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종사를 희망하는 신입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내에서 쓰려고 시작했다가 기왕 하는거 다른 분들도 보면 좋으니...)
핀테크, 마케팅, 게임, 커머스,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을 쓰고자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 _)
[아카이빙]
1. IT 신입 취업준비생들에게 바치는 작은팁 (문과용)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39706CLIEN
2. [IT 산업의 이해] 핀테크편 #1 결제의 의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40626C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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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을 통해 생각해보는 플랫폼의 가치
1편에서 결제의 기본적인 의미를 "채무"와 "의무"의 해소라는 관점에서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결제 시장의 두 축인 PG사와 VAN사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PG와 VAN을 흔히 “온라인 결제 대행”, “오프라인 결제망” 정도로 설명하지만, 기능적인 정의만으로는 이 산업의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들을 마케팅적 관점에서 바라보겠습니다.
“B2B 결제 회사와 마케팅으로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흔히 마케팅을 광고나 프로모션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의 본질은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가치를 높이는 모든 활동입니다.
고객의 불편을 줄이고, 거래 과정의 장벽을 낮추며, 기업과 고객이 더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도 넓은 의미의 마케팅에 속합니다. 따라서 산업이나 기업의 돈버는 원리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마케팅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백화점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주말에 옷을 사려고할때 백화점과 같은 플랫폼들이 없다면 각 브랜드가 있는 매장에 일일히 들러서 옷을 봐야될테고
그로 인해 물리적인 시간은 많이 들테고 다양한 브랜드들의 옷을 비교하기 어려울테니 구매 만족도는 떨어질 것입니다.
백화점은 직접 옷을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대신 소비자에게는 여러 브랜드를 한곳에서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브랜드에는 입지 선정이나 고객 유치 부담을 줄여주는 판매 채널을 제공합니다.
생산자는 판매 기회를 얻고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합니다. 중간에서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양쪽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결제 시장에도 이와 비슷하게 플랫폼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 VAN사와 PG사입니다.
# VAN사: 오프라인 가맹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인프라
VAN(Value Added Network)이라는 용어가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직역하면 ‘부가가치 통신망’이지만, 이름만으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VAN은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회사일까요?
여러분은 편리성의 목적과 신용 결제라는 목적으로 카드를 쓰고 카드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수취합니다.
카드사 입장에서 결제 환경을 오프라인에서 구축하고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수취하려면
- 가맹점과 계약이 필요하고 (수수료 몇% 내고 쓰겠다!)
- 결제가되는 환경을 가맹점에 구축해줘야 되며 (VAN 단말기)
- 결제가 된 데이터를 가맹점에게서 받아서
- 후에 고객에게 청구해야 할 것입니다.
즉 VAN은 카드 결제를 하는 소비자와 카드사 가맹점을 물리적-데이터로 연결해서 결제가 진행되도록 만들어주는 중계 플랫폼입니다.
여러분이 식당이나 편의점등 카드결제할때 긁는 기계가 VAN단말기고 그 기계가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보면 됩니다.
좀 더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깊게 이해하려면 먼저 카드사의 매입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순간 가맹점으로 돈이 바로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 고객이 우리 매장에서 소비했으니 대금을 입금해 달라"고 카드사에 영수증(매출 전표)을 제출하고 접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금융 행위를 ‘매입’이라고 부릅니다.
카드사는 승인된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가맹점에 대금을 지급하는데, 이 과정에서 거래 데이터를 접수하고 정산하는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VAN사가 없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장 사장님은 매일 밤 문을 닫고 신한, 국민, 삼성 등 8~9개 카드사별로 영수증을 따로 분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영수증 뭉치를 들고 각 카드사를 일일이 찾아가거나 우편으로 청구해야 하죠. 카드사마다 청구를 받는 방식도, 돈을 입금해 주는 날짜도 제각각입니다.
이 과정에서 영수증 하나만 누락되어도 (매입을 누락한다면) 고스란히 가맹점의 손실이 되고,
돈이 들어오는 주기마저 꼬여 자영업자의 생명인 ‘현금 흐름’이 마비됩니다.
장사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고 치명적인 금융 리스크 영역인 셈입니다.
VAN사는 이 복잡한 매입 청구 프로세스를 단 하나의 단말기와 데이터 네트워크로 자동화해 줍니다.
결제가 발생하면 승인 및 매입 데이터를 카드사 규격에 맞게 전달하고, 복잡한 매입 업무를 대신 처리합니다.
덕분에 가맹점은 여러 카드사를 각각 관리할 필요 없이 하나의 결제 인프라를 통해 동일한 방식으로 결제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영업을 해야될테고
각 가맹점에 연동을 직접 해야될 것입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VAN사는 단말기를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가맹점주가 매일 밤 영수증 맞추기라는 소모적인 행정 늪에 빠지지 않고,
오직 '좋은 상품을 기획하고 고객을 모으는 본질적인 마케팅 활동'에만 자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경영 효율성’이라는고객 경험(CX)을 공급하는 인프라 파트너입니다.
# PG사: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 경험과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플랫폼
온라인으로 시선을 옮기면 PG(Payment Gateway)사가 등장합니다. 우리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이죠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결제 과정이 복잡할수록 고객이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구매 전환율(Conversion Rate)과 연결해 이야기합니다.
과거와 달리 결제수단이 다양해진 시점에서 한가지의 결제수단만 가맹점에서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은 그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를 하지 않을 겁니다.
수십개의 결제수단이 존재하는 이 상황에서 플랫폼이 각각의 결제수단을 도입하고 계약한다는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PG사는 한 번의 연동만으로 신용카드뿐 아니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애플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여 이러한 구매 장벽을 낮춰 줍니다.
PG사가 없다면 가맹점들은 각 결제수단 또는 카드사 마다 결제 프로그램을 연동 개발해야되고
여러분은 결제하기 위해 수많은 결제 프로그램과 보안프로그램을 깔아서 결제해야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가맹점이 체감하는 PG사의 핵심 가치는 단순히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거래 리스크 관리입니다.
온라인 거래에서는 도난 카드 사용, 부정 결제, 차지백과 같은 다양한 위험이 발생합니다.
PG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대표 가맹점 역할을 수행하며 보안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제공합니다.
계약 구조에 따라 일부 금융 리스크도 함께 관리하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자는 자체적으로 모든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결제사(카드,통신사)와 가맹점의 리스크를 둘다 해결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PG사는 단순한 결제 기능을 넘어 온라인 사업 운영에 필요한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정리하자면 PG도 VAN사와 유사한 원리로 다음과 같은 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고객: 다양한 결제수단을 한 페이지에서 간편하게 결제
- 가맹점: 다양한 결제수단을 한번에 계약하고 연동해서 고객에게 편리한 결제 경험을 제공
- 원천사: 가맹점들을 대신 계약해주고 결제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원
# 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질수록 경쟁은 가치 중심으로 바뀐다
마케팅을 단순히 광고를 통해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활동으로만 생각한다면 PG사와 VAN사의 존재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을 고객이 겪는 시간적·물리적 비용을 줄이고, 기업과 고객이 더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시장의 구조를 설계하는 활동으로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VAN사는 오프라인 가맹점이 복잡한 매입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고, PG사는 온라인 가맹점이 다양한 결제 수단과 정산, 리스크 관리 체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들은 기업 고객의 중요한 페인(pain) 포인트를 해결하고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결제는 단순히 돈을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장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마케팅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들어 PG와 VAN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PG사는 오프라인 QR 결제와 테이블 오더, 키오스크 등의 매장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VAN사 역시 온라인 PG 사업을 확대하거나 온·오프라인 매출을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식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토스 프론트, 스마트 POS, 테이블 오더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제 회사들은 더 이상 단순히 결제를 연결하는 기업이 아니라, 가맹점의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자사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이러한 전략은 플랫폼 경쟁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서비스라는건 초창기에는 경쟁자가 없기때문에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으로도 고객들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경쟁자가 많아질 수록 서비스들은 경쟁자 대비해서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해야할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STO 등 신기술도 마찬가지로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