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체에 따뜻한 공기를 공급하는 히터가 오늘 아침에 고장났습니다. 금년 1월 겨울에도 외출시 온도를 낮췄다가 돌아올 때쯤 정상 온도로 확 올릴 때 저절로 작동을 멈추고 에러 코드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만, 히터 전체의 전기를 끊고 다시 켜면 리셋되고 잘 동작해서 그렇게 사용하였었습니다. 그 때 사람을 불렀어야 했는데, 그때는 돈이 아까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썰렁하더군요. 그리고 방에 온풍이 나오는 환풍구에서 희미하게 전기제품 타는 냄새가 나왔습니다. 내려가보니 또 에러 코드. 하던 대로 히터실에 가서 전기를 껐다 켰는데, 이번에는 가스불 점화까지만 되더니 바람이 나오는 모터가 돌지 않아서 가스불도 꺼집니다.
확실하게 고장났기 때문에 회사에 출근해서 냉난방 업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 업자는 몇년 전 겨울에 단골 미용실 주인에게 추천받은 업자입니다. 미용실에 갔을 때 히터가 안 나와서 썰렁하길래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히터가 고장났는데, 빨리 올 수 있는 업자가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갔을 때 저번에 히터는 어떻게 고쳤느냐고 물어봤고, 어떤 업자에게 전화했더니 빨리 오기도 했고, 가격도 정직하게 받아가더라고 하여 그 업자의 이름을 받아놓았었지요. 그 정보를 이번에 요긴하게 썼습니다.
7시 30분부터 전화를 받는데, 7시 40분에 전화를 거니까 No heat (히터 고장남)인지 물어보고는, 오늘 기술자를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살았습니다. 오후에 재택근무를 신청하고 기술자 방문을 기다렸습니다. 기술자가 와서 진단하더니 히터의 송풍기 모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침에 타는 냄새가 났다고 하니까 그런 냄새와 비정상적인 소리가 송풍기 모터가 고장나기 직전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 히터 전용 송풍기 모터는 전자제어식 모터인데, 지금 자기가 부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범용 모터를 임시용으로 장착해 놓고 나중에 전용 모터가 배송되면 그 때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했습니다. 나중에 범용 모터는 반환하면서 그 부품값은 환불된다네요. 그 정도면 합리적이네요.
그런데 이 사람이 송풍기 모터를 돌렸다 켰다 하면서 2시간을 보냅니다. 좋지 않은 예감입니다. 플러그 앤 플레이가 안 되는 모양입니다.
방문 후 3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두손을 들었습니다. 컨트롤러가 원래의 전용 모터로부터 30분 이내에 회전 신호를 받지 않으면 가스불을 끄고 멈춰버린다고 합니다. 30분만 가동해서는 집을 따뜻하게 할 수 없으니까 이렇게 임시 모터로 며칠을 버티는 방법은 안 될것 같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전화를 걸더니 토요일(내일) 여는 supply house를 찾았고, 그곳에서 전용 모터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내일 다시 올 때까지는 히터가 동작하지 않지만, 그 정도는 이렇게 견딜 수 있지요.
이 프로판 가스 히터는 1시간을 가동했더니 집에 냄새가 나고, 몸이 쑤시는 것이 공기 질이 나빠지는 신호 같아서 1시간만 가동하고 껐습니다. 집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3개가 있는데, 그 경보기가 울리지는 않네요.
물론 내복을 입고, 오리털 조끼도 입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기침이 자꾸 나오네요.
주말에 부품을 못 구해서 며칠동안 히터를 사용하지 못하면 등유 난로라도 하나 사 와야 하나, 며칠 전에 그래도 히터가 작동이라도 할 때 사람을 불렀더라면 며칠 쓰고 버릴 등유 난로 가격은 낭비하지 않을 텐데...하며 생각했었는데 토요일에 여는 supply house가 있다고 해서 다행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전기 mattress pad를 좀 세게 틀고 자야겠습니다.
이 기술자는 오늘 3시간을 씨름했는데 원래 견적한 service call 값 $100만 받아 갔습니다. 그리고 내일 오면 service call값은 다시 받지 않고 부품값만 받는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보기 드문 "내 예상보다 싸게 받는" 업자입니다. 3시간+내일 인건비가 $100밖에 안 하다니...
위 사진에서 탈거한 고장난 송풍 모터를 혹시 내가 쉽게 고칠 수 있을까 하여 뜯어 보았습니다. 모터 뒷부분에 이런 전자제어 장치가 추가된 모터입니다.
다른 사진을 보면 중간에 비행접시처럼 생긴 검정 부품의 다리가 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탄 냄새가 진동해서 덕트를 통해 방까지 희미하게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부품만 교환한다고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위 사진에 있는 컨트롤러 커넥터에 끼워지는 모터쪽 커넥터도 심하게 탔거든요. 커넥터가 그냥 탈 것 같지는 않고 뭔가 저 기판 아래쪽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저 컨트롤러를 뜯어보려고 해도 뚜껑 안쪽에 검정 수지로 포팅(potting)되어 있어서 떨어지지를 않더군요. 밑에서 세번째 사진을 보시면 검정 포팅 수지가 보입니다. 수리가 안 되고 그냥 모터+컨트롤러 부품째 교체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가격을 찾아보니 $325 정도 하는군요. 내일 그 업체에서 다시 방문하면 얼마를 청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전기 라디에이터를 2개나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돈은 더 들어갈겁니다.
그 업자의 가격은 안 믿어질 정도네요. 잘 수리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캠핑장비 있으시면 이용하세요. 집안에 텐트치고 안에서 침낭+전기담요를 써도 좋습니다. 핫팩을 피가 잘 통하는 곳에 붙여도 좋고요.
저희는 가스 오븐 켜고 문 열어 두기도 했어요;;
1층 거실쪽은 아예 난방하지 않으면 화초가 죽을것도 같고, 너무 냉골이 되면 히터 고치러 오기 전까지 온도를 사람이 살 만한 수준으로 올릴 때 아주 오래 걸릴것 같아서 전기 라디에이터를 중간 (900W) 계속 켜 놓았더니 새벽에도 62℉는 유지되네요.
제가 사는 동네는 주택에는 벽난로들은 한개씩 폼으로 다 달려 있는데 나무로 때는 벽난로는 다 없어진 것 같고, 가스불로 지피는 벽난로들입니다. 그것도 열효율이 나쁘기 때문에 주로 장식용이지요.
화목 펠릿 보일러는 쓰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본 적은 없습니다. 가정용품을 파는 대형 마트중 한 체인점에서 펠릿을 포대에 넣어서 팔긴 하더라고요. 사 가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주로 난방은 북쪽은 천연가스, 남쪽은 간간히 조금 난방하므로 240V 전기 발열체를 사용해서 난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