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0 KST - 영화리뷰 by 린지 바르/AP통신 - 브래드 피트는 ‘고독한 늑대’ 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영화의 그룹 등장 장면에서도 그는 종종 왼쪽 끝에 조용히 서 있는 인물이다(물론,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 주인공이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면서도 말을 아끼는 그는, 순수한 카리스마만으로 주변 등장인물들을 압도하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영화에서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는 대사들은 경험없는 이들이나 하는 것이지 진정한 스타들이 하는 것은 아니다.
브래드 피트는 우주에도 가봤고, F1 드라이버도 해봤다. 그리고 이제 그는 광활한 황야를 독일 셰퍼드 한마리만을 데리고 생존을 위해 묵묵히 헤처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차례다. 브래드 피트 그리고 개 한마리 뿐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처럼 그를 위협하는 맨슨 추종자들은 없다.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 / 제공 : 파라마운트 픽처스 via AP
이번주 금요일 북미에서 개봉하는 <하트 오브 비스트>는 <퓨리>의 데이비드 에어어 감독과 브래드 피트가 다시 뭉친 영화이다. 개를 소재로 한 영화는 헐리우드 흥행 성공 필승조합이며 관객들을 눈물짓게 할 것이 거히 확실하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맡은 전직 육군 특수부대원 제임스 벨몬트는 페미니즘과는 한참 거리가 먼 매노스피어(Manosphere)의 심볼과도 같은 남성상을 표현한다. 사전에서 전형적인 남성상을 찾아보라면 첫페이지에 브래드 피트의 사진이 나올 것이다. 물론 브래드 피트는 페니미즘, 남성상 추앙, 여성 혐오의 뜻이 내포된 매노스피어라는 단어를 알지도,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다. 아니, 인터넷 사용하는 방법도 모를것이다. 그는 그런 것들에 한눈팔며 눈치보고 신경쓰는 배우가 아니다.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의 주인공 제임스는 누구의 도움도 원하지도, 필요도 없는 남자이다. 그의 목에는 육군 특수전 작전등급의 독도법을 위한 나침반이 항상 걸려있고 백팩에는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 책이 있으며 스케치용 노트와 연필, 그리고 포터블 아이스박스에 차가운 벨기에 맥주 몇병이 있다. 맥주병따개? 그딴 건 필요없다. 알래스카의 험준한 환경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또 다른 외톨이와 잠시 마주쳤을때도 그는 사냥총을 내려놓고 긴장을 풀지 않는다. (물론 모닥불 앞에서 그는 자신의 맥주 한병을 그와 나누긴 한다.)
전직 미 육군 특수전부대원 제임스와 이라크,아프간전에서 군견으로 활동한 독일 셰퍼드 오딘의 모습은 삶과 전쟁의 흔적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30여년에 이르는 군 복무를 끝으로 퇴역한 군인의 모습, 여기저기 긁히고 상처투성이의 군견이 알래스카 대자연의 혹독한환경속에서 생존을 위해 고분분투하는 장면은 브래드 피트의 전작들 - 생존을 위해, 혹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위해 별별 죽을 고비를 다 넘기고 돌아오고, 성취하는 - 과 딱히 다르지 않다. 이번 영화에서도 브래드 피트는 별별 죽을 고비를 다 겪는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심장마비를 겪으며 폭풍우, 곰, 늑대, 늪, 격렬한 강 등 온갖 위험들을 극복해야 한다. 전직 특수전부대원과 군견이 실제 전쟁터에 있지 않다 뿐이지 사실상 전쟁터 그 한가운데 있다. 브래드 피트는 이번에는 그의 옆에 개 한마리와 이 여정을 동행한다.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 / 제공 : 파라마운트 픽처스 via AP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는 실화에 기반한 영화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히려 슈퍼히어로 무비의 시각에서 참전 용사와 군견의 회복력을 높히 찬양하는 일종의 찬가와도 같은 영화이다. <하트 오브 비스트>는 그런 영화들의 정형화된 공식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관객들은 종종 영화의 전개를 뻔히 예측가능하고 때로는 비현실적이며 심지어는 노골적으로 프로파겐다를 설파하기도 한다. 그러나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노련한 연출은 여전히 화면에서 스릴넘치는 모험을 효과적으로 관객에게 선사하며 브래드 피트는 여전히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전달할 수 있는 감동을 보여준다. 사실 브래드 피트는 관객의 눈물을 꽤 쏙 빼놓줄 아는 배우이다. 이 영화가 브래드 피트의 필모에 가장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나를 여전히 증명한다.
브래드 피트의 영화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최고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참전용사와 군견사이의 유대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함께 여정을 이어간다는 단순한 서사가 관객에게 닿았을 때 가장 빛나고 있다.
노파심에 평론가로서 마지막에 사족을 덧붙이자면 영화에 등장하는 군견으로 독일 세퍼드는 (극중 오딘) 총 4마리가 동원되었지만 대부분의 연기는 우버(Uber)라는 개가 맡았다. 약간의 CG가 쓰였긴 했지만 그것이 극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이 영화는 확실히 관객들에게 상영내내 약간의 긴장감을 전달하지만 영리한 관객이라면 오히려 그것이 우려하는 결말(???)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더 확실한 안도감을 원한다면, 필자가 할수 있는 말은 이 말밖엔 없다.
안심하세요. 이 영화는 "그런" 종류의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고 계시겠지요.
하트 오브 비스트(Heart of The Beast) - 제작사 : 플랜 B / 배급사 및 공개 : 파라마운트 픽처스
상영시간 : 101분 / 관람등급 : PG-13 등급(MPAA) -사유 :폭력, 유혈 및 부상장면, 일부 욕설 / 4K
별점 : 2.5개(4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