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좋아하시나요?
저는 일본에 살다보니 자연스레 여러 온천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더군요.
자주 가지는 못해도, 온천을 꽤 즐기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중에 나름 즐거웠던 경험 몇가지를 텍스트로 남겨볼까합니다.
사진이나 그림은 없습니다. 그냥 머리속으로 즐겨주세요 ;-)
1. 최고의 경험
추운 겨울날, 그것도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깊은 산속에 있는 아주 뜨거운 백색 유황온천의 노천탕은 극락 그 자체더군요.
영하 5도 이하의 날씨에 눈까지 내리는데, 발개벗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거기에 바람까지 불면, 덜덜덜덜 호들갑이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순간을 경험 하면서도 밖으로 나가는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탕에 앉아 눈 맞으며 한폭의 수묵화같은 풍경을 멍 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잊게 됩니다.
머리카락은 그대로 얼어붙고요 ㅎㅎ
가끔 뜨거운 물을 머리에 끼얹어 주면서 녹여줘야되요. 여러가지 헤어스타일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탕 주변에 쌓인 눈들을 가지고 눈사람을 만드는 건 절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지요.
뜨거운 탕을 싫어아는 아이들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온천을 즐기게 됩니다.
그냥 극락이 따로 없습니다.
모든걸 잊게 해 주는, 이 경험을 몇번이고 다시 누리고 싶어서 저는 매년 겨울이 오면 눈소식을 기다리게 되더군요.
2. 이것이 온천이다
쿠사츠에 오오타키노유(大滝の湯)라는 온천에는 아와세유(合わせ湯)라는 특이한 입욕법과 그를 위한 탕이 있습니다.
온도가 낮은 탕부터 높은 탕까지 순서대로 이동하며 몸을 온천수에 적응시키는 전통 입욕법
이라고 하는 아주아주 뜨거운 온천수가 용출되는 쿠사츠 특유의 방식인데,
말 그대로 4가지의 온도의 탕을 준비해두고는 서서히 뜨거운 탕에 적응해가는 방식입니다.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다가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중독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입욕법이더군요.
제일 뜨거운 탕에 들어가면 정말 온몸이 찌릿찌릿 합니다. 고온인데 거기에 특유의 강산성의 천질이 곁들여져서 자극이 엄청나더군요.
그런데 이게 자꾸 생각나는 그런 친구더라구요.
한겨울에는 아와세유 + 영하의 노천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서 온몸에서 김을 내며 몸을 식히고,
무한 반복을 하게 됩니다. 극락이 따로 없습니다. 시간이 아주 잘흘러갑니다.
다른 계절에도 눈녹은 지하수가 만들어낸 10도 전후의 뒷골이 찌릿찌릿한 냉탕을 이용하면 비슷하게 즐길 수 있기는 한데
한 겨울에 루피처럼 벌겆게 익은 피부에서 김 풀풀 내면서 식히는 맛에는 비교할 바가 못됩니다.
온천을 좋아한다면 겨울을 싫어 할 수 가 없습니다.
3. 온천과 여행, 온천과 동계스포츠는 찰떡궁합
여정의 끝에는 온천, 저는 이게 필수 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 난 다음이라도, 스키장에서 오전내내 땀을 흘리고 난 다음이라도,
그 여정 끝에 온천이 있다면, 쌓인 피로가 싹 풀리더군요.
저만 이런건 아닌지, 스키장 가는길에는 온천들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스키장에는 온천이 병설된 경우도 매우 흔하지요.
새벽 3시에 출발 3~4시간 운전 -> 오후 2시정도까지 스키 -> 온천에 들렀다 귀가
라는 상당히 가혹한 당일치기 여정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도 온천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키장 가는날 한정 오전에는 맑다가 오후에 눈이 내려주면.. 더 좋고요 ㅎㅎ
4. 제 나름의 온천을 찾는 팁
1) 구글맵에서 찾으려고 하는 지역에서 숙박없이 온천이가능한 곳들(히가에리온센, 日帰り温泉) 을 찾습니다. 시설 평점 4 이상의 시설들로 1차 후보군들을 필터링 합니다.
2) 좁혀진 후보들의 상세 정보를 https://yuru-to.net/ 에서 확인합니다.
천질은 어떻게 되는지, 원천을 재활용하는지 그냥 흘려보내는 방식인지(源泉かけ流し)의 여부, 노천온천이나 사우나, 냉탕 같은 시설도 함께 병설되어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3) 각각의 시설들의 홈페이지를 찾아보며 시설들 사진을 살펴봅니다. 여기서는 가족단위로 어린 아이들이 있어도 충분히 케어가 가능할만한 시설이 있는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위주로 확인을 합니다.
4) 1)~3)의 과정을 거쳐 좁혀진 후보군 중에서 맘가는 곳을 찾아갑니다.
5. 갈무리하며 작성자가 드리는 말씀
- 제 경험들은 숙박을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들 입니다.
- 일본 거주자 로서의 경험을 베이스로 하다보니, 언어나 온천지에의 엑세스같은 부분에서 조금 난이도가 있는 부분도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경험 부분에서 쉽게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들은 너그러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모공에 썼던 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56795CLIEN )을 사용기에 옮기며 조금 보태어 작성한 글입니다.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국인인지라 ㅎ 혹시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좀 더 구체적인 후기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무도 업소 홍보로 보진 않을 듯해요 ㅎ)
제 비밀의 극락(..)은 만자온천이라는 곳인데, 군마현 북서부의 산악지역은 12월말~ 1월중순에 폭설을 만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더군요.
그러니 여행 시기를 크리스마스~ 1월초로 잡으시면 꽤 높은 확률로 블리자드(..)와 함께하는 온천을 경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지나봐야 알 수 있는거지만 올해는 눈이 많을 것 같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 같으니 확률은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확언은 못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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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차 ( 100% 확률로 10km 이상의 눈길 구간 + 1800m 까지 등판하는 고갯길 + 높은확률로 블리자드에 맑은날에도 건설이 날리는 동네라 눈길운전이 익숙하시지 않으면 추천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
[2] 카루이자와까지는 신간센 이용하시고, 노선버스 이용
[3] 동계 한정으로 운영되는 도쿄발 직행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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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생각이 비슷한지 호텔 쪽 한국어 엑세스 안내에는 애초에 자차를 적어두지도 않았네요..
( https://www.manza.co.jp/lg_ko/access/ )
아무튼 [3] 같은 경우는 아직 정보는 안나와있지만 예년 정보( https://www.manzaonsen.gr.jp/post/%E6%9D%B1%E4%BA%AC-%E4%B8%87%E5%BA%A7%E6%B8%A9%E6%B3%89-%E9%AB%98%E9%80%9F%E3%83%90%E3%82%B9%E9%81%8B%E8%A1%8C%E3%81%AE%E3%81%8A%E7%9F%A5%E3%82%89%E3%81%9B )를 참고하자면 지난 겨울에는 12월20일-3월10일 동안 도쿄역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정보를 확인하셔야 하기는 하겠지만, 버스 예약이 가능하다면 직행버스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호텔 같은 경우는 여러 곳이 있는데, 숙박하시면서 할 수 있는거라고는
옆에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거나 다른 호텔들 온천들 여기저기 둘러보거나 둘 중 하나라
온천이 목적이라면 숙박지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여행의 질을 가르는 큰 요소중에 하나이기도 하니 직접 잘 살펴보시고 고르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다른분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56720CLIEN )에 댓글달면서 "만자온천" 을 한국어로 검색해봤더니, 이런 블로그( https://m.blog.naver.com/100see1go/220900256676 )가 있더라고요.
이 블로그 주인장 분께서 상당히 내공이 있어보이시고, 만자온천 내 여러 호텔들에 대한 리뷰도 상세히 적어두신 듯 하니, 호텔 고르시는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만자온천 같은 경우는 시기가 되면 호텔 + 직행버스 는 일본 내 사이트에서는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써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애초에 이 동네 자체가 엑세스 불편하기로는 간토권에서는 손에 꼽히는 곳 중 하나라 어마어마한 온천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일본 내에서 메이저에는 못끼고 비경(秘境)의 온천지로 분류 되더라구요...
쿠사츠는 우리나라 출발하는 투어도 아주 많이 찾아 보실 수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