnie walker 그린 레이블 15년
- 분류/지역: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 위스키
- 도수: 43.0%
- 숙성년수: 15년
- 기타 특징: 냉각여과, 카라멜 색소 첨가
관능평가
- 색상: Russet / Muscat (1.3)
- 향: 달콤한 오렌지 주스. 벌꿀. 피트의 흔적. 백포도. 미량의 후추. 신선한 사과와 배. 흑설탕. 약간의 바닷내음
- 맛: 맥아. 오렌지 껍질. 벌꿀. 후추. 각종 향신료. 중간 정도의 질감. 약간 짭쪼름하다. 핵과. 오크
- 여운: 꿀의 달콤함. 맥아. 오크. 탄닌의 씁쓸한 맛. 자몽의 흰 부분. 중간 미만 길이의 여운. 약간의 다크 초콜릿
종합평가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조니 워커가 주는 선물
특히 향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주 몰트 중에서도 특히 탈리스커와 크래건모어의 영향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맛과 여운은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고, 특히 여운은 꽤나 짧은 편입니다.
단맛과 맥아향이 중심이 되고 있지만, 그 위에 덧붙여지는 과일향이 분위기를 밝게 잡아줍니다. 피트 훈연향이 있지만 강하지는 않으며 (탈리스커 10년보다 약하고 하이랜드 파크 12년보다 조금 더 강한 정도 - 스프링뱅크 10년과 비슷한 정도?), 약이나 흙 냄새보다는 캠프 파이어나 모닥불이 연상되는 부담 없는 훈연향입니다.
맛의 중간부터 여운으로 향하면서는 상대적으로 쓴맛에 가려지는 점은 감점 요인입니다. 특히 재사용 횟수가 높은 오크통에서 나오는 듯한 탄닌의 쓴맛은 자몽의 흰살부분을 씹는 듯한 느낌이라 썩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격을 생각해 볼 때에는 충분히 용서되고도 남는 수준입니다.
가격은 약 0만원대 중반에 위치해 있습니다. 9점보다는 7점에 가까운 8점이지만, 가격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 이상으로 추천할 만 합니다. 저는 소모 속도가 느리고 똑같은 걸 계속 맛보는 걸 좋아하지 않아 한 병만 가지고 있만, 다른 분들 중에서는 여러 병씩 쟁여두고 즐기는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 장점
- 오히려 조니 워커라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저평가받는 듯한 뛰어난 가격 대비 품질
- 초심자부터 애호가까지 크게 거부감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복합적인 맛
- 단점
- 쓴 맛으로 덮이는 비교적 짧은 여운
- 투명성이 떨어지는 조니 워커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그렇지만 투명하다고 꼭 위스키의 품질이 높은 것은 아니니까)
- 점수: 8/10 -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기타
상품 포장
겉포장이 남들과는 다르게 단면이 길쭉한 직사각형인 직육면체 모양의 상자입니다. 완충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신에 그만큼 공간도 상대적으로 많이 차지합니다. 무엇보다도 조니 워커를 상징하는 두툼한 사각 유리병과 대각선으로 부착된 레이블, 그리고 하단에 부착된 조니 워커의 캐릭터 댄디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물론 이렇게 상대적으로 화려한 포장은 그만큼 내용물에 덜 신경쓴 것은 아닌가 의심할 여지도 있지만 맛과 향,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격적인 디아지오 코리아의 가격 정책을 보면 오히려 이런 가격에 이런 위스키가 나온다는 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미국 가격보다 세금 붙은 국내 가격이 싼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디아지오의 주력 블렌드 브랜드인 조니 워커 제품군이니만큼 카라멜 색소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 가능합니다. 43도라는 도수에서도 냉각여과가 이루어졌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조니 워커 그린 레이블은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들로만 구성된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입니다. 그 중 대표가 되는 키 몰트로는 스카이 섬의 탈리스커, 아일라 섬의 쿨 일라, 스페이사이드의 크래건모어Cragganmore와 링크우드Linkwood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조니 워커 그린 레이블에서는 이들 증류소의 원액에서 나오는 특징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공칭 숙성년수는 15년으로, 블렌드를 구성하는 모든 원액 재료들은 15년 이상의 숙성을 거칩니다.
증류소 소개
조니 워커 브랜드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조니 워커 블루 레이블 레전더리 8 참조.
점수 체계
점수 체계는 어디까지나 제 취향을 투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높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피트 훈연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안 좋아하실 수 있고, 제가 비교적 낮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저보다 셰리 캐스크의 영향을 좋아하실 경우 취향에 맞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점수 결정에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1: 형편없음. 한 잔도 비우지 못했다
- 2: 별로. 남이 사준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잔만
- 3: 그다지. 한 잔 정도는 사 마셔도 괜찮은 것 같기도
- 4: 그럭저럭. 결점은 있지만 그래도 즐길 구석도
- 5: 보통. 크게 모난 구석은 없는 보통의 맛
- 6: 괜찮다. 한 잔만으로는 모자라고 한 병은 조금 많을지도
- 7: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 8: 훌륭.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 9: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 10: 완벽 그 자체. 상상 속에서나 보던 맛이 아닐까. 만일 만난다면 여러 병 쟁여놓아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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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가지실 거 없이 결국은 마시라고 있는 것이니까요. 도수가 높아서 부담스러우면 물을 타거나 하이볼 계열 칵테일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에 기회가 되어 조니 워커 주 제품군을 하나씩 맛보게 되었는데, 그러고 나니 그린이 특히 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예 한정판인 고스트 엔 레어나 레전더리 8까지 가면 모를까요.
물론 최애는 블루지만.. 면세나 일본가서 밖에 못먹고..
그린라벨은 옛날에 가격쌀때
이마트서 탈리스만이랑 엄청 먹었던..
제가 맛보았던 블루에서는 배치 문제인지 금속적이고 씁쓸한 그레인 위스키 느낌이 좀 커서... 그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그런 맛이 최소화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마셔봐야 겠습니다.
은근히 구하기 쉬운 것도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 충분히 그럴 만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느 보틀 샵 행사에서도 박스 단위로 들고 가시는 분들이 목격되더군요.
<--- 이런건 어떻게 아는거예요 ㅋㅋ 흡사 이베리아 벌판에서 벌꿀향기에 취해 춤추는 광녀의 미소와 같은맛 이런느낌인데 ㅋㅋ 진짜 느껴지는겁니꽈!!
거창하게는 관능 훈련이라고도 하지만, 맛과 향을 인지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가장 가까운 비유 내지 형용사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물론 맛을 보는 사람의 경험과 직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어느정도 적당히 둘러댄다 해도 할 말은 없긴 합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과일을 가장 먼저 찾아봅니다. 감귤과, 이과, 핵과, 베리류, 기타 열대과일 등 큰 분류에서 맞는 서술어를 골라낸 후, 가능하면 더 구체적인 과일의 예를 생각해 봅니다. 특히 감귤과의 경우 평소에도 자주 접해서 그런지 귤, 오렌지, 레몬, 자몽 등 달고 신 향의 정도, 씁쓸함의 차이 등에서 구분하기에 상대적으로 쉬운 것 같습니다.
물론 암시의 힘이 있는 만큼, 같은 것을 맛보더라도 누가 꿀 맛이라고 하는 것을 듣고 나서 맛보는 것과 그냥 맛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저도 결국은 그냥 소비자이니만큼 구매 과정에서 찾아본 서술어들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어디까지나 취미 선상에서 반쯤 재미로 하는 만큼 그 한계는 인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블렌드 내 씁쓸한 저품질 그레인 위스키의 부재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특히 양쪽에 놓고 비교를 해보면 더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명확하게 조니 워커이면서도 동시에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블렌디드 위스키인 조니 워커들과는 다른 맛인 것 같습니다.
다른 제품군에 비해 맥아향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사실 어렸을 때 처음 접한 위스키가 조니 레드였습니다. 당시에는 블랙만 해도 고급진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흔하게 보다보니까 블루가 아니면 저평가 되는 느낌이라서 잘 안마시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골드가 은근히 첫인상이 괜찮았던 기억입니다. 가격이 조금 애매해서 그렇지요. 전체적으로 다른 중저가 위스키들이 상향평준화되고 많이 보급되면서 조니 워커 제품군들에 대한 인식이 하향평준화되고 있지 않은가 생각도 듭니다.
글렌알라키 10 CS 리뷰한번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