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215348CLIEN
대선과 지방선거 동안 모공에서 글 쓰는걸 가급적 자제했습니다. 여기서 다른 생각의 글을 써 봐야 지저분한 반응들이 달릴건 뻔하고, 그런 모양을 연출하는게 선거에 도움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어쨋던, 이제는 선거도 끝났지만 일이 많아져서 한창 열심이던 투자관련 글들만 쓰고 있었는데, 주식한당 게시판까지 찾아와서 제 글이나 댓글들에 빈댓글과 박제글이라며 링크를 기계적으로 다는 분들이 조금씩 늘더군요.
그래서, 제가 썼던 글을 박제한 글이라는 그 출처들을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서로 생각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른데 그런 사람들을 설득해보려고 이러는건 아닙니다. 사람이라는게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사소한 것도 자세히 뜯어보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성의없이 박제글이라며 링크된 출처 하나 딱 던져만 놓으면 실제 그 링크를 들어가지도 않거나 제목만 보고 거기에서 느낀 느낌만으로 무언가를 단정하기 쉽습니다.
그런 경우마다 일일이 답글을 길게 달아봐야 저만 고생이고, 그렇게 링크나 빈댓글을 다는 이들의 노력대비 효과를 극복하는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도 이렇게 제가 쓴 글들을 박제한 그 글들을 하나하나 꼼꼼이 리뷰한 이 글을 링크로 달아서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시시비비를 확인해볼 기회를 제공하려고 이 글을 씁니다.
1. 개혁? 아직 정신 못차린 사람들이 많네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139762CLIEN
대선에서 패배하자 마자 민주당을 향해 이른바 “사법개혁”을 하라며 압박하는 분들을 보며 쓴 글입니다. 민주당이 제1당이자 여당이었던 지난 2년간 검수완박이든 뭐든 사법개혁을 하지 않은 이유가 정확히 뭐였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 집권당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표명이 없이 그런 민감한 정치사안을 밀어부칠 수 없다는 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테지요. 결국, 사법개혁을 안한것이든 못한 것이든 그건 민주당이 아니라 대통령과 청와대인겁니다.
그런데, 이제 정권을 내주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사법개혁을 밀어부친다는 모양새를 유권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바라보게 될까요? 심지어는 민주당 지지층 안에서도 의견이 갈릴수밖에 없는데 중도층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오늘 대문에 올라온 어떤 강경파의 글을 보니 “중도층은 어차피 이기는 쪽 편드는 것들이다. 우리가 이기면 계네들은 따라오게 되있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 걸 봤어요. 그래요. 중도층은 기본적으로 이기는 쪽을 편드는게 맞아요. 그런데, 민주당이 애초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길 생각조차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면 당연히 이길게 뻔한 쪽에 손을 들어주겠지요.
한마디로 지방선거 앞두고 중도층을 향해 이길 생각 자체가 없다는 걸 광고한 셈인거에요. 대선 때 이재명후보가 압도적으로 패배한 것도 아니고, 정말 간발의 차이로 졌던 데다 윤석열의 계속된 헛발질로 분위기가 굉장히 애매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민감한 타이밍에 중도층 유권자를 포섭하는 걸 포기하면서 “우린 선거 이길 생각 없다”는 식의 행보를 보면서 제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래서 지방선거를 참패한 건 그렇다 치고, 그 검수완박이 되고나서 제일 좋아한 건 누구였을까요? 다름아닌 윤석열입니다. 언제든 검찰에서 자기 등에 칼을 꽃을수 있는 상황을 민주당이 정치적인 부담까지 지면서 막아준거지요. 대통령 되기 전에는 검수완박이 부패완판이라며 비난하던 그가 정작 법안이 통과되자 조용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윤석열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2. 중국이 쳐들어오는데 미국이 가만이 있으면 일본이라도 도와주는거 환영합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006376?c=true#132901724CLIEN
저는 이 “유사시”라는 가정을 “중국이 쳐들어오는데 미국이 가만이 있으면”이라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제한했을 경우에는 일본이 도와주는거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우리는 동맹도 아니고, 일본처럼 동맹의 동맹도 아닙니다. 거기에 더해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침략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팽창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당장 올해 하반기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요. 대만이 넘어가면 그 다음은 북한이 될수도 있습니다.
아니, 당장 내일이라도 김정은이 무슨 일이 생기면 권력공백이 생기면 곧바로 중국은 군대를 보내거나 친중국 인사로 권력을 잡게 만들면서 북한을 자신들의 괴뢰국가로 만들겠죠 그러면 핵도 없어지고 우리에게 유리할까요? 그 반대죠. 그 날부터 북한의 외교정책은 전적으로 중국의 이해에 부합하도록 강요될 건데 우리에게 좋을게 있나요? 뭣보다 통일은 물건너가겠구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현실적으로 중국보다 우리나라의 안보와 안전에 위협이 될 잠재적국은 없는겁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미국 도움 없이 1대1로 중국과 다이다이 붙을 수 있는가요? 미국은 또 미국대로 우리나라가 혈맹이니까 어떤 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우리나라를 지켜줄까요? 대만에는 tsmc가 있고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tsmc는 대체불가능한 파트너이지만, 삼성전자는 아니죠. 미국 입장에 몸값은 오히려 대만이 더 높을겁니다.
그래서 미국이 항상 우리나라에게 요구하는게 한미일동맹이라는 개념입니다. 결국 문재인정부도 한일관계의 진전에 동의하는 입장을 발표했구요. 이건 정권교체 전에 이뤄진 행보라는 점에 의미가 큽니다. 밑에 기사를 참조해보세요.
https://www.bbc.com/korean/news-60300309
3. 일본을 방사능가지고 디스하지는 맙시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758706CLIEN
요즘은 많이 뜸해졌는데, 일본은 이미 방사능 천지기 때문에 일본음식도 먹으면 안되고 일본여행도 가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을 때 제가 쓴 글입니다. 일본 내에 갑상선암 환자가 많아졌다는 걸 근거로 일본이 방사능천지가 되었다고 주장하던 이들이 많았죠. 그럼 우리나라 갑상선암환자가 엄청나게 증가한 건 뭐라는건지 모르겠어요.
과거 아베정권의 저열하고 비겁한 도발행위는 댓가를 치르게 해줘야 하는게 맞습니다. 저도 당시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대항하고 아베정권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들의 저렴한 도발에 맞서는 것도 전략과 논리가 있어야 효과적입니다. 저들의 도발에 대응하는 행동들은 명확한 목표대상이 존재해야 합니다.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망발에 효과적으로 대항하려면 누구를 목표로 움직여야 하나요? 극우정치인들을 잡으려면 일본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지 우리 유권자들에 호소하는건 의미가 없습니다.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도발에 대항하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을 바라보면서 대응하고 우리의 적개심과 자존심을 자극하는 데 촛점이 맞춰져있다? 그게 무슨 제대로 된 대응인가요? 그냥 국내정치용 선전인거지. 그런 식의 여론호도를 위해 일본은 여행도 가면 안되고 일본음식도 방사능에 오염되어서 일본 암환자가 마구 늘어나고 있다는 식의 거짓말을 용인해야 할 근거가 뭔지 저는 지금도 정말 궁금합니다.
4. 팃포텟 전략 - 한일경제갈등 관련
저는 댓글에서 팃포텟전략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걸 이해하는데 관심조차 없이 감정적으로 딜교환만 하자는 식의 주장을 “팃포탯전략”이라고 규정하는 글에 반론을 쓴겁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결국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갈등은 어떻게 됬나요?
서로 한합씩 주고받은 후에 그냥 흐지부지됬습니다. 애초에 우리나라가 반도체 핵심소재 일부분을 국산화에 성공했으니 우리나라가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데, 당시의 수출규제는 그야말로 맨 첫 단계였을 뿐이고 일본이 다음 수순으로 규제할 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많았어요. 애초에 “한국이 아파하는 걸 보고 싶다”는 아베정권 내 극우파들의 어처구니없는 속내로 시작한 싸움이었고, 그게 계속 확전되었다면 곧바로 미국이 개입할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자, 이제 제 글을 박제해놨다는 저 글에 댓글들을 봐봅시다. 그 글에 나오는 이른바 팃포텟(?)전략대로 일본이 먼저 싸움을 걸었으니 우리나라가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전력질주하는게 지금 생각해도 정말로 옳은 전략이라고 보시는가요? 그 싸움을 어떻게든 갈무리하지 않고 현시점까지 계속했을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대러 제재에 대해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했을지, 중국의 양안갈등이 격회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정상적인 대응이 가능했을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덧붙혀서
제법 길고 지루하게 글을 썼지만, 그래도 이렇게 박제되어 회자되고 있는 제 글들을 다시 돌이켜서 검토해보며 언급하는 건 제게 정말 유익한 작업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제가 써서 박제글로 지금까지도 유통되고 있는 이 글들이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끼게 되네요. 이 세상에서 가장 용납되면 안되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굳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생각과 자기 관점, 자신의 취향과 세계관이 무너지거나 바뀌는 걸 결코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평소에는 순박하고 착하기만 한 사람처럼 보이지요. 그러나, 나중에 자기 가치관이 위협받는 변화가 발생할 때 생각도 못하게 폭력적이고 위험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그렇게 사는거만큼 민주주의사회에서 위험한 일이 없다고 봐요. 자기편 아니면 다 적이고, 중간세력은 그저 개돼지처럼 이긴 편에 붙어먹고만 사는 줏대없는 노예라 설득이 아닌 계몽의 대상이라 생각하는것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대선후보 경선때만 해도 정말 “설득”에 방점을 둔 글들이 클리앙에 많았었는데, 선거에 지니 위협을 느끼면서 굉장히 공격적인 행태가 많아지는걸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중립에 선 유권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선거에 이기고, 윤석렬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꼭 민주당이 이나라도 민주진영이 여론의 지지를 얻고 국힘당 계보 세력들을 압도하던 때는 언제나 지지자들이 중도를 설득하고 포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거 같아요. 그만큼 포지티브하고 너그러운 분위기였었는데, 지금은 완전 정반대의 분위기입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어쨋던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윤석열 탄핵은 커녕 민주당이 그 누구하나 지켜줄수 없을만큼 쪼그라들어 지리멸렬하게 될거라 봐요.
그래서 어쩌라는거냐 하실 분들이 많으실건데, 제가 뭐 어쩌라고 말할 입장도, 무슨 방도를 제시한다고 해서 그걸 민주당이 들어줄 상황도 절대 아니니 저한테 “그래서 어쩌라는거냐” 이런 말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그냥 이정도 관점과 감정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에도 항의의 뜻을 담아 빈댓글 날리시는 분들에게는 규정을 어긴것도 아니니 계속 열심히 날려보시라고 할 수 밖에요. 그것도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표출하는 당연한 권리인데 그걸 간섭해서는 안되겠지요. 어쨋던 다들 규정이 허락하는 안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클리앙 생활을 하면 되는거지요. 그렇게 제 글을 박제하시는 분들 덕에 저도 제가 쓴 글들 다시 돌아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얻었으니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다들 행복하고 건강하게 클리앙라이프를 즐기자구요.
제가 후속법안인 중수청 이슈를 혼동해서 글을 썼는가보군요. 사과드립니다. 그런데, 정작 사법개혁이라는 이슈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무조건 민주당에만 유리한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139798CLIEN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215348CLIEN
빈댓글 받을만한 분은 아닌거 같은데요.
오랫동안 봐 왔지만 빈댓 받을 정도의 어그로도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가끔은 저도 생각지 못했던 식견에 배운 적도 있었고요..
아무튼 클리앙 분들만이라도 피아 구분을 제대로 했으면 하는 의미로 공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