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차원에 있는 한국 양궁을 끌어내리려는 그동안의 많은 시도들은 한국 양궁 앞에서 결국 대개 파훼되었습니다.
비가 세차게 와도 바람이 세게 불어도 한국 선수들이 흔들리면 다른 선수들은 더 크게 흔들리니까요
하지만, 이번 올림픽 양궁장의 '시시각각 바뀌는 랜덤 바람'은 개인전에서 어느정도 의도를 달성한 것 같습니다
사실 아무리 한국 궁사들이라고 해도, 하필 내 화살만 활을 떠난 뒤 방향이 랜덤으로 바뀌는 바람에 휘날려버리면 방법이 없으니까요..
남자 랭킹라운드 1, 3위의 김제덕 오진혁 선수, 여자 랭킹라운드 2위 장민희 선수가 초반에 탈락한 건
이 바람의 영향 말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그나마 단체전 및 혼성 단체전은 24발, 20발로 만회할 수 있는 화살 수라도 많은데
9발만에 끝날 수도 있는 개인 토너먼트는 운발의 요소가 너무 크죠...
하지만 북경올림픽때 한국 선수들만 관중들이 소음으로 괴롭힌 것과는 달리
이번 올림픽 양궁장의 바람은 말 그대로 랜덤이어서
특정 국가나 선수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운발로 많이 살아남은 하위권 선수들에게나 유리하고
한국 외에도 상위권 선수들에게는 대체로 불리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공홈에 대진표를 보면 각 선수들 이름에 랭킹라운드(본선 진출 64명중) 순위가 표시되어 있더라구요.
64강전 32강전에서 다른 나라의 상위권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과 함께 털려나갔습니다.
개최국 일본 선수들 중 에이스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남자 5위 (인간계 남자 2위) 무토 히로키 , 여자 7위 (인간계 4위) 야마구치 아즈사가 탈락했습니다.
실력 격차가 비교적 적은 남자 선수들은
(랭킹라운드 보면 김제덕 선수가 평균 9.55를 쏘았는데 9.30이면 10위권, 9.10이면 30위권입니다)
16강에 살아남은 사람들 중 10위권의 선수가 한국의 김우진 선수,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 이렇게 뿐입니다..
특히 김우진 선수는 결승전 전에는 10위권 이내 선수를 아예 만나지 않게 되어 있어요.

여자부는 상위랭커들과 하위랭커들의 실력차가 남자 선수들보다는 커서 그래도 상대적으로 상위권 선수들이 대체로 살아남기는 했지만
(랭킹라운드 보면 안산 선수가 평균 9.44를 쏘았고 9.14 정도면 10위권, 8.85면 30위권입니다)
그래도 장민희 선수 외에 일본의 아즈사 선수도 탈락했고
런던에서 기보배 선수에게 지고 은메달을 땄던 랭킹 6위 멕시코 로만 아이다 선수도 탈락했네요
안산 선수는 그래도 8강 이후 멕시코의 발렌시아, 인도 쿠마리 등 10위권 선수 등이랑 만나는데
강채영 선수는 결승전 전에 만날 가장 상위권이 18-19위권 선수들입니다.

부디 내일 모레 남녀 개인전은 날씨가 좀 잠잠했으면 좋겠습니다
탈락한 선수들은 안타깝지만 날씨 변덕만 좀 덜하다면
살아남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남은 대진표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운빨 양궁은 지금까지 본 것으로 충분하니, 남은 16강전 이후 경기는 실력 양궁을 좀 보고 싶네요.
둘 중 누가 따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강채영 선수 2관왕도 좋고 안산 선수 3관왕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