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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읽기생활 - 9. 밑줄과 형광펜은 사실 공부가 아니었습니다

자유^^ · · 수정

조회 5,206 · 공감 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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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정리해보면서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 교과서엔 형광펜이 형광펜이 빼곡했고, 중요한 문장마다 자를 대고 밑줄을 그었죠.

  - 색깔별로 분류까지 해가며 책 한 권을 알록달록하게 만들면

  - 어쩐지 그 내용을 다 내 것으로 만든 기분이 들었습니다.


□ 그렇게 익숙해진 내용으로 객관식 시험은 그럭저럭 봤습니다.

  - 눈에 익은 보기를 골라내면 됐으니까요.

  - 누가 “네 말로 한번 설명해봐”라고 시키는 일은 별로 없었죠.


  - 빈틈은 시험지 위에 드러나지 않았고 그래서 저는 제가 안다고 믿었습니다.


  - 밑줄과 형광펜이 만들어준 익숙함은 그 시험을 통과하기엔 충분했고

  - 학교에서 요구한 것은 이해보다는 눈에 익었는지 여부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 “제텔카스텐”에서 “숀케 아렌스”는

  - 같은 글을 반복해서 읽는 행위가 ‘안다’라는 착각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 여러 번 본 문장은 눈에 익습니다. 익숙해집니다.

  - 그리고 우리 뇌는 그 익숙함을 ‘이해했다’는 신호로 착각합니다.

  - 밑줄과 형광펜도 결국 같은 일을 합니다.


□ 이건 지난 글에서 다뤘던 ‘교양 유튜브를 아무리 봐도 왜 지식이 되지 않는가’와 정확히 같은 이야기입니다.

  - 읽는 것, 보는 것은 인지적으로 편안합니다.

  - 익숙함을 주고 안심을 줍니다.

  - 하지만 그 익숙함과 그것을 실제로 꺼내 쓰는 능력은 전혀 다른 물건입니다.

  - 입력은 출력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 그러면 진짜로 ‘알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 여러책들이 공통적으로 권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1) 테스트해보는 겁니다.

  - 책을 덮고 방금 읽은 내용을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 여기서 막히는 지점이 바로 내가 모르는 부분입니다.

  - 우리는 한번 틀려봐야 비로소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됩니다.


2) 내 말로 정리해보는 겁니다.

  - 읽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게 아니라

  - 책을 덮은 채 내 문장으로 다시 써보는 겁니다.

  - 이 과정에서 빈틈이 드러나고 그 빈틈을 메우려 다시 찾아보는 동안 비로소 지식이 됩니다.



□ 그러고 보면 조금 서늘해집니다.

  - 우리가 그렇게 밤새워 외우고 그었던 것들이

  - 지금 와서 진짜 지식으로 남은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이요.

  - 어쩌면 우리는 공부를 한 게 아니라 객관식 시험을 통과하는 훈련을 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 물론 여기엔 충분한 반론이 가능합니다.

  - 기초는 외우며 익히는 단계도 분명 필요하고

  - 모든 것을 토론식으로만 배울 수는 없으니까요.

  - 다만 스스로 정리하고, 질문하고, 누군가와 토론하는 과정을 조금 더 어릴 때부터 익혔다면

  - 생각의 깊이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가벼운 아쉬움이 듭니다.



□ 다음은 베껴 쓴 문장은 끝내 내 것이 되지 않고

  - 내가 스스로 정리한 것

  - 다시 말해 내 언어로 번역되고 내가 이미 알던 것과 연결될 때

  - 비로소 남는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출처 : https://brunch.co.kr/@nodin/67

댓글 2

  1. 윤신영 · · 공감 1
    그래서 남을 가르쳐 보면 확실하게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이해해야 설명해 줄 수 있으니까요.
  2. 자유^^ ·
    @윤신영님 네, 맞습니다. 가르치는 행위가 오히려 이해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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