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지난 2주간은 개인 사정으로 게시를 쉬었습니다. 또한 이번 게시부터는 매번 같은 내용인 점수 체계는 생략합니다.
위스키 리뷰 #12 - 글렌드로낙 피티드
위스키 소개
- 증류소/이름: 글렌드로낙 피티드GlenDronach Peated
- 분류/지역: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 스코틀랜드 하이랜드Highland
- 도수: 46.0%
- 숙성년수: 미표기 (아메리칸 오크 버번 캐스크 + 올로로소 셰리/페드로 히메네즈 셰리 캐스크 숙성)
- 기타 특징: 비냉각여과, 카라멜 색소 무첨가
관능평가
- 색상: Burnished (1.1)
- 향: 오렌지. 라임. 약간의 포도. 중간 정도의 모닥불 훈연향. 바닷가. 어린 위스키의 신선함. 미량의 맥아 발효취. 후추
- 맛: 설탕물. 약간의 과일류. 기름같은 질감. 후추의 매콤함. 뒤늦게 따라오는 훈연향. 맥아
- 여운: 크림. 맥아. 오크. 약간 짧은 길이의 여운. 모닥불
종합평가
약간 어린 느낌의 피트 훈연 하이랜드 위스키
보통 피트 훈연을 거친 위스키는 첫 인상부터 훈연향으로 가득합니다. 그렇지만 글렌드로낙 피티드는 특이하게 과일과 시트러스 향이 먼저 나타나고, 조금 더 뒤늦게 훈연향이 나타납니다. 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훈연향도 부담되는 해초나 약 냄새가 아닌 조금 더 부드러워 모닥불을 연상케 합니다.
조금 어린 느낌도 있습니다. 글렌드로낙 8년과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지만, 이것만 놓고 보았을 때는 5-7년 정도의 숙성을 거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만큼 복합성은 조금 떨어집니다. 셰리 캐스크 숙성의 영향도 비교적 적은 듯합니다. 그 외에는 스프링뱅크를 연상케 할듯한 맥아 발효취,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포도향도 조금은 가지고 있습니다. 여운에서 처음으로 나타나는 크림스러움은 캔디바 아이스크림의 흰색 부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고강도 피트 훈연 위스키를 즐기는 제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맛입니다. 맛이 전체적으로 조금 묽은 감은 있습니다.
가격은 약 10만원대 초반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수입이 되고 있지 않은지 영 보이지가 않고 있습니다. 제 취향에는 꽤나 잘 맞지만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7점이지만 6점보다는 8점에 가까운 7점입니다.
- 장점
- 일반적인 공식에서 벗어나는 피트 훈연 하이랜드 위스키
- 썩 괜찮은 균형감과 입 안에서의 질감
- 초장부터 피트 훈연향이 치고 나오지 않아 훈연향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도 권해볼 법
- 단점
- 약간 어린 듯한 느낌에서 나타나는 거친 면
- 피트 훈연까지 거쳤지만 복합성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야
-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도 조금 높은 느낌
- 점수: 7/10 -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기타
상품 포장
글렌드로낙 특유의 가는 지관 포장입니다. 피트를 연상케 하는 어두운 갈색에 금박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관의 뒷면에는 위스키의 관능평가와 마스터 디스틸러(제 경우엔 전 마스터 디스틸러인 빌리 워커)의 서명이 새겨져 있습니다. 공식 관능평가 결과랑 제 관능평가 결과는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는 듯합니다. 밑에는 증류소와 제품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유리병 역시 지관처럼 가는 축에 속합니다. 코르크 스토퍼는 나무 재질로 보입니다. 전면에 두 개의 금박 레이블을 나누어 놓은 것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글렌드로낙 증류소의 대략적인 위치
증류소 소개
글렌드로낙은 하이랜드 동부에 위치한 증류소로, 일반적으로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로 유명합니다. 글렌드로낙의 이름은 “검은딸기bramble 계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826년에 제임스 앨러디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역사상 두 번째로 인허가를 받은 증류소라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 글렌드로낙은 96년에 폐쇄되었다가, 2002년 재개장 이후 얼라이드-도메크, 시바스 브라더스의 손을 거쳐 마침내 2008년에 빌리 워커가 이끄는 벤리악 증류회사의 소속이 됩니다. 현재는 다른 벤리악 계열 증류소들과 같이 브라운-포맨 기업에 인수되었습니다.
글렌드로낙을 이야기하기 전에는 빌리 워커Billy Walker와 벤리악BenRiach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페이사이드에 위치한 벤리악 증류소 역시 1900년대의 초반 절반 이상을 닫힌 채로 보내다가 대기업인 시그램과 페르노리카의 손을 거쳤습니다. 그러던 중 2003/04년에 빌리 워커를 주축으로 하여 새로 설립된 벤리악 증류회사로 5백만 파운드에 독립하게 됩니다. 벤리악 증류소의 제품은 좋은 평가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자리를 굳혔고, 이 성공을 배경으로 빌리 워커는 연이어 글렌드로낙을, 그리고 곧 글렌글라사GlenGlassaugh 증류소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 세 증류소는 2016년 잭 다니엘 브랜드와 우드포드 리저브 브랜드의 모기업인 브라운-포맨에 매각되는데, 당시의 매각 금액은 2억 85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이었습니다. 이렇게 기존에 문을 닫았거나 대기업 밑에서 블렌드용 원액을 주로 만들던 증류소를 성공적으로 훌륭한 싱글 몰트 증류소로 탈피시키는 전략을 펼친 빌리 워커의 이름값 역시 크게 올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성공 신화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빌리 워커는 이번에는 스페이사이드에 위치한 글렌알라키GlenAllachie 증류소를 시바스 브라더스로부터 매입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인수 후 초기 제품군들에는 특이점이 있는데, 바로 제품의 공칭 숙성년수보다 더 긴 숙성을 거친 원액이 병입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96년부터 01년까지 증류소가 문을 닫았기 때문인데, 이를 통해 역산하면 13년에 병입된 12년은 일부 18년(1996년-2013년) 숙성을 거친 원액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공칭 년도를 실제 숙성 년도에 맞추어 18년(또는 17년)으로 판매할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고품질의 위스키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함이었지 않은가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출처: Words of Whisky) 물론 이것은 2010년도 초반까지의 이야기이고, 지금의 글렌드로낙도 좋은 품질은 유지하고 있으나 예전과는 다르게 공칭 숙성년수와 실제 숙성년수는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브라운-포맨 산하의 글렌드로낙은 새로운 마스터 블렌더인 레이첼 배리Rachel Barrie 하에서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셰리 캐스크 숙성을 거친 8년, 12년, 15년, 18년, 21년, 피티드 등을 주력 제품군으로 갖추고 있으며, 이 외에도 마스터 빈티지,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들과 같은 한정판, 그리고 단 하나의 캐스크에서 숙성된 원액을 그대로 담은 싱글 캐스크 병입판으로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토막 겸인 이야기이지만, 빌리 워커가 인수한 증류소들은 한결같이 이름의 두 번째 어절 첫 글자를 대문자화하고 있습니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Benriach/BenRiach, Glendronach/GlenDronach, Glenallachie/GlenAllachie 등)
글렌드로낙 12년 정도면 충분히 대중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브라운-포먼의 유통망을 업고 좀 더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다면 꽤 잘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PX 셰리 숙성 특유의 감초스러운 씁쓰름함이 취향에 조금 안 맞지만 글렌드로낙 12년 정도면 가격에 대비해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발베니 12년 싱글 캐스크면 퍼스트 필 버번이었나요? 먹어보지를 않고서는 가격이 조금 있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발베니의 몰트를 좋아한다면 마셔볼만 한 것 같습니다.
얼마전엔 탈리스커, 오늘은 이마트에서 와일드 터키
추천해주시는 글들 읽어보면서
위스키 공부하면서 즐기기 아주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제가 찾아보고 배운 것을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써내려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