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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 제가 구매한 순서에 따라 사용기를 쓰려면 다른 위스키(원래는 스프링뱅크 10년)가 나와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한정판이라는 특성 상 이 사용기를 먼저 올립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스키 리뷰 #05 - 조니 워커 블루 레이블 레전더리 8
위스키 소개
- 증류소/이름: 조니 워커 블루 레이블 레전더리 8 Johnnie Walker Blue Label - Legendary Eight
- 분류/지역: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 도수: 43.8%
- 숙성년수: 미표기
- 기타 특징: 냉각여과, 카라멜 색소 첨가여부 미확인, 조니 워커 200주년 기념 한정판
관능평가
- 색상: Tawny (1.4)
- 향: 강렬한 벌꿀. 카라멜. 후추. 흑설탕. 꽃내음. 각종 향신료. 피트의 흔적. 귤. 약간의 사과 또는 배. 비스킷. 복합성이 좋다
- 맛: 기름진 질감. 당밀. 달다. 농익은 적포도. 부드러운 피트. 향신료. 크림. 입 안에서 맛이 오래 유지된다. 바닐라. 꽃향. 밀크 초콜릿
- 여운: 크림. 바닐라. 약간의 훈연향. 오크. 생강. 시나몬. 중간 이상 길이의 여운
종합평가
스프링뱅크 10년을 연상케 하는 높은 완성도의 블렌드
블렌디드 위스키답게 향이 매우 뛰어납니다. 부드러운 후추 향이 일관적이면서 벌꿀의 단맛과 꽃내음이 가장 먼저, 그리고 날카롭지 않게 둥그런 시트러스의 향이 다가옵니다. 그레인 위스키에서 나오는 듯한 버터 비스킷 느낌도 조금은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고품질의 블렌디드 위스키답게 질감 역시 기름지게 입 안을 덮습니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피트 훈연향이 과일향과 얽혀 적포도의 맛을 연상케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스프링뱅크 10년의 포도향을 연상키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입 안에 오래 물고 있어도 맛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향부터 입을 거쳐 여운까지 크게 바뀌지 않고 일관적이지만, 일관적인 동시에 복합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어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저는 다른 조니 워커 블루 제품군을 먹어보지 못해서 비교했을 때, 특히 조니 워커 블루 레이블 일반판에 비해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고스트 & 레어 제품군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드셔보신 분의 리뷰에서는 레전더리 8이 제일 훌륭했다고 하시네요. (저도 그래서 혹해 구하게 되었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자면 소수점까지 딱 떨어지는 9점입니다. (스프링뱅크 10년을 비교하자면 이쪽은 10점보다는 8점에 더 가까운 9점입니다.)
가격은 약 30만원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난 주에 정식 출시된 모양이지만 200주년 한정판인 관계로 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점
- 높은 복합성과 훌륭하게 배합된 향미
- 고가 한정판인 만큼 예쁘게 나온 포장
- 단점
- 한정판에다가 높은 가격으로 구하기 어려울 수도
- 투명성이 떨어지는 조니 워커의 블렌디드 위스키 (그렇지만 투명하다고 꼭 위스키의 품질이 높은 것은 아니니까)
- 점수: 9/10 -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기타
상품 포장
조니 워커의 한정판 블렌드라는 데에 의미를 두기에는 사실 한정판으로 나온 제품이 한두 개가 나온 것은 아닙니다. 당장 올해에도 200주년을 맞아 포장만 바꾼 200주년 블루 레이블, 글렌누리 로열의 원액을 블렌드한 고스트 & 레어 제품, 그리고 이 레전더리 8까지 세 개가 나왔으니까요.
조니 워커 블루 제품군들이 (특히 해외에서) 가격 값을 못 한다는 평을 많이 받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디아지오 코리아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 덕분에 오히려 세금까지 붙이고도 다른 나라 가격보다 싸게 구할 수 있게 나왔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조니 워커를 마시기에 제일 좋은 나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상자의 옆면으로 작은 상자를 빼서 열도록 되어 있습니다. 상자의 안쪽이 그냥 빈 흰 면으로 처리된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더 폭이 넓은 포장으로 발매된 것에 비해 좁은 폭의 상자에 담겨 나온 것도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가격이 경쟁력있게 나왔으니 괜찮습니다.)
상자를 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푸르스름한 유리로 만들어진 유리병입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두꺼워지며 밝은 색을 띄는 짙은 남색입니다. 듣기로는 이 두께와 형상, 그리고 색상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에 디아지오는 엄청난 돈을 쏟아붇는다고 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병 안의 내용물에는 돈이 덜 들어간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상자와 유리병에는 금색과 하늘색 금박으로 상표가 수놓여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금속 필름 밀봉에 별도로 뜯는 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코르크에 매여있는 끈을 잡아당겨 봉인을 해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나름 고급 한정판으로서 챙긴 모양새입니다. 코르크 스토퍼는 전체적인 주제에 맞게 금색으로 덮인 목재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조니 워커 블루 레이블에는 카라멜 색소가 사용되었지만, 한정판의 경우에는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43.8도라는 도수에서는 냉각여과가 이루어졌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조니 워커 블루 레전더리 에이트는 조니 워커의 시작부터 존재했던 여덟 곳의 증류소로부터 나온 싱글 몰트 위스키와 싱글 그레인 위스키 원액을 블렌딩한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싱글 몰트 원액은 오반Oban, 블레어 어톨Blair Athol, 라가불린Lagavulin, 티니닉Teaninich, 브로라Brora의 5개 증류소에서, 싱글 그레인 원액은 캠버스Cambus, 포트 던다스Port Dundas, 카스브릿지Carsebridge의 세 곳에서 증류하여 숙성된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이 중 브로라, 캠버스, 포트 던다스, 카스브릿지 네 곳은 현재 문을 닫았거나 운영중이지 않은 증류소입니다. 다른 말로 이 증류소들에서 생산된 원액은 각각 최소 36년(브로라), 26년(캠버스), 9년(포트 던다스), 36년(카스브릿지) 이상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고숙성 원액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다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증류소 소개
세계구급 주류 대기업인 디아지오, 그 중에서도 조니 워커는 디아지오의 기함급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올해로 200주년이 되는 이 브랜드의 시작은 1820년 존 워커John Walker의 잡화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 존 워커가 위스키의 품질을 관리하고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싱글 몰트 위스키들을 섞어서, 즉 블렌딩하여 판매한 것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조니 워커가 위스키 브랜드로서 성장한 것은 1867년 이후입니다. 존 워커의 아들인 알렉산더 워커Alexander Walker 밑에서 최초로 상품화하여 판매한 “올드 하이랜드 위스키Old Highland Whisky”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후 20세기 들어 우리가 잘 아는 조니 워커 레드 레이블과 조니 워커 블랙 레이블이 등장하였고, 지금 현재 조니 워커는 전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레인 위스키에 대하여
스카치 위스키 규제 행정명령에서는 스카치 위스키의 종류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분류에서 스카치 위스키는 싱글 몰트/싱글 그레인/블렌디드 몰트/블렌디드 그레인/블렌디드의 다섯 가지로 분류되게 됩니다.
이 중 중심이 되는 것은 물론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로, 스카치 위스키가 싱글 몰트로서 분류되기 위해서는 아래의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즉,
- 하나의 증류소에서 증류된 원액만을 사용할 것
- 다른 곡물을 사용하지 않고 발아된 보리(맥아)와 물만을 사용하여 증류할 것
- 단식 증류기/팟 스틸pot still만을 사용해 증류할 것.
그렇지만 이 중 첫번째 요건은 만족시키지만 나머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경우에는 싱글 그레인으로 분류되게 됩니다. 즉 발아되지 않은 보리나 옥수수 등 다른 곡물을 사용하거나, 단식 증류기가 아닌 연속식 증류기/컬럼 스틸column still에서 증류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회사인 컴퍼스 박스가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 위스키인 헤도니즘Hedonism에서 보여준 것처럼 잘 만들어진 그레인 위스키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엄밀히 따지면 옥수수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미국식 위스키도 그레인 위스키와 같은 분류로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인 위스키가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된 것은 저품질의 그레인 위스키가 블렌디드 위스키에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블렌드의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비교적 높은 가격의 몰트 위스키 원액 함량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그레인 위스키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그레인 위스키들은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법정 숙성년한인 3년 수준의 숙성을 5-6번 이상의 재탕을 거친 나무통에서 거칩니다. 이런 단가 절감용 그레인 위스키들은 주로 거칠고 금속적인 맛을 띈다고 합니다.
보통 저렴한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그레인 위스키의 비율은 최대 90% 정도에서 낮은 경우 5-30%까지 사용된다고 합니다. 조니 워커 제품군의 대부분은 그레인 위스키를 사용한 블렌디드 위스키이지만, 그 중 그린 레이블을 포함해 몇몇 블렌디드 몰트 제품을 같이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몰트 위스키의 사용이 위스키 품질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헤도니즘의 예가 그렇고, 그레인 위스키가 아닌 몰트 위스키도 증류 범위를 넓히고 최소 기간인 3년동안 저품질의 나무통에서 숙성을 거친다면 똑같이 저품질의 위스키가 될 것입니다. 숙성을 잘 거친 그레인 위스키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띄며, 좋은 질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점수 체계
점수 체계는 어디까지나 제 취향을 투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높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피트 훈연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안 좋아하실 수 있고, 제가 비교적 낮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저보다 셰리 캐스크의 영향을 좋아하실 경우 취향에 맞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점수 결정에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1: 형편없음. 한 잔도 비우지 못했다
- 2: 별로. 남이 사준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잔만
- 3: 그다지. 한 잔 정도는 사 마셔도 괜찮은 것 같기도
- 4: 그럭저럭. 결점은 있지만 그래도 즐길 구석도
- 5: 보통. 크게 모난 구석은 없는 보통의 맛
- 6: 괜찮다. 한 잔만으로는 모자라고 한 병은 조금 많을지도
- 7: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 8: 훌륭.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 9: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 10: 완벽 그 자체. 상상 속에서나 보던 맛이 아닐까. 만일 만난다면 여러 병 쟁여놓아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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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격 적어두셨네요 못봤어요 ㅎㅎ
고가라고는 하지만 다행히 그 정도로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가격 자체는 적당히 사서 마실 수는 있지만 가성비 따지면 조금 비싼 느낌인 것 같네요.
너무 이쁘네요 ㅠㅡ갖고싶다 ㅠ
당장 지난 주에 출시된 모양이라 조금만 찾아보시면 어렵지 않게 찾으실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조금 부담되는 가격대이기는 합니다.
이미 구하기 어려워진 물건이죠.ㅠ.ㅠ
아마 그래도 이번주까지는 어떻게든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마도 지나가면 뭐...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저는 맛만 볼 용도로 딱 한 병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