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관련 게시물에 이어 세번째이자 마지막입니다.
- 바다건너당: [미국] 집 히터가 오늘 고장났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oversea/17773919CLIEN
- 바다건너당: 어제 고장난 히터의 부품이 1425불! (185만원) 이랍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oversea/17775415CLIEN
디지키(Digi-key)에서 주문한 inrush current limiter 소자와 커넥터가 배송되었습니다. 소손된 소자를 새것으로 바꿔 납땜하고, 과열로 나일론 플라스틱이 열화된 커넥터는 예방 차원에서 교체했습니다.
그 후에 4일전에 기술자가 고치다가 실패하고 돌아간 히터로 갔습니다. 임시 모터를 연결해 놓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 놓고 갔는지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거든요. 다행히 전선을 자르거나 한 것은 아니고 기판 커넥터 단자 여러개 중 관련된 전선만 꽂아서 임시 모터하고 연결해 놓았네요. 하지만 연결해놓은 결선도를 보니 이 종류의 히터는 그 임시 모터와 연동될 수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임시 모터의 전기 연결을 해제하고 방금 수리한 모터의 전기를 끼웠습니다.
그런데 송풍기에 이미 임시 모터가 장착되어 있어서 그것을 떼어내고 수리한 모터를 장착하는 것은 히터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저에게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바람은 기술자가 달아놓은 임시 모터가 작동하여 보내도록 하고, 수리한 모터는 그냥 히터 제어 회로를 속이는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일이 잘 되면 내일 기술자를 불러서 수리한 모터를 히터에 장착하고, 임시 모터는 반품하면 됩니다.
그런데 임시 모터에 전기를 연결하기 위한 커넥터를 제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커넥터를 사러 철물점에 가기 전에, 먼저 히터가 수리한 전자제어식 송풍 모터의 작동을 인식하고 계속 불씨를 유지하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히터 몸체에 전기를 넣자 제가 수리한 모터는 공회전하기 시작했고(!) 불꽂까지 점화되었습니다. 실험은 그 이상 진전하지 못하고 히터를 껐습니다. 송풍기에 장착된 임시 모터에 전기를 넣지 않았기 때문에 송풍기가 돌지 않는데 불꽂이 오래 들어와 있으면 열교환기가 불꽂으로 과열되어 손상되거든요.
철물점에 가서 해당 커넥터를 사 옵니다. 이것입니다.

집에 가지고 있는 전기 코드선에 찝어서 임시 모터에 연결했습니다. 준비 완료.
히터의 전기를 넣습니다. 수리한 모터가 움찔 움찔하며 가속을 해본 후, 가스 버너에 불이 붙습니다. 조금 뒤 수리한 모터가 공회전을 시작할 때 제가 임시 송풍기 모터의 전선 플러그를 벽에 꽂아서 히터 송풍기를 가동합니다. 이 송풍기 모터의 가동과 히터의 가동 연동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히터를 끌 때는 제가 송풍기 모터 플러그를 뽑아줘야 합니다. 히터 기술자가 와서 모터를 바꿔줄 때 까지는 제가 집안 온도조절을 위해서 히터도 켜고 송풍기도 직접 켰다 꼈다 해야 합니다.
그래도 4일간의 찬 집을 지나서 이렇게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는데 그 정도 수동 조작쯤이야 껌이지요.
아래 사진을 보면 위에 히터에 가스불이 들어와 있고, 바닥에 있는 것은 수리한 모터입니다. 공회전만 하면서 히터의 제어 보드에 "송풍 모터 가동 정상"이라고 거짓 보고를 올리는 역할이지요. 모터가 기동과 정지할 때 몸체가 관성으로 움찔하기 때문에 묵직한 주황색 클램프를 찝어서 회전하지 않게 했습니다.
업자가 설치해놓은 임시 모터는 밑의 은색 통 속에 들어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그 앞에 플라스틱 반찬통에 들어있는 것은 임시 모터의 시동 캐퍼시터입니다. 캐퍼시터 단자가 노출되어 있어서 합선 사고가 날까봐 도시락통 안에 넣었습니다.

이 임시 상태의 또 한가지 문제점은 난방을 위한 공기의 흡입이 비정상이라는 것입니다. 원래 저 송풍기가 있는 구획은 사진 오른쪽에 치워져 있는 철판으로 밀폐되어야 하고, 송풍기가 빨아들일 공기는 오른쪽의 리턴 덕트 (return duct)에서 공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기줄때문에 그 구획을 밀폐하지 않았고, 그래서 각 방으로 보내진 따뜻한 공기를 각 방에 마련된 리턴 덕트에서 회수되지 못하고 복도로 나오고 계단을 거쳐서 지하실까지 흘러간 후 저 송풍기로 빨려들어가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각 방에 고르게 따뜻한 공기가 공급되고 찬 공기가 흡수되지 않아서 난방이 불균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온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그동안 히터가 동작하지 않는 5일동안 앞서 게시물에 올린 것처럼 소형 전기 히터와 휴대용 프로판 히터, 전기 라디에이터, 그리고 가스 벽난로를 사용했는데 각각 문제가 있어서 집 안을 만족스럽게 난방하지 못했습니다. 5일간 난방을 하지 못해서 오늘 저녁에 모터 고치기 직전 온도는 52℉ (11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저는 서재에 전기라디에이터를 켜고 주로 그 방에 대피하고 있었지요.
보조 난방기구의 문제점들은 이렇습니다.
- 소형 전기 히터: 강하게 계속 틀어놓으면 2시간에 1℉ 정도로 아주 천천히 난방이 되기는 하는데, 계속 틀면 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히터만 15kWh를 사용했고, 그 외에 사용한 전기 라디에이터까지 포함하면 이번 기간에 30kWh정도는 사용한 것 같습니다. 전기료로만 30불 가까이 나갈 것 같습니다.
- 사실은 제가 집이 냉골이 되니 위축되어서 예상 전기료 계산을 실수했습니다. 예전 고지서를 가지고 30kWh를 사용하면 얼마나 나오려나...하고 유추할 때 다른 부분의 숫자를 오해하고 계산해서 30kWh=$180으로 6배 더 비싼 것으로 잘못 예상해서 전기 히터를 많이 못 쓰고 괜히 집을 춥게 만들었습니다.
- 전기 라디에이터: 열 방출 효율이 낮아서 가장 강하게 틀면 스스로 과열되어 멈추고, 좀 식은 후 다시 들어오는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발열량이 높지 않습니다. 그래도 방 한개 정도는 중앙난방 없이도 쾌적한 온도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 휴대용 프로판 히터: 이것도 2시간에 1℉정도로 천천히 온도를 올릴 정도는 되는데, 강하게 틀면 6불짜리 가스통 한개를 1시간만에 소모합니다. 그리고 틀면 집 안에 약간 매캐핸 냄새가 납니다, 가스인데도요.
- 가스 벽난로. 틀어도 집안이 전혀 따뜻해지지 않습니다. 예전 집들은 그래도 틀면 벽난로 주변으로 좀 따뜻한 공기라도 나오는 느낌이었는데, 이 집은 그 느낌도 없어서 완전히 장식용입니다.
그래서 집안 온도는 난방 노력에 도 불구하고 하루에 2℉씩 떨어져서 마지막에는 52℉(11도)가 된 것입니다. 그동안 날씨가 영상이라서 이 정도까지만 내려갔겠지요.
내일은 출근하자 마자 그 냉난방 업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람을 불러서 송풍기 모터 교체를 요청할 것입니다. 그러면 자동 운전도 가능하게 되어 완전히 수리되는 것입니다.
<2시간 뒤 추가합니다.>
기술자가 다시 방문해서 수리한 원래 모터를 장착할 때까지 제가 수동으로 송풍기 모터를 켰다 껐다 하는 것이 귀챦기 때문에 그냥 제가 원래 모터를 달았습니다. 유튜브를 보니 히터 송풍기 모터 교체 작업은 기계 상식만 있으면 어렵지 않더군요.
송풍기 부분을 꺼내서, 모터를 교체하면 됩니다. 제가 수리한 모터를 장착하고 업자의 임시 모터는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히터는 고장나기 전 상태로 완전하게 수리되었습니다. 이번에 교체한 소자가 다시 타버릴 때까지 12년은 더 쓸 수 있겠지요. 저 임시 모터는 제가 오늘 업자 사무실에 가서 반품했습니다. 양심상 반품 수수료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업자 사무소 직원이 그냥 가시라고 해서 왔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비용보다 낮게 나오는 업자가 확실합니다.
이번 고장으로 전체 비용은 다음과 같이 들었습니다.
- 업체 기술자 1차 출장비 : $100
- 휴대용 프로판 히터에 사용한 프로판 깡통 : $6 X 3 = $18
- 전기 히터가 사용한 전기료 : $30
- Digi-Key 부품값 및 운송료 : $33
합계 = $181 (24만원)
만약 업자의 표준 수리 방법대로 모터를 교체했더라면 공임, 새 모터 부품값($1425!), 보조히터 에너지값 다 해서 $1573 (203만원)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1392 (179만원)을 아낀 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