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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리뷰 #02 -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위스키 소개
- 증류소/이름: 발베니Balvenie 12년 더블우드
- 분류/지역: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 도수: 40.0%
- 숙성년수: 12년 아메리칸 오크 버번 캐스크 + 9개월 유러피안 오크 셰리 캐스크 피니시 ( + 3-4개월 추가 혼합 숙성)
- 기타 특징: 냉각여과(추정), 카라멜 색소 첨가(추정)
관능평가
- 색상: Russet/Muscat (1.3)
- 향: 맥아의 단맛. 핵과. 복합적인 과일향. 백포도주. 바닐라. 약간의 오크 스파이스. 카라멜
- 맛: 맥아의 단맛. 오크 스파이스. 핵과. 묽은 질감. 과일
- 여운: 오크 스파이스. 약한 커피향. 보리. 중간 정도 길이
종합평가
우드 피니싱 숙성의 선구자적 위스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는 우드 피니시 숙성을 최초로 사용한 위스키 제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드 피니시 숙성은 발베니의 마스터 블렌더인 데이빗 스튜어트가 80년대에 처음으로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한 종류의 캐스크에서 숙성을 끝내지 않고, 어느 정도 기간 후에 다른 캐스크로 위스키 원액을 옮겨 복합성과 더 깊은 맛을 배게 하는 과정입니다. 93년에 처음 출시되어 현재까지 발베니의 대표 제품으로 남아 있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에도 이 과정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를 비롯해 스카치 위스키 산업계에 끼친 공헌으로 데이빗 스튜어트는 2016년 영국 왕실 훈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거의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현재 이러한 복합 숙성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증류소는 발베니뿐만이 아닌 수많은 곳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발베니12년 더블우드는 지금까지도 뛰어난 완성도로 추천되고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습니다. 점수는 높다고만은 할 수 없는 7점을 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주저 없이 권하고 싶습니다.
비교적 안타까운 점이라면 역시 40도라는 낮은 도수와 거기에서 나오는 상대적인 묽은 느낌입니다. 특히나 다른 증류소의 12년대 제품들에 비해서도 낮은 가격이 아니고, 일부 시장에는 동일 제품이지만 43도의 도수로 판매되기에 더더욱 아쉬운 부분입니다. 가격대는 0만원후반에서 10만원 초반 정도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 장점
- 단맛이 받쳐주는 (그렇지만 마냥 달지만은 않은) 부담없는 스페이사이드 스타일
- 셰리 캐스크 피니시에서 오는 과일향의 훌륭한 완성도
- 단점
- 약간 아쉬움이 드는 40도의 도수
- 조금은 무난하게 느껴질지도
- 점수: 7/10 -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기타
상품 포장
위스키로서는 평범한 상품 포장입니다. 상품 설명이 인쇄된 지관 안에 증류기의 형상을 딴 투명 유리병이 들어 있습니다. 코르크 스토퍼는 나무로 되어 있고, 설립년도인 1892년이 찍혀 있습니다.
유리병이 투명한 만큼 라벨 너머로 황갈색의 위스키를 들여다볼 수 있으나, 카라멜 색소(e150) 첨가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비교적 낮은 도수에서는 냉각 여과(chill-filtering) 역시 의심해볼 만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위스키를 즐기는 데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증류소 소개
발베니 증류소는 글렌피딕 증류소와는 철도를 사이에 끼고 인접해 있습니다. 발베니 증류소 역시 윌리엄 그랜트에 의해 설립된 증류소로, 현재까지도 윌리엄 그랜트 & 선즈 사에 속해 있습니다. 발베니 증류소는 부지 내에서 보리의 생산, 발아, 건조, 발효, 증류 및 숙성까지 위스키 생산의 전 과정을 다 수행하는 몇 안 되는 증류소 중 한 곳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발베니 증류소의 대략적인 위치. 글렌피딕 증류소와는 철도 하나를 사이에 끼고 있다
현대의 발베니를 대표하는 것은 아무래도 우드 피니시 숙성일 것입니다. 12년 더블우드뿐만 아니라 17년 더블우드, 그리고 얼마 전에 12년 더블우드의 25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던 25년 더블우드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12년 더블우드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럼 캐스크에서 숙성된 14년 캐리비안 캐스크,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된 21년 포트우드 등이 주 상품군을 이루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출시된 발베니 스토리즈Balvenie Stories 제품군으로, 새로 그을려낸 아메리칸 오크 통을 숙성에 사용한 12년 The Sweet Toast of American Oak, 피트로 훈연건조한 맥아를 사용한 14년 The Week of Peat, 맥아의 건조에 헤더heather를 사용한 19년 The Edge of Burnhead Wood, 볶은 맥아를 사용한 26년 A Day of Dark Barley를 비롯한 실험적이고 이야기가 담긴 제품들로 구성됩니다. 이 외에도 30년, 40년 숙성 등 고 숙성 제품군이 있습니다.
셰리Sherry 캐스크 숙성
셰리, 또는 셰리주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주정 강화 와인의 일종입니다. 백포도주를 만든 후 거기에 포도주를 증류시켜 만든 증류주 - 즉 브랜디 - 를 첨가하여 도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현재 셰리의 인지도는 매해 낮아지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 내에서 존재감은 희미하지만 셰리와 위스키의 관계는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위스키의 숙성에 셰리를 담았던 나무 통cask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숙성 방법은 18세기 말에 코냑 브랜디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이스트 층인 flor가 끼어 있는 올로로소 셰리. 출처: whisky.com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된 위스키는 특유의 색, 맛, 그리고 향을 가집니다. 셰리 숙성 위스키에서는 먼저 산화되어 붉은 빛을 띄게 된 셰리의 색이 배어나온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으며, 셰리 특유의 어두운 과일 내지 말린 과일 향, 그리고 입으로는 견과류의 고소함이나 품종에 따라 에스프레소의 쌉쌀한 맛, 다크 초콜릿의 깊은 맛 또는 설탕을 탄 듯한 강렬한 단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는 셰리 캐스크는 올로로소Oloroso 셰리 또는 페드로 히메네즈PX; Pedro Ximénez 품종 셰리를 담았던 것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위스키의 수요가 20세기 이후 다시 상승한 반면 셰리의 수요는 계속 하락을 맞게 됩니다. 거기에 원래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었던 셰리 캐스크들은 셰리의 운송에 사용되었던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캐스크들이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된 용기로 대체되면서 셰리 캐스크의 공급 자체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마시기 위한 셰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캐스크에 먹이기 위한 셰리를 생산하는 단계까지 오게 되었고, 이렇게 캐스크에 먹이고 나서 남은 셰리는 셰리 식초를 만드는 데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현재는 많은 스카치 위스키들이 셰리 캐스크 숙성에서 미국의 버번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었던 버번 캐스크를 숙성에 사용하는 것으로 전환하였습니다. (버번 위스키의 숙성에는 새로 만든 캐스크만을 숙성에 사용하기에 사용된 캐스크는 이렇게 재활용되거나 또는 폐기됩니다.) 그러나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를 찾는 수요는 계속 존재하고, 공급 역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양질의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는 조금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합니다.
점수 체계
점수 체계는 어디까지나 제 취향을 투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높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피트 훈연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안 좋아하실 수 있고, 제가 비교적 낮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저보다 셰리 캐스크의 영향을 좋아하실 경우 취향에 맞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점수 결정에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1: 형편없음. 한 잔도 비우지 못했다
- 2: 별로. 남이 사준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잔만
- 3: 그다지. 한 잔 정도는 사 마셔도 괜찮은 것 같기도
- 4: 그럭저럭. 결점은 있지만 그래도 즐길 구석도
- 5: 보통. 크게 모난 구석은 없는 보통의 맛
- 6: 괜찮다. 한 잔만으로는 모자라고 한 병은 조금 많을지도
- 7: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 8: 훌륭.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 9: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 10: 완벽 그 자체. 상상 속에서나 보던 맛이 아닐까. 만일 만난다면 여러 병 쟁여놓아야 할지도
주석:
지난 주에 올린 글렌피딕 12년의 점수를 6점에서 5점으로 조정하였습니다. 글렌피딕 12년의 품질이 그새 떨어져서는 아니고, 계획중인 위스키 사용기들을 한번 훑어보니 점수의 평준화점을 조금 낮출 필요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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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라면 미국 등에서는 43%로 판매되는데 국내에서는 40%로 판매된다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3도 차이에서 품질이 크게 떨어지느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지만요.
개인적으로는 가격을 놓고 보았을 때엔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지역과 스타일은 조금 다르지만 글렌드로낙 12년이 당장 떠오르네요. 그렇지만 발베니 12년 더블우드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엇보다도 훌륭한 초심자용 위스키라는 점에 있지 않은가 합니다.
오반 14년은 아직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계획에는 있습니다.
앞으로도 싱글 몰트 위주로 쭉 달려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ㅎㅎ
중간에 미국 위스키나 아이리시 위스키도 몇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싱글 몰트와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 위주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싱글몰트를 시작하게 된 위스키입니다.
미국이시라면 특히 경쟁할만한 싱글 몰트들의 가격대가 우리나라에 비해 조금 높은 양상을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내 발베니 12년 더블우드의 일반 소매점 가격대는 조금 높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