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 이야기를 모공에 올리다가 팁과 강좌편으로 옮겼습니다.
1편과 2편이 궁금하시면 글 다 읽고 하단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IT 산업의 이해 1.핀테크편 - 결제의 의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40626CLIEN
IT 산업의 이해 핀테크편 #2 PG사와 VAN사에 대해 알아보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42399C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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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이던 결제시장에 핀테크가 결합하며 새로운 페이먼트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와 토스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고 있습니다.
토스는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와 POS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네이버 역시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결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토스의 페이스페이까지 등장하면서 얼핏 보면
“결제 단말기를 누가 더 많이 보급하느냐”의 싸움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단말기 경쟁으로 보는 것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쟁의 핵심은 단말기가 아닙니다. 페이스페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스페이는 결제의 최종 단계에서 소비자를 연결하는 하나의 고리입니다.
휴대폰을 꺼내거나 카드를 꺼내지 않고 얼굴로 결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분명 편리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토스가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뛰어드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결제의 앞과 뒤에 무엇이 붙느냐입니다.
결제사업자가 가맹점의 '고객'을 보기 시작했다
기존 결제사업자에게 가맹점은 말 그대로 결제를 발생시키는 곳이었습니다.
가맹점이 결제를 많이 발생시키면 결제사업자도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니 가맹점을 확보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쟁수단은 수수료였습니다.
“우리 서비스를 쓰시면 수수료를 조금 낮춰드리겠습니다.”
그런데 플랫폼 기업이 결제시장에 들어오면서 이 구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가맹점에서 결제가 발생했다는 사실보다, 그 결제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얼마나 자주 오는지, 무엇을 구매하는지, 다음에 다시 올 가능성이 있는지 가 훨씬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결제 데이터는 단순한 거래 기록이 아닙니다.
가맹점의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결제사업자는 더 이상 결제만 처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데려올 수도 있고, 쿠폰을 제공할 수도 있고, 포인트를 적립해줄 수도 있고, 특정 고객에게 프로모션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결제가 거래를 끝내는 수단에서 고객을 다시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토스의 '마케팅비 지원'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토스가 오프라인에서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단순히 결제 수수료만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의 마케팅과 고객관리까지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핀테크 업계에서도 소상공인의 매출 기반 확대를 위해 마케팅 지원 등을 제공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케팅비를 왜 지원하느냐입니다. 단순히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일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가맹점에게 마케팅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결국
“가맹점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이 먼저 비용을 부담한다.” 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생각해보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우리 결제 서비스를 쓰세요.” 보다
“우리 결제 서비스를 쓰시면 고객을 다시 데려올 수 있도록 마케팅을 지원해드리겠습니다.”가 훨씬 강력합니다.
결제 수수료 몇십 원을 아껴주는 것보다 고객 한 명을 더 데려오는 것이 가맹점에게는 훨씬 큰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토스가 가맹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결제 비용 절감에서 매출 증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네이버는 이 전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런 방식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를 키우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네이버가 원했던 것은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판매자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고, 그 판매자가 가진 상품을 플랫폼에 쌓고,
그 상품을 찾는 소비자를 네이버로 끌어오고,
그 과정에서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거래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플랫폼은 초기에는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혜택과 지원을 제공합니다.
왜냐하면 플랫폼이 커지기 전에는 플랫폼이 먼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스의 오프라인 전략도 저는 이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가맹점에게 마케팅비를 지원해서라도 가맹점을 확보합니다.
가맹점이 많아지면 결제가 늘어납니다.
결제가 늘어나면 소비자 데이터가 쌓입니다.
데이터가 쌓이면 다시 가맹점에게 더 좋은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가맹점이 들어옵니다.
가맹점 확보 → 결제 → 데이터 → 마케팅 → 매출 증가 → 가맹점 추가 확보
라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경쟁의 대상은 가맹점이 아니라 가맹점의 고객이다
이렇게 보면 네이버와 토스의 경쟁이 상당히 재미있어집니다.
두 회사가 단말기를 놓고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가맹점의 고객을 누가 확보하고, 그 고객의 가치를 누가 더 높여줄 수 있느냐를 놓고 싸우는 것입니다.
네이버는 이미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네이버에서 매장을 검색하고, 플레이스를 확인하고, 리뷰를 보고, 예약을 하고, 쇼핑을 합니다.
즉 네이버는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하기 전 단계에서 강력합니다.
반면 토스는 금융에서 시작했습니다.
송금과 계좌에서 시작해 카드, 증권, 대출 등으로 금융생활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소비가 실제로 발생하는 오프라인 현장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회사가 오프라인 결제에서 만나면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경쟁하게 됩니다.
네이버는
검색 → 발견 → 방문 → 결제 라는 흐름을 가지고 있고
토스는
금융 → 소비 → 결제 → 고객관리 → 마케팅 이라는 흐름을 만들어가려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힘입니다. 근데 폐쇄적인 생태계가 유리할지 오픈된 생태계가 유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국 둘이 만나게 되는 지점은 하나입니다. 소비자의 실제 소비 데이터입니다.
그리고 이게 '생태계' 경쟁이 된다
이런 구조를 보면 애플과 삼성의 경쟁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애플과 삼성의 경쟁을 단순히 “어느 회사가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파느냐”
라고만 보면 본질을 놓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스마트폰은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하나의 장치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앱을 사용하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결제를 하고,
다른 기기를 연결하고, 각종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한 대를 판매해서 얻는 수익만이 아니라 사용자를 생태계 안에 얼마나 오래 묶어둘 수 있느냐입니다.
결제도 비슷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하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결제를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을 연결하고 다른 서비스까지 묶어낼 수 있느냐 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페이스페이는 하나의 결제 방식일 뿐입니다.
토스가 정말 가져가고 싶은 것은 페이스페이 이용자 자체만이 아니라,
그 이용자가 어떤 가맹점에서 소비하고,그 가맹점은 어떤 고객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고객을 어떻게 다시 매장으로 불러올 것인지에 대한 관계와 데이터일 수 있습니다.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검색과 플레이스, 예약과 결제가 하나로 연결되면 네이버는 소비자가 매장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실제 결제하는 순간까지의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제는 하나의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또 하나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경쟁의 승자가 반드시 네이버나 토스만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플랫폼 기업들이 모든 것을 직접 가져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데이터가 많아진다고 해서 그 데이터를 모든 사업자가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플랫폼의 데이터와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카페24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카페24는 쇼핑몰 사업자가 Meta와 연결되고, 광고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플랫폼 사업자에게 종속되지 않고 외부 광고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실제로 카페24는 Meta와의 연동을 통해 판매자의 광고·마케팅 활용을 지원해왔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결제시장에서도 재미있는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나 토스처럼 거대한 DB를 직접 가진 회사가 아니라그 DB와 자영업자를 연결해주는 회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혹은 반대로 플랫폼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누구보다 잘 활용해서, 자신의 고객을 직접 확보하고, 재방문을 만들고,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또는 3rd 파티 기업 또는 슈퍼 자영업자가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의 자영업자는 좋은 입지를 얻고, 좋은 상품을 만들고,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앞으로는 자신의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누가 내 고객인지 알고, 언제 다시 올지 예측하고, 어떻게 다시 불러올지 설계하는 사업자 가 더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네이버와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경쟁은 단말기 경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제라는 접점을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을 연결하고,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누가 확보하며, 그 데이터를 이용해 누가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의 경쟁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쟁이 본격화되면 기존의 결제회사뿐만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제2의 카페24가 나올 수도 있고, 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슈퍼 자영업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카페24가 Meta 광고의 본질을 꽤뚫으면서 DB의 중요성을 먼저 캐치한 것 처럼요
저는 오히려 앞으로 결제시장에서 가장 재미있게 지켜볼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기회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가져가는 것은 누가 될까요?
PS. 혹시 오해할까봐 저는 토스 직원도 네이버 직원도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