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기 게시판에 올려놨던 글을 ADHD당이 생겼으니 이리 옮깁니다. 공지사항으로 걸어둘 글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좀 더 다양한 치료약을 쓸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혀 보는 목적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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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에서는 미국,캐나다, 유럽에서 6세 이상 어린이와 성인에게 처방되는 ADHD 치료제 ADHD에 대한 개인 경험담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처방이 안되기 때문에 북미, 유럽에서 ADHD 진단을 받고 치료중인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선 몇 가지 팩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반스는 암페타민이 아니기 때문에 남용될 가능성이 적지만, 소화기관을 통해 생성된 화학 물질 중 하나가 덱스트로암페타민이기 때문에 암페타민 같은 효과를 보입니다. 다시 말해, 바이반스는 반드시 소화효소를 통해 활성화 되기 때문에 대사속도가 애더럴에 비해 느리며, 코로 들이마시거나 혈관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 Adderall은 1996년에 사용이 승인되었다; Vyvanse는 2007년에 사용이 승인되었다.
- Adderall은 정신 자극제로 등재되어 있다; Vyvanse는 또한 정신자극제로 등재되어 있다.
- Adderall의 승인된 용도는 ADHD와 기면증의 치료를 포함한다; Vyvanse의 승인된 용도는 ADHD와 폭식 장애를 치료하는 것을 포함한다.
- Adderall의 활성 성분은 dextroamphetamine(약물의 약 75%)과 levoamphetamine(약물의 약 25%)이다; Vyvanse의 활성 성분은 lisdexamfetamine (리스덱스 암페타민)이다.
- Adderall은 즉시 릴리스 양식과 확장 릴리스 형태로 제공됩니다; Vyvanse는 확장 릴리스 버전인 캡슐 형태로 제공됩니다.
- Adderall의 즉시 릴리스 버전의 작업 기간은 약 4~6시간인 반면, 확장 릴리스 버전은 약 12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비반스의 효과 기간은 약 10-13시간이지만, 일부 연구는 최대 14시간이라고 보고한다.
- 두 약물 모두 매우 유사한 부작용 프로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비반스는 활성 약물이 되기 위해 신체에서 대사되는 불활성 물질인 pro-drug 이다. 이것은 Vyvanse의 부작용이 덜하다고 간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 약들은 잠재적인 남용 약물로 간주되지만, Vyvanse는 pro-drug이고 Adderall보다 시스템에서 대사하는 데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남용 위험이 낮은 것으로 고려된다.
- 애더럴은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저장 부위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방출함으로써 기능한다.
- 리스덱삼페타민은 덱스트로암페타민으로 대사된 다음 중추 신경계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가용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기능한다.
- 애더럴의 반감기는 약 11-13시간이다; 바이반스의 반감기는 약 10-12시간이다.
- Adderall은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 있는 generic 버전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generic Vyvanse가 없습니다 (2023년까지 특허 유효).
Sources:
https://americanaddictioncenters.org/adderall/vs-vyvanse
https://oxfordtreatment.com/prescription-drug-abuse/adderall/vs-vyvanse/
개인적 배경
ADHD는 발달장애 (developmental disability)이기 때문에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전두엽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으면 도파민 레벨이 떨어져 집중장애나 충동적인 행동을 초래하고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현저하게 떨어뜨립니다. 캐시 메모리 용량이 Apple II 수준에서 멈춰 있다고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에 책가방, 도시락 가방을 현관문에 잘 놓고 다니고, 신발주머니를 비롯해서 자전거나 시계 같은 물건들을 잃어버리는 건 다반사였기 때문에 엄마한테 많이 맞고 자랐습니다. 타고난 발 사이즈가 작은데, 뚜드려 맞는다고 커지는 게 아닌 것처럼 엄마한테 혼난다고 산만하고 충동적인 성격이 개선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행동패턴이 성인이 돼서도 지속됐고, 카메라 사자 마자 택시에 두고 내리고, 수업이나 미팅 매번 지각하고, 그런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는 생활이 일상입니다. 중요한 약속 캘린더에 기록해 놓고도 잊어버리고, 심지어 제 생일도 잊어버립니다. 기념일에 관심이 없거든요.
그래서 심리상담 받으면서 평소에 ADHD 증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겨울에 집에서 세 살을 갓 넘긴 아이를 보면서였습니다. 아이가 집안에서 오래 지내는 게 지루하니까 징징거리면서 몇 십 분을 우는 날들이 이어졌는데, 저도 심신이 지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건망증이 심해지니까 와이프가 부탁한 것도 계속 잊어버리면서 부부관계도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날 설거지를 하는데 30분이 넘도록 끝내지 못 할 정도로 집중력이 열악해지고, 회사 일은 손도 못 대고 데드라인을 계속 놓치는 상황이 되자 도저히 내 능력에 한계가 온 것 같아 가정의를 찾아갔습니다. 상황 설명을 하니까 이런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면서, 샘플로 1달치를 써 보라고 10mg 30개를 처방 받았습니다.
효과
결로부터 얘기하면,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이었습니다.
부작용은 약간의 두통과 식욕저하를 제외하고는 없었음. 아침에 눈뜨자 마자 약을 먹고 40분 즈음이 지나니까 충동적인 생각들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루에 걸쳐 끝낼 일을 3-4시간 작업으로 마칠 수가 있었고, 일 하는 중에 쓸데없이 방정리를 하거나 화장실 물건 뒤지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거울을 안 봐서 확실치 않지만, eyeball movement도 이리저리 주변을 정신없이 살피지 않고 모니터에 뜬 작업중인 화면만 보는 것처럼 느껴지며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Working memory 사이즈가 늘어나니까, 한 가지 일도 집중해서 끝내기 어려웠던 제가 두어가지 일을 queue에 채워서 잊어버리지 않고 해 낼 수도 있었습니다.
집중력 향상 -> 작업중이거나 읽고 있는 것에 대한 기억력 상승 -> 불필요한 반복이 줄고 작업효율 향상 -> 실수가 줄어듦 -> 대인관계 향상
이런 선순환을 경험했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부탁한 것도 다 기억이 나니까 쓸데없는 말다툼이나 잔소리도 현저하게 줄어들어 와이프가 마치 10년 전 내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입니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울어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으니까, 화가 전혀 나지 않고 드라마에나 나오는 항상 인자하고 여유롭고 의욕넘치는 아빠 모습을 하고 있으니 와이프가 자기도 좀 먹어볼까 하고 농담아닌 소리를 할 정도.
혈압은 원래 120/75 정도였고 최소량인 10mg를 먹으면 수축이완 혈압이 각각 10 정도씩 증가해서 130/90 정도를 유지했습니다. 처음 2-3주 정도는 혈압 때문에 뒷목이 살짝 땡기는 느낌이 왔지만 두통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복용한지 두 달이 넘어가는 지금은 혈압도 125 정도로 떨어져 뒷목 당기는 증세도 거의 완화됐습니다. 각성제 효과로 인한 식욕감퇴만 부작용으로 남았는데, 살 빼고 싶은 저에겐 이 마저도 순작용. 실제로 2015년에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 치료제로 FDA 승인됐습니다 (출처: https://www.vyvanse.com/binge-eating-disorder-treatment)
행동치료
운동
의욕상실과 집중력저하를 약물치료를 통해 도파민 갭을 채우고 나니까 평소에 하고 싶었던 운동도 꾸준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말 아침에는 5-6km 정도 조깅을 하고 맥박은 145-150bpm 정도를 유지합니다. 산악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서 날씨 선선한 날은 주중에 일 마치고 1-2시간 정도 자전거 타러 나가기도 하고요. 자전거나 뛰는 걸로 무릎을 많이 써서 좀 아프면 수영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운동해야지 계획만 하고 실천하지 못 했던 것을 약물치료로 크게 개선한 상황.
Cold shower
면역력,수면퀄러티 증가를 위해 냉욕, 콜드샤워를 시작한지도 두 달 가까이 돼 가는데 무드 향상에 아주 효과가 좋고 4-5분 정도 콜드샤워를 하고 나면 체온이 조금 떨어져서 잠드는 시간이 많이 줄어듭니다. 중간에 깨지 않고 아침까지 숙면을 하니까 아침 6시 정도면 알람없이 눈이 떠 질 정도로 효과가 좋습니다.
그리고 일출과 일몰을 (sunrise, sunset) 하루 5-10분 정도를 보면 수면 사이클을 리셋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어서 (코티솔, 멜라토닌 분비 자극) 몸이 피곤하거나 잠드는 시간이 평소와 다르면 이 시간에 해를 보면서 생체 시계를 리셋하는 노력을 합니다.
UPDATE #1
이미 ADHD 치료를 하고 있거나 진단을 받은 분들을 대상으로 쓴 포스트였지만, 진단을 받아봐야하는지 의심이 드는 분들을 위해 제가 종종 찾아보는 뇌부자들 채널에서 정신과 의사들이 설명해 주신 ADHD 증세에 관한 질문들에 대한 영상을 공유합니다
요약:
1. 일 못하면 adhd?
- 다양한 요인(사회성 등) 작용, 오히려 일 잘하기도(창의력)
2. adhd랑 수면 관련성
- 관련 있음(수면시간 단축) but 수면 시간 짧다고 adhd는 아님
3. adhd 아닌데 adhd약 처방
- 심한 무기력에 쓰기도 함
4. 자위행위 시 약효 빠짐?
- 혈액으로 분비되므로 아님
5. adhd 유전 or 환경?
- 유전
6. adhd로 인한 우울증 우울감 구분법
- 치료하면서 명백해짐
7. adhd 우울증 구분법
- 어렸을때부터 관련 증상이 있어야 adhd
8. adhd 조울증 구분법
- 조울증은 일정기간 동안, adhd는 지속적 / 조울증에만 있는 특정 증상들
9. adhd 약 지속적 복용 필요?
- 휴약 가능
10. 유아기 adhd 여부
- 만 4세 이후 구분 가능
11. 아침마다 폭력적인걸 기억 못하는 adhd 아이
- 다른 원인 가능성 있음, 수면 양 늘리고 질 높여야 함
12. 한가지 일에 집중 못하면 adhd?
- 여러 일에 집중 못함 / 집중력 불균형 분포 시 가능성 높아짐
13. adhd 불안장애 우선적 치료 필요한거
- 불안장애
14. 시선 분산 문제도 adhd?
- 심한 adhd
15. 작업기억 떨어지는 adhd
- 약물치료 위주
16. adhd약 장복시 변화
- 장기적으로 뇌발달 도와줌
17. 허규형쌤의 adhd 일대기
- 약 복용중(평생 X), 어릴때 전형적 adhd
18. adhd 약 내성
- 없지는 않음, 적정 용량 찾으면 됨
19. 성인 adhd 연령
- 정해지지 않음(60대도 존재)
20. 친구와 말 안하는 adhd 아이
- adhd로 그러진 않음
21. 생각 정리 안되고 글 이해 안됨
- 종합심리검사 필요
UPDATE #2
4월부터 복용해서 이제 3개월이 됐는데, 초기에 혈압이 오르던 부작용은 이제 없어진 듯 합니다.
정상 범위가 120/80 였는데, 복용 초기에는 130/90까지 올라가던 게 이제는 다시 정상 수치로 떨어졌습니다.
각성효과로 식욕감소 효과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 아침도 적게 먹고 점심도 거의 안 먹고, 저녁을 일찍 먹으니 체중도 점차적으로 빠져 처음 86kg 나갔던 게 지금은 83kg까지도 빠졌습니다. 밥, 씨리얼, 과자, 아이스크림 같은 탄수화물 먹고 싶은 충동이 사라져 40대들 과식으로 인한 뱃살 문제도 점점 해결돼 가고요. 조깅할 때 무릎, 발목 아픈 것 없어져서 좋습니다.
UPDATE #3
4/3/2023
처음에 10mg로 시작해서 현재는 30mg 로 증량해서 컨디션에 따라 20-30mg를 복용 중입니다. 혈압은 정상 수치 유지 중입니다.
한국에서는 콘서타, 페니드, 메디키넷 같은 메틸페니데이트 등만 허용되니 답답한 마음이 크네요...
당국의 태도는... 모기 잡겠다고 초가집 태우랴의 태도로 일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어떻게하면 국내에도 도입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모임을 통해 여론을 만들어 국회의원들 표 준다고 꼬셔서 법을 바꾸는 수 밖에요. ㅎ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adhd/18020902CLIEN <- 이글에서는 아침에 하는 것 같습니다만,
위의 글은 자기 전에 하는 것 같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ADHD는 아니지만, 집중력 향상과 수면 문제로 고생해서 도움 되는 글을 많이 봅니다. 감사합니다.
네 찬물 샤워는 아드레날린,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기 때문에 아침에 눈뜨고 잠이 덜 깨 힘들 때 합니다. 혈액을 펌핑해서 체온을 향상 시켜 각성 효과를 극대화 하는 원리고요, 반대로 자기 전에는 온수 샤워를 해서 더운 물이 증발하며 체온이 떨어지는 걸 유도하는 방식을 씁니다. 숙면을 위해서는 약간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좋습니다.
집중력 향상 팁에 관한 휴버맨 팟캐스트 영상 원본을 링크해 놓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트랜스크립트를 GPT4+DeepL 로 요약 번역해 볼 계획입미다.
영상을 집중해서 보는게 힘들어서 절반쯤 일단 봤습니다. 약을 먹어도 이건 잘 안되네요 ㅎㅎ
/Vollago
아침에 일어나서 콜드 샤워하고 나가서 뜨는 해를 보는 것 만으로도 무드 개선과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