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보시는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내용이 너무 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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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점수를 본 순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사실 인터넷에서 보니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도 보통 토익점수 350~400점은 은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기초 서적을 1 회독했으니 400~450점 정도 나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영어 시험을 보면 100점 만점에 잘 찍으면 30점에서 40점도 나오니..
토익이 990점이고 1000점이라고 치면 공부안해도 300점은 나올 거고.. 거기에 조금 공부를 해서 몇 문제 더 푼다면 350점은 받을 거라는.. 나름 합리적인 예측을 하였다.
점수는 285점이였다. 좌절했다. 다 찍어도 300점은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다 찍으면 신발 사이즈는 나온다는데.. 내발이 280인데.. 그동안 노력한 게 고작 5점인 건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군대에서 공부한거 까지 치면 몇 달인데.. 이거 참..
답답했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영어공부를 하는방법이 잘못된 거라고 판단하고 도서관에 있는 영어공부 관련 서적을 모조리 읽었다.
하라는 영어공부는 안하고 영어공부 방법만 수십 권 읽었다.
어떤 책은 공부하지 말고 듣기만 하라고 하고,
어떤 책은 다독과 반복 읽기를 하라고 하고,
어떤 책은 큰소리로 말하는 훈련을 하라고 하고,
어떤 책은 동화책 원서를 읽으라고,
어떤 책은 토익 고득점을 위한 스킬을 쌓으라고..
어떤 책은 단어를 절대 찾지 말고 끝까지 보고 반복을 하라고..
어떤 책은 뉴스로... 신문으로..
너무 다양했지만 공통점을 찾아서 정리해봤고 결과적으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았다.
- 토익점수를 원한다면 점수에 맞는 토익책을 사서 빈도수 별 문제 유형과 단어를 외워서 점수를 획득
- 영어 읽기를 잘하고 싶다면 쉬운 원서부터 읽기 힘들더라도 다독 (쉬운 원서인데도 읽히지 않으면 단어 검색을 함께 병행)
- 영어의 모든 분야를 잘하려면 큰소리로 소리를 내어서 읽기 (말하는 행위는 읽기,말하기,쓰기,듣기가 함께 병행되니까..)
사실 내 목적은 토익점수가 아니고 영어실력이였고 토익은 공부의 결과를 측정하는 도구였기 때문에 나는 모든 분야를 잘하기 위해서 큰소리 내어서 읽기를 시도해봤다.
mp3 파일이 있는 교재를 골라서 따라말하기를 해봤는데, 1시간을 해도 2줄을 자연스럽게 따라 말하지 못했다. 내가 말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목도 너무 건조하고 답답했다. 하루 종일 해야 몇 줄 따라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음법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G는 'ㄱ' 발음, R은 'ㄹ' 발음, 이런 식으로 머릿속에 나름의 룰을 정의해놓고 따라 하다 보니 너무 다른 발음과 함께 효율도 최악이었던 것 같다.
소리 내어 말하기를 해보고 냉정하게 하루를 돌아보았다. 이렇게 해서는 진짜 몇 년을 해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노트를 보고 자신과 타협을 했다. 말하기는 잘 못하더라도 영어로 된 정보를 읽을 수만 있어도 엄청난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는 도서관에 있는 어린이 책방에 가서 어린이 원서를 빌렸다. (Magic tree house 시리즈)
어린이 원서인데도 쉽지 않았다. 모르는 내용은 그냥 무시하고 책에서 시킨대로 계속 읽었다. 반복해서 계속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이해가 되던 부분이 있었다. 그 책을 여러 번 읽다 보니 책 안의 배경지식도 늘고 앞 뒤 퍼즐이 맞춰지는 경우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모르는 영어단어도 추측해볼 수 있었고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면 내가 추측하던 단어의 의미가 맞아서 희열을 느꼈다.
여기서 핵심은 한권만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 아는 내용을 계속 보는 건 지겨웠지만 다음 책으로 넘어가면 복습의 효과가 떨어지고 문장의 구조를 익히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어린이 원서 읽기를 주로 하고 다음 토익시험을 준비하였다.
그 과정에서 친구 세현이는 영어공부 말고 조경기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하고 공부 방향을 바꿨다.
285점의 충격 이후 더 이상 놀지 않았다. 놀고 싶을 때마다 자기 개발서를 읽으며 적어놓았던 요약본 노트를 꺼내어 보았다.
어린이책이라도 무언가 내가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고 그러다 보니 공부하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그렇게 두 달 후에 다시 토익시험을 보았고, 점수는 딱 450점이 나왔다. 리딩 점수가 엄청나게 올랐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나는 영어를 잘하면 어디에 쓸 수 있는지 알아보다가 '편입'이라는 걸 알았다.
2학년까지 다니면 시험 자격이 생기는데, 여기서 잘하면 좋은 대학으로도 갈 수 있는 제도였다. 그래서 편입을 위해 복학을 결심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 복학을 했다.
복학을 하니 같은 학번 친구들은 나보다 한 학년이 높아서 나는 한 살 어린 친구들과 수업을 같이 듣게 되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 위해 과대표를 하였다.
과대표는 학과 사무실을 자주 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과 내의 정보뿐 아니라 여러 가지 교내, 행사, 장학금, 아르바이트 소식을 남들보다 더 접할 수 있었다.
교내 행사를 보다가 '필리핀 어학연수'가 보였다. 교내에서 토익시험을 보고 그중 점수가 제일 높은 20명은 여름방학 기간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학교에서 보내준다는 내용이었다.
기준은 550점 이상이고 상위 20명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는 이미 450점을 한번 받아봤으니 100점만 올리면 550점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교내 토익시험을 준비하였다.
무료로 응시할 수 있는 교내 토익시험이다 보니 시험 보러 온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시험 중간에 떠는 애들도 많았고 그냥 나가는 애들도 많았다. 풀지 못한 문제는 모아두었다가 최대한 나름 확률적으로 찍었다. (답이 B, B, C, 이후에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A를 찍는 식으로.. 이때쯤이면 A가 하나 나올 거야! 하는...)
그렇게 시험이 끝났고 며칠 후에 결과가 나왔다.
점수는 575점 나왔고 이 점수로 나는 20명 커트라인에 간신히 들게 되어서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계속
DLC는 DownLoadable Contents의 약자인데요,
인앱결제라든지 추가결제나 다운로드를 통해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말합니다.
그냥 업무상 읽기 정도만이라도 어느정도 하고 업무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메일도 요새는 영작 필요 없이 구글 번역만 돌려도 주고 받기 쉬워서요.
예쁜 처자를 만나도 됩니다. 그게 젤 빠른 것 같았어요.
미국에서 베트남출신 처자(이민 1.5세대)를 만났었는데 그때 영어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그 이후는 변형 활용의 반복입니다. (레고 블럭 놀이하고 비슷하죠)
상황으로 기억해도 도움이 많이 되고요.
그러면 그 장소나 상황에서 단어나 문장을 바로가기 처럼 꺼내 쓰기 편해집니다.
해리포터 원서 같은 이야기책을 뜻 상관안하고 해석하지 말고 그냥 1권 같은책을 여러번 다 읽어버리세요. 큰소리로 (들으면서 해도 되고요).
1부 처음 읽는게 힘들지, 2부는 1부랑 비슷한 전개라 훨씬 쉬워집니다.
일단 굳이 해석을 하려고 하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시작점에서는 ^^ 한달정도 하루 8시간 이상씩 이면 좋지만..
그럼 평소 생각 혹은 꿈도 영어로 하고.. 점점 그 언어로 생각하는 공간과 습관이 자라나게 됩니다.
이건 머리속에 그 언어만을 위한 무의식적 기본 토대 공간을 만들고 길을 내는 과정입니다. 시냅스를 더 연결하는거죠.
마치 근육을 위한 운동과 비슷합니다. 더 공간이 커질 수록 더 탄탄하고 역량이 올라갑니다.
TV로 치면 영어 채널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겁니다. 그 언어로 된 컨텐츠를 채워 넣는것이 input 입니다.
모국어랑 외국어 왔다갔다 하는 시험용 언어공부는 (이런 머리에 언어별로 입력된 문장 내용이 있어야 효율이 좋습니다)
그 다음 단계입니다.
문법을 봐도 그냥 자연스럽게 당연한거죠. (한국어 그렇듯이) 머리에 해당 언어로 이미 그런 문법이 활용된 문장이 널려 있으니까요. 몇개 예외 이런거 체크하고.
그런데 강사가 되서 문법을 설명해야 하는 입장이면 가르치는 방법을 고민해야겠지만요.
시험용 외국어 공부가 잘 안되는 이유는 ,
실제 생활에서 그 언어를 (머리속에서라도) 활용하는 시간이 부족한데 너무 큰 결과 욕심을 내서 그렇고,
머리에 입력된 내용 없이 모국어 두 채널 벽을 왔다갔다 하려고 하기에 ,
토대 다지기 input 단계를 건너뛴 파편화된 비효율적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성조있는 언어는 입으로 귀로 반복을 더 해야 합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1편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977665CLIEN 부터입니다 ㅎㅎ
지금 200점이 나중에 900점 될 수 있습니다.ㅎㅎ
English all category good is big voice out read
This is real real.
본문보고 용기내어 영작 연습좀 해봤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나름 역사(?) 공부도 되고 좋았습니다.
2탄 코밍쑨?? 홧팅!!!!
저희 아이들이 미국가서 가장 효과 본 책(시리즈)네요.
초등생 아이들이 매일 이 시리즈 읽고 밤에는 오디오북 듣고 했는데...
초딩용엔 지들 네이티브 딴엔 쉽게 쓴다고 put out 이라고 써놓은 걸
중딩용엔 그래도 extinguish 라고 써놓을 확률이 높거든요.
한국인이 사전 찾아보려면 extinguish 쪽이 무슨 뜻인지 훨~~~씬 빨리 알 수 있습니다 ^^
extinguish는 뜻이 2개 밖에 없지만
put out은 ;;;;;;;;;;;;;;;;;;;;;;;;;;;;;;;;;;;;;;;;;;;;;;;;;;;;;;;
일단 put 쳐서 out 붙은 걸 찾아서 이게 뭔 뜻이 알아내야 되는데
put out은 뜻이 10개쯤 되고
이 10개쯤 되는 의미 중에서 뭐가 이 문맥에 맞는 뜻인지 파악해야 되니 골 때리죠...
put out 여기서 모르는 단어가 없어도
전치사나 기본동사의 뉘앙스를 잘 모르는 게 한국인이니까 생기는 일입니다.
(전치사나 기본동사의 뉘앙스를 잘 알면 이미 영어 잘하는 사람입니다 ㅎㅎ)
네이티브 지들 딴에 진짜 쉬운 표현이 한국인들에겐 더 어렵죠.
의학논문 별문제 없이 읽는 사람도 유아용 도서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죠.
take a chance 이런 표현의 경우도 어려운 단어 하나도 없지만, 저 두개가 조합되는 순간 의미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고 의미를 찾는 것도 번거롭습니다. 고급 어휘 한 단어짜리보다 말이죠.
고급 어휘는 의미가 몇 개 없어서 사전이라도 찾으면 금방 뜻을 알지만
get, take, do, put 이런 애들은 사전 찾아보면 일단 양에 압도 당하죠.
근데 쉽다는 책은 대체로 이런 기본동사 위주 표현 범벅입니다 ㅎㅎㅎ
이러다보면 진도가 잘 안 나가게 되고 그러면 몇 페이지 못 가서 접게 됩니다 ;;;;;;;;;;;
초반 1회독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는게 영어책 다독의 핵심이죠.
저는 마션을 원서로 10번 읽었는데
첨엔 번역서 한 번 읽고 나서 영문판 읽었습니다. 초반 1회독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요.
그리고 마션이 중딩 수준쯤 되는 책이래요 ㅎㅎ
하며 중급, 고급책 고르는게 대부분 사람들입니다 ㅋㅋㅋ
언어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비슷해요. 완전 쉬운 왕초보 하고 음청 어려운 고급 책이 잘 나가고,
초보-중간이 잘 안나가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쭉 읽어나가면서 다회독을 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히면 아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이런단어를 쓰는구나 하면서 자연스러운 영어뇌가 발전하는것 같습니다.
1회독 때는 단어를 모르는 것의 20~30%만 찾고 넘어가는 게 좋죠. 그러기 위해서 전 한글판을 먼저 읽었습니다. 이러면 대충 내용 기억하니까 넘어갈 수 있거든요. 전혀 내용을 모르는 상태로 원서만 먼저 읽어버리면 그냥 넘어가는 게 체질적으로 잘 안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음글 기대하고있을게요
참 어려운환경에서이렇게 열심히하셨다는점이너무멋져요
무엇보다도 글을참잘쓰세요
역시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책을 써도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어디서 는 듣기만 해라 말하기만 해라 문장을 외워라... 등등
발음을 알아듣기 힘든 흑인, 히스패닉, 차이니즈 모두 상대해야 할 때도 먹히는 방법입니다.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에요.
12분짜리 대본을 만들어서 그 상황을 통째로 외우는 겁니다.
배아픈 환자가 왔다 를 가정한 대본을 외우는 거죠.
단어만 외워도 안되고, 문장만 외워도 안되고, 짧은 대화를 외워도 안되었는데,
상황에 맞는 통대본을 외우니 이제는 외국인하고 대화하는 게 편합니다.
지금은 50~100개 정도 되는 주제를 정해서 대본을 만들어 놓고 대화 주제가 나오면 썰을 풉니다.
포기했었던 영어인데 다시 열정이 스물스물 올라오네요..ㅎㅎ
좋은하루보내세요.
비슷한듯 비슷하지 않은 유년시절이 닮아서
기다리면서 읽고 있습니다 ㅎㅎㅎ
영어공부해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실듯 ㅎㅎㅎ
문법 기초 쌓아두면 토익 500즘이야 금방이죠
토익보다 일상화화를 잘하는게 목적이라면 IELTS 제너럴 잉글리쉬 시험을 준비하고 테스트 해보는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