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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리뷰 #13 - 라가불린 16년
위스키 소개
- 증류소/이름: 라가불린Lagavulin 16년
- 분류/지역: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 스코틀랜드 아일라Islay
- 도수: 43.0%
- 숙성년수: 16년
- 기타 특징: 냉각여과(추정), 카라멜 색소 첨가(추정)
관능평가
- 색상: Tawny (1.4)
- 향: 부드럽지만 꽤나 강렬한 피트 훈연향. 요오드팅크. 오렌지. 셰리. 미량의 반건조 핵과. 약간의 바닷가. 향신료
- 맛: 약국을 연상케 하는 피트. 되직하고 기름같은 질감. 허브차. 오렌지 껍질. 반건조 핵과. 약간의 나무
- 여운: 타고 남은 재. 달큰한 흙 향의 피트. 중간 이상 길이. 연기를 쐬인 보리
종합평가
숙성에서 나타나는 라가불린의 묵직함
아일라 지역의 높은 피트 함량을 가진 위스키가 으레 그렇듯 잔에 따르자마자 훈연향이 퍼져나갑니다. 라프로익 트리플 우드가 더 해조류와 바닷가의 찝찔함을 담고 있고, 아드벡이 비교적 모닥불과 타고 남은 재의 인상을 가지고 있다면 라가불린의 훈연향은 조금 더 약국과 요오드팅크를 연상케 합니다.
그렇지만 훈연향 뒤에는 과일향이 담뿍 담겨 있습니다. 마치 자두나 복숭아 등을 말랭이로 만든 것을 연상케 합니다. 새콤한 맛 역시 레몬보다는 오렌지가 떠오릅니다. 라가불린 8년이나 12년이 캐스크 숙성의 영향보다 라가불린 증류소의 증류 원액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면, 라가불린 16년에는 약간의 셰리 숙성에서 나오는 말린 과일향과 흑설탕이 증류원액의 특징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43%라는 약간 낮은 도수입니다.
가격은 약 10만원대 중반에 위치해 있습니다.
- 장점
- 말린 과일향과 라가불린의 훈연향이 잘 어우러진다
-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의 위스키
- 단점
- 40도보다는 낫지만 46도보다 못한 43도의 도수
- 요즘들어 특히 재고가 오락가락 하는 느낌도
- 점수: 8/10 -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기타
상품 포장
디아지오의 일반적인 상품 포장입니다. 탈리스커 10년과 유사합니다. 유리병의 재질은 약간 녹색 빛을 띄는 반투명 유리입니다. 마찬가지로 카라멜 색소(e150) 첨가 및 냉각 여과(chill-filtering)는 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르크 스토퍼는 목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라가불린 증류소의 대략적인 위치
증류소 소개
1815년에 제일 먼저 설립된 라프로익, 그 뒤를 이은 아드벡에 이어 문을 연 라가불린은 1816년에 아일라 섬 남부 킬달튼Kildalton 해안가에 위치한 증류소입니다. 현재는 다국적 주류 대기업 디아지오 산하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라가불린은 그 특성을 그대로 나타내는 싱글 몰트로도 알려져 있지만, 블렌디드 위스키인 화이트 호스White Horse의 핵심 원액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화이트 호스는 1889년부터 생산되어오고 있는 역사적인 위스키입니다. 현재 회사로서의 화이트 호스 디스틸러스는 디아지오의 일부가 되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지만, 비교적 최근인 90년대까지 디아지오에서 이 사실을 기려 병의 상표 표지에 “White Horse Distillers, Glasgow” 문구를 새겼던 적이 있습니다.
라가불린의 주요 제품군으로는 8년과 16년이 있으며, 매년 빈티지로 나오는 디스틸러스 에디션,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로 나오는 12년 등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국내에 출시된 2005/2020 빈티지를 먹어보았습니다. 관능평가는 하지 않았지만 라가불린 16에 추가로 PX 셰리 특유의 단맛과 약간의 고무를 연상케 하는 맛이 잘 조화되어 개인적으로 일반 16년보다 더 좋아합니다. 연례 빈티지로 나오다 보니 구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이랑, 그렇다고 16년보다 많이 뛰어나냐고 하면 그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요.
저도 한 자리에서 두세잔, 많으면 네 잔 정도 이상은 잘 안 마십니다. 그것도 잔 하나당 한 시간씩은 잡고 마시지만요. 아무래도 제게는 취하는 것보다는 맛을 즐기는 데에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처음 위스키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면 가격대에 따라 발베니 12년은 들어갈 것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싱글 몰트가 아니라 블렌디드 몰트라도 괜찮다면 가격대가 조금 더 낮은 조니 워커 그린 15년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커피와 다크 초콜릿. 강렬한 단맛과 볶은 보리. 구수한 훈연향 뒤에 약간 비치는 잘 익은 사과향이 좋았습니다. 특히 페드로 히메네즈 셰리 숙성은 특유의 고무같은 향이 있어서 피트 훈연 위스키에 합친 걸 좋아합니다. 피트 훈연을 좋아하시고 라가불린 16년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릴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