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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리뷰 #04 - 아드벡 우가달
위스키 소개
- 증류소/이름: 아드벡 우가달Ardbeg Uigeadail
- 분류/지역: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 스코틀랜드 아일라Islay
- 도수: 54.2%
- 숙성년수: 미표기 (버번 캐스크 + 셰리 캐스크)
- 기타 특징: 비냉각여과, 카라멜 색소 무첨가
관능평가
- 색상:Mahogany (1.6)
- 향: 잔에 따르자마자 퍼져나오는 캠프파이어의 냄새. 피트 훈연향. 그을린 과일. 오렌지. 딸기. 베이컨. 후추. 민트
- 맛: 달다. 인삼. 기름진 질감. 견과류의 고소함. 가죽. 오렌지 껍질. 알싸하다
- 여운: 달콤한 훈연향. 맵다. 오크나무. 긴 여운. 다크 초콜릿. 생강
- 기타: 회식 끝난 후의 숯불갈비집
종합평가
강렬한 훈연향과 셰리 캐스크에서 나오는 과일향의 훌륭한 조화
아드벡 우가달은 제가 제일 처음으로 접했던 싱글 몰트 위스키입니다. 보통 아드벡을 비롯해서 피트 훈연향이 강한 위스키들은 위스키를 처음 찾는 초심자들에게는 추천해주지 않는 편이지만, 제가 쓰는 중인 다른 글에 쓸 참고 자료로서 추천을 받았었습니다. 경고 사항을 다 듣고서도 개의치 않고 마침 해외 여행 중이던 친구에게 부탁해 한 병 들여왔던 기억이 납니다. “회식 후의 숯불갈비집”, 정확히는 고기 굽고 난 석쇠를 우려낸 듯한 말이라는 것은 그때 당시에 첫 잔을 맛보고 나서 했던 감상입니다.
아드벡 증류소의 제품들은 강렬한 피트 훈연향으로 손꼽히지만, 마찬가지로 훈연향으로 대표되는 증류소들에 대비해 아드벡은 더 강한 단맛과 레몬을 비롯한 시트러스의 상큼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복합성이 아주 뛰어난 위스키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가달은 그 중에서도 셰리 캐스크 숙성 원액과 배합되어 준 캐스크 스트렝스 급인 54.2도로 병에 담겨 나옵니다. 거기에 가격대도 10만원 중후반대로, 병에 담긴 내용물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싸지만은 않은 가격입니다.
원래 우가달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는 배합된 셰리 캐스크 숙성 원액이 더 오랜 숙성을 거친 원액이었다고 하나, 현재는 원액 소진으로 그보다 짧은 숙성기간의 원액을 배합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가달이 충분히 높은 평을 받을 만한 품질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굳이 단점이 있다면 동사의 아드벡 코리브레칸Corryvreckan과 비교 시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인 것 같습니다.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아드벡을 병 단위로 사도록 권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지난번의 탈리스커 10년이나, 아직 다루지는 않았지만 하이랜드 파크 12년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 장점
- 뛰어난 복합성, 단맛,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길디 긴 여운
- 준 캐스크 스트렝스 급으로 원액에 가까움
- 병에 담긴 내용물을 생각하면 싸게 느껴지는 가격
- 단점
- 어쨌거나 호불호가 갈리는 강렬한 피트 훈연향
- 동사의 비슷한 가격대인 아드벡 코리브레칸과 경쟁하면 호불호가 갈리기도
- 점수: 9/10 -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기타
상품 포장
사심을 먼저 담자면, 저는 아드벡의 포장을 좋아합니다. 금박이 새겨진 빳빳한 상자, 해조류를 연상케 하는 어두운 녹색 병, 흔들리지 않게 병목을 잡아주는 장치까지. 냉각 여과를 거치지 않았음을 자랑스럽게 전면에 기재해놓고 있습니다. 카라멜 색소(e150) 첨가 역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대적인 단점을 달자면 코르크 스토퍼는 플라스틱이고, 유리는 보통 두께의 유리를 사용합니다.
위스키의 이름이 되는 우가달은 아드벡 증류소의 수원이 되는 우가달 호Loch Uigeadail에서 따 왔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아드벡 증류소의 대략적인 위치
증류소 소개
아드벡 증류소는 아일라 섬의 남부 해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1815년 공식 설립 이후 폐쇄와 개장을 거친 순탄치 못한 역사를 겪어 왔지만, 97년도 글렌모렌지 사에 인수되어 마지막으로 재개장한 이후 시작된 현대의 아드벡 증류소는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는 글렌모렌지가 루이뷔통-모엣 헤네시LVMH에 인수되어 아드벡 역시 LVMH의 산하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아드벡 증류소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로 블렌디드 스카치 브랜드인 발렌타인Ballantine과의 관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드벡 증류소가 80년대에 문을 닫고 나서 아예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었는데, 그 당시에 증류소의 명맥을 이어나가게 해 준 것은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소량이나마 발렌타인 블렌드를 위한 원액을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아드벡의 몸값이 훌쩍 오르고 원액을 별도로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진 지금까지도 아드벡의 원액은 계속 발렌타인에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Tjeders Whisky)
아드벡뿐만 아니라 아일라 섬의 위스키들은 보통 피트 훈연향으로 대표되지만, 아드벡은 그 고유의 강렬한 단맛, 그리고 시트러스계 과일의 향으로 대표됩니다. 아드벡이라는 이름은 갤릭어 “작은 곶” 에서 유래했습니다.
숙성년수 미표기NAS; Non-Age Statement와 스카치 위스키의 숙성년수 표기에 대해
스카치 위스키의 생산, 판매 등 많은 부분은 스카치 위스키 협회SWA와 영국 정부의 강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숙성년수 표기에 대해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행정명령에서는 몇몇 사례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골지는 “병입된 위스키 원액 중 가장 숙성기간이 짧은 것의 표기만을 허용한다” 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가령 숙성 년수가 훨씬 짧은 위스키에 한 방울의 60년 숙성 원액을 섞어서 “최대 60년 숙성” 이라던가, “60년 숙성 원액 포함” 등을 표기하지 못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조치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닙니다. 위스키의 숙성 기간이 항상 좋은 품질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스키 원액의 배합에 있어서도 서로 숙성년수가 다른 위스키들을 - 때로는 공칭 숙성 년수보다 더 긴 위스키까지 - 배합하여 서로의 장점을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합니다. (싱글 몰트의 경우에도 같은 양조장의 원액 내에서 캐스크간의 배합이 이루어집니다.) 문제는 이럴 경우 가장 짧은 숙성 년수만을 표기하게 되어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저품질의 위스키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증류소에서는 제품 라벨에 아예 숙성년수의 표기 자체를 빼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을 NAS; Non-Age Statement 라고 합니다. 아드벡 우가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능 평가에서 나오는 특징이나 비공식적인 정보(또는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현재의 우가달은 약 6-8년 사이의 원액들을 위주로 배합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대적으로 짧은 숙성 기간에도 불구하고 아드벡 우가달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가격대에서도 타 증류소의 15년 숙성 이상급과 경쟁하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아드벡 증류소의 제품들이 숙성년수 미표기 위스키의 좋은 점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많은 NAS 위스키들의 경우에는 기존 숙성 년수 표기 제품들 대비 한 단계 낮은 급으로 출시되고는 합니다. 가령 글렌리벳 12년과 글렌리벳 파운더스 리저브, 라프로익 10년과 라프로익 셀렉트, 더 대중적인 사례로는 조니 워커 블랙 라벨 12년과 조니 워커 레드 라벨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점수 체계
점수 체계는 어디까지나 제 취향을 투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높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피트 훈연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안 좋아하실 수 있고, 제가 비교적 낮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저보다 셰리 캐스크의 영향을 좋아하실 경우 취향에 맞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점수 결정에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1: 형편없음. 한 잔도 비우지 못했다
- 2: 별로. 남이 사준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잔만
- 3: 그다지. 한 잔 정도는 사 마셔도 괜찮은 것 같기도
- 4: 그럭저럭. 결점은 있지만 그래도 즐길 구석도
- 5: 보통. 크게 모난 구석은 없는 보통의 맛
- 6: 괜찮다. 한 잔만으로는 모자라고 한 병은 조금 많을지도
- 7: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 8: 훌륭.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 9: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 10: 완벽 그 자체. 상상 속에서나 보던 맛이 아닐까. 만일 만난다면 여러 병 쟁여놓아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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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보니까 또 채우고 싶네요
저도 이게 두 병 째이긴 한데, 최근 들어서 워낙에 좋은 걸 많이 맛봐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감은 있네요. 개인적으로 요즘은 코리브레칸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내용물을 생각하면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술친구도 피트를 좋아하는 편이군요. 다른 건 몰라도 아드벡은 각자 병으로 사서 마시곤 합니다.
취향이 같은 친구가 있다는건 나름대로 부럽네요.
저도 아일라 남부의 세 증류소 중에 아드벡을 제일 좋아합니다. 요즘은 서부 해안가에 위치한 킬호만(Kilchoman)도 눈여겨보게 되네요.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멋지시네요.
감사합니다. 커피를 주로 즐겼을 때도 그랬지만, 관능평가를 할 때 중요한 건 넓은 경험과 직관성인 것 같습니다. 미각적, 후각적 경험이야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그것만큼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그대로 적어내려가는 뻔뻔함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 같더군요. 사실 일단 이미지를 확정하고 나면 나머지는 암시의 힘으로 끼워맞춰지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15년이나 18년이 궁금하긴 한데, 어찌 하다보니 이 둘은 아직 맛보지 못했네요. 우선은 있는 것부터 다시 짚어보는 중입니다.
지난 번 리뷰도 엄청 훌륭했는데...
이번 리뷰도 감사 드립니다.
회식 끝난 후 숯불갈비집 개 공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