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리더십 부재가 미국과 세계에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편집위원회 | 2026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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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는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기를 적어도 세 가지 겪고 있다. 두 가지는 장기적이며, 인류의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다. 통제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위험과 갈수록 커지는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나머지 하나는 단기적이지만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중동의 해상 운송로가 막히고 있는 문제다. 이 세 위기를 해결하려면 냉전기의 핵전쟁 위협이나 오존층 파괴 같은 문제에 대응할 때 도움이 되었던 고위급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두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의 지도자다. 시 주석의 방문을 둘러싼 화려한 의전과 달리, 회담 의제에는 큰 포부가 보이지 않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이 기대할 수 있는 성과는 기껏해야 통상 합의와 인공지능 안전 분야의 소폭 진전 정도다.
이번 방문에 대한 낮은 기대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영향력과 세계의 안녕에 끼치고 있는 해악을 보여 준다. 그는 국가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절제력 없는 정치인이다. 그가 이끄는 행정부에는 중대한 문제를 해결할 일관된 전략이 없다. 오히려 그는 세계의 가장 큰 문제들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누가 미국 대통령이었더라도 중국과의 협상은 어려웠을 것이다. 시 주석은 권력을 집중시키고 자국민을 억압하며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 온 독재자다. 그러나 그는 냉혹하고 치밀한 전략가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기후변화, 중동의 해상 운송로를 비롯한 여러 중대한 사안에서 중국과 미국의 이익은 맞닿아 있다.
이런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이제 터무니없어 보인다. 그 자신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관세와 이란 전쟁 등 집권 2기의 대표적인 정책은 실패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그의 대통령직을 자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울 선물로 여긴다는 보도가 놀랍지 않은 이유다. 미국인들은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이번 주 어떤 진전을 시도할 수 있었을지 상상할 수밖에 없다.
첫 번째 협력 가능 분야는 인공지능 안전이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 기술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정부 규제가 필요해졌다. 어느 나라도 혼자 힘으로 이런 위험에서 자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위협을 줄이려면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인공지능 모델은 성능이 가장 강력한 만큼 큰 위험을 안고 있다. 중국의 모델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게다가 가중치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이용자가 모델의 내부 작동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다행히 중국에도 안전장치를 마련할 이유가 있다. 최근 중국 정보기관 수장은 인공지능이 중국의 일당 지배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역시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생물무기를 두려워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의 위험에 별다른 우려를 보이지 않고, 이를 규제하는 데에도 관심이 거의 없다. 그는 안전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중국을 이겨야 한다고 말해 왔다. 그 경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 경쟁하면서도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 냉전 시절 미국이 소련을 상대로 취했던 것처럼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다. 오늘날 미국은 과학에 투자해 중국보다 앞서 나가는 동시에, 생물무기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인공지능 시스템 같은 공동의 위협을 놓고 협상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두 번째 사안은 중동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모하게 시작한 전쟁에 대응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제한했다. 이란과 연계된 테러 단체 후티는 홍해 항로에 대한 방해를 확대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유가가 올랐다.
시 주석이 이란에 압력을 가해 해협을 다시 열도록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만큼, 중국 지도자는 나폴레옹의 말로 알려진 “적이 실수하고 있을 때는 절대 방해하지 말라”는 격언을 따를 수도 있다. 그래도 석유가 자유롭게 유통되고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중국에도 이익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 성장세는 약해졌고, 유가 상승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도 이란과의 회담에서 해협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는 이란이 합의하도록 압박할 지렛대가 분명히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이란산 석유의 최대 고객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량 가운데 90퍼센트를 사들였다.
세 번째 사안인 기후변화는 트럼프 대통령만 아니었다면 오히려 미·중 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였을지 모른다. 중국은 한때 기후 대응의 걸림돌이었고, 오바마 행정부가 국제적인 틀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어렵게 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사이 중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의지를 점점 더 보였다. 세계를 선도하는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배터리와 전기차 사용을 늘리는 국제 협정의 혜택을 볼 것이다.
물론 이 세 가지가 이상적인 미·중 정상회담의 의제 전부는 아니다.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력을 지원하는 중국의 행위, 대만과 여러 아시아 국가를 향해 갈수록 공격적으로 나오는 중국의 태도 등 훨씬 까다로운 문제도 있다. 현실적으로 한 번의 회담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큰 진전이 있기는 힘들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국제적 영향력을 놓고 겨루는 경쟁국인 동시에 세계의 안정이라는 공동의 이익도 갖고 있다.
100년 넘게 미국 대통령들은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어 왔다. 미국은 완벽한 나라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미국이 지도력을 발휘했을 때 세계는 번영과 안보, 민주주의의 확대로 혜택을 본 경우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국제적 명성과 영향력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이점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국제 관계를 개인적인 부를 쌓고 아첨꾼들의 찬사를 얻으며 권위주의 지도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방향을 잡지 못하는 그의 대통령직 때문에 미국인들이 이번 주 정상회담에 걸 수 있는 희망은 지극히 작다. 그가 국익을 더는 해치지 않기를 바라는 정도다.
https://www.nytimes.com/2026/09/24/opinion/trump-xi-washington-summi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