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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리뷰 #01 - 글렌피딕 12년: Our Original Twelve
소개
- 증류소/이름: 글렌피딕Glenfiddich 12년 “Our Original Twelve”
- 분류/지역: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 도수: 40.0%
- 숙성년수: 12년 (아메리칸 오크 버번 캐스크 + 유러피언 오크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 기타 특징: 냉각여과(추정), 카라멜 색소 첨가(추정)
관능평가
- 색상: Deep Gold (0.8)
- 향: 신선한 사과. 배. 벌꿀. 약간의 에탄올 냄새. 연한 오크 스파이스. 미량의 바닐라
- 맛: 밍밍함. 묽은 질감. 맥아의 단맛. 과일류. 약간의 참나무. 알코올 쏘는 정도는 약하다
- 여운: 약간 짧은 길이. 참나무향. 맥아의 단맛. 미약한 과일향으로 전개된다. 약간의 쓴맛
- 기타: 모 제과회사의 사과맛 프렌치파이가 연상되는 맛
종합평가
보급형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의 대명사, 그렇지만 아쉬운 점도 많아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는 몰라도 글렌피딕은 안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글렌피딕 12년은 싱글 몰트 위스키를 대표하는 증류소의 가장 대표격인 제품입니다.
스페이사이드 지역 위스키의 특징을 이루는 신선한 과일과 가벼운 단맛이 기본이 되고, 크게 거슬리는 맛이나 향이 없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스키를 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수록 즐길 구석이 많은 위스키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선물로 주기에도 받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40도라는, 위스키로서는 하한선에 걸친 도수는 상대적으로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맛과 향이 많이 희석되어 43-46도 이상의 위스키에 비해서는 다분히 밍밍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다른 증류소의 12년 숙성 제품보다는 약간 저렴한 0만원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주류 전문점이나 상가가 아닌 일반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나, 그만큼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크게 편차를 보이는 점은 아쉽습니다.
- 장점
-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하기 쉬움
- 어디 하나 크게 결점 없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전형적인 스페이사이드의 맛
- 단점
- 판매처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큼(±3만원 이상)
- 40도라는 낮은 도수에서 오는 비교적 약한 맛과 향
- 무난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
- 점수: 5/10 - 한 잔만으로는 모자라고 한 병은 조금 많을지도
2020/10/31: 점수 6점 → 5점으로 조정하였습니다.
기타
상품 포장
제가 가지고 있는 글렌피딕 12년은 얼마 전까지 생산된 구형 상표 제품입니다. 현재는 조금 더 현대적인 디자인의 상표가 붙어서 생산되고 있으나, 병입되는 위스키는 동등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글렌피딕은 특유의 삼각형 병을 사용하고 있으며, 정면에서 보았을 때의 곡선의 흐름도 늘씬하게 잘 빠져 있습니다. 포장 역시 병을 닮은 삼각형의 종이 관에 글렌피딕의 사슴 문양이 찍힌 금속 뚜껑을 사용하여 과연 싱글 몰트 스카치의 프리미엄화에 선두를 섰던 브랜드임을 알 수 있습니다.
12년 제품의 녹색 유리병은 평범한 수준의 두께를 갖고 있으며, 코르크 스토퍼 역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습니다. 입문 단계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니만큼, 그리고 가격을 생각해 보았을 때 크게 불만을 가질 부분은 없습니다.
명백하게 기재된 부분은 없지만, 도수로 말미암았을때 냉각 여과(chill-filtering)가 이루어졌을 것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카라멜 색소(e150) 첨가도 의심해볼 만 합니다. 그렇지만 특별히 이런 부분까지 신경쓸 만한 급의 제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증류소 소개
글렌피딕 증류소의 이름은 스코틀랜드 갤릭어로 사슴(fiddich) 협곡(glen)이라고 합니다. 이는 증류소의 상징이 되는 사슴 형상의 로고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단어의 어원이 그렇다는 것이고, 아마 원래 이름의 유래를 찾는다면 증류소의 위치가 피딕 강(river fiddich)이 흐르는 계곡변에 자리를 잡아서 붙인 이름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글렌피딕 증류소의 대략적인 위치
글렌피딕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의 더프타운 마을에서 약간 북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국 법령 스카치 위스키 규정에서 제시하는 지역상 분류로는 스페이사이드 지역으로 구분됩니다. 스페이 강(river spey)를 중심으로 하는 스페이사이드는 지리상으로는 하이랜드의 일부에 속하지만 스코틀랜드 내 전체 증류소의 절반 이상이 이 곳에 위치하는 등 명실상부한 스카치 위스키의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서 별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글렌피딕은 선도적인 사업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서 있으며, 현재 마찬가지로 스페이사이드에 위치한 증류소인 글렌리벳, 맥캘란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를 가장 많이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글렌피딕은 드물게도 1887년도에 윌리엄 그랜트William Grant에 의해 창립된 이래 지금까지 가족 기업인 윌리엄 그랜트 & 선즈에서 소유하고 있으며, 이 모회사는 글렌피딕 외에도 발베니, 키닌비, 아일랜드에 위치한 툴라모어 등의 증류소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글렌피딕 증류소의 위스키는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와 동치될 정도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만큼 대중의 취향에 맞게 다분히 무난한 (또는 심심한) 제품들을 위주로 내놓는다는 비판 역시 유효하다 할 수 있습니다. 15년, 18년, 21년 외에도 조금 더 실험적인 숙성 과정을 거친 익스페리먼트 라인이나, 26년 이상으로 올라가는 고숙성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고 있습니다.
점수 체계
점수 체계는 어디까지나 제 취향을 투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높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피트 훈연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안 좋아하실 수 있고, 제가 비교적 낮은 점수를 주었더라도 저보다 셰리 캐스크의 영향을 좋아하실 경우 취향에 맞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점수 결정에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1: 형편없음. 한 잔도 비우지 못했다
- 2: 별로. 남이 사준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잔만
- 3: 그다지. 한 잔 정도는 사 마셔도 괜찮은 것 같기도
- 4: 그럭저럭. 결점은 있지만 그래도 즐길 구석도
- 5: 보통. 크게 모난 구석은 없는 보통의 맛
- 6: 괜찮다. 한 잔만으로는 모자라고 한 병은 조금 많을지도
- 7: 좋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 병 정도는 즐길 수 있다
- 8: 훌륭. 우선 덮어놓고 한 병 사도 후회가 없는 맛
- 9: 뛰어남. 이 정도라면 항상 한 병씩은 가지고 있고 싶은데
- 10: 완벽 그 자체. 상상 속에서나 보던 맛이 아닐까. 만일 만난다면 여러 병 쟁여놓아야 할지도
주석:
뜬금없는 위스키 사용기이지만, 지난 번 글에서 연재 아닌 연재를 생각중이었다고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사실 위스키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은 고작 몇 달 밖에 되지 않았기에 이런 글을 쓰기에는 저보다 나은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자 마음먹은 것은 첫째로 지나가게 된 병들을 그냥 버리기엔 아까워서 글이라도 남기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로 위스키가 막연히 사치품으로서만 인식되는 것이 안타까워서입니다. 거창한 내용인 것 같지만 결국에는 취미생활을 다른 분들께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능하면 매주 한 편은 쓰고자 합니다. 중간에 힘이 빠져서 그만두지 않는다면 대략 50편 정도는 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 리뷰: 위스키 사용기 #02 -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그 시작이 글렌피딕 12년이라니 딱 좋네요.
아직 한번도 안마셔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Full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