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슈로 부업을 쉬고 있었는데,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니 다시 에너지를 쏟을 곳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클리앙에 IT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팁과 강좌 게시판도 고민했지만, 강좌라고 하기에는 아직 제 내공이 부족한 것 같아 일단 모공에 용기 내서 올려봅니다.
이 글의 목적은 IT 산업이 어떤 구조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쓸모 없는(?) 잡지식을 공유하는 것, 그리고 IT 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중고신입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주제는 핀테크입니다. 그 중에서도 결제 영역부터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IT에는 다양한 산업이 있지만 결제를 첫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IT 서비스는 결국 사용자를 모으는 것(마케팅) 과 돈을 받는 것(결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마다 구현 방식은 달라도 이 두 영역은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는 매일 결제를 하지만, 결제 산업 자체는 대부분 B2B 영역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회사들이 어떤 역할을 하며 돌아가는지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주제로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요즘 가장 뜨거운 주제는 스테이블 코인이나 토큰증권(STO)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도 결국 기존 결제 시장의 구조를 이해해야 왜 의미가 있는지 더 잘 보입니다. 그래서 조금 돌아가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결제를 '돈을 내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바꾸면 결제는 서로가 부담한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마트에서 바나나를 하나 산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바나나와 돈을 교환하는 단순한 거래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판매자의 판매 의사와 구매자의 구매 의사가 일치하는 순간 매매계약이 성립하고, 그 시점부터 서로에게 의무와 권리가 생깁니다.
판매자는 바나나를 넘겨줄 의무를 부담하고, 대금을 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구매자는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고, 바나나를 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즉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판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채권과 채무가 발생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들이 모두 이행되었을 때 비로소 거래가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마트가 바나나를 미리 사오는 것이 아니라, 바나나가 팔릴 때마다 농장에 1kg당 5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현금이 아니라 신용카드로 9달러를 결제했습니다.
이때 돈은 어떤 순서로 움직일까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고객 → 카드사 ($9)
카드사 → 마트 ($8) *카드 수수료 제외 후 지급
마트 → 바나나 농장 ($5) *약속된 키로당 $5 지급
참고로 위 흐름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예시입니다. (VAN사와 같은 역할은 2편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상황에서 각 참여자는 새로운 의무를 갖게 됩니다.
고객은 카드사에 이용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카드사는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마트는 농장에 바나나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처럼 결제는 단순히 한 번 돈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참여자의 채권과 채무가 순차적으로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해보겠습니다.
마트가 한 곳이 아니라 1만 곳이고, 하루에 바나나 결제가 100만 건이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카드사는 모든 거래를 정확하게 집계하고, 각 마트에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 계산한 뒤 약속된 날짜에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처럼 거래를 집계하고, 지급해야 할 금액을 계산하고, 실제 자금을 이전하는 일련의 과정을 정산(Settlement)이라고 합니다.
결제가 생각보다 복잡해 보이기 시작하지 않나요?
온라인에서의 결제는 오프라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왜냐면 결제와 물건 지급이 대부분 동시에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결제와 달리 온라인에서는 실물을 결제할 시 바로 물건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글을 마치기 전에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현업에서 새로운 산업이나 서비스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능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참여하고 있는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관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그려봅니다.
이번 예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드사를 하나의 플레이어라고 생각해보면 카드사는 크게 두 방향의 관계를 관리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고객입니다.
카드를 많이 발급받도록 해야 하고, 고객이 계속 사용하도록 혜택도 설계해야 합니다. 동시에 연체나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용 한도와 리스크도 관리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가맹점(마트)입니다.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고, 안정적으로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해야 합니다. 또한 약속한 날짜에 정확하게 대금을 정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또한 카드사는 고객이 믿고 결제할 곳인지 보증해야될 의무(심사)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티메프 같은 사태가 터집니다.
이처럼 하나의 서비스를 볼 때도 각 플레이어의 역할과 이해관계, 그리고 돈의 흐름을 함께 바라보면 산업 구조가 훨씬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오늘 일부러 생략했던 VAN사, PG사, 선정산, 그리고 왜 이런 회사들이 필요한지를 중심으로 이어가 보겠습니다.
현업에 계신분들은 승인과 매입까지 이야기 하시길 원하실 수도 있는데 그리하면 이탈자가 많이 생길 것 같으니 아마 이부분은 아마도 패스할 것 같습니다.
그 후 스테이블 코인과 토큰 증권의 개념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2편 부터는 설명하기가 복잡하니 다이어그램을 그려서 깔끔하게 설명드리는게 나을까 고민되네요 +_+
GPT한테는 맞춤법만 검수를 시켰는데 혹여나 이해가 안 가거나 지적하실 부분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 주십시오!
PS. 반응이 좋지 않으면 게임 산업이나 커머스 산업....또는 마케팅 또는 플랫폼 영역으로 바로 넘어가 버리겠습니다 하하하...
이후 내용들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을 남겨주셨으니 또 열심히 써야겠네요 ㅋㅋㅋㅋ
본문의 내용과는 조금 결이 다를 수 있지만, 약 2년 전 지역 상품권 충전 중 네트워크 오류로 인해 두 번이나 충전되는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최근 업무 중에 키오스크 교육용 앱과 관련된 일을 접하면서 '멱등성'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당시 지역화폐가 왜 두 번 결제되었던 것인지, 어째서 그렇게 허술하게 설계되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앗 댓글 감사합니다. ^^
사실 설계 또는 개발과 관련된 부분들은 허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결제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대사를 맞추는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검증 그리고 QA도 중요한 영역인거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