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FPS 게임들 간단한 감상 (~1999)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4570007?po=0&sk=title&sv=fps&groupCd=&pt=0CLIEN
2000년대 초 FPS 게임들 간단한 감상 (2000~2004)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4586420CLIEN
2005년부터 2009년 사이에는 둠/퀘이크/언리얼류의 고전 FPS 방식은 무대 뒷편으로 물러나고, 지금까지도 위세를 떨치는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콜옵이 FPS계를 휩쓰는 와중에도 개성있는 게임플레이 요소들을 내세운 좋은 FPS들이 많이 나왔고, 이 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인기 시리즈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해본 게임 위주로 글을 쓰는 것이라, 특히 이 시기부터는 유명하고 인기많은 게임인데도 빠진 것들이 꽤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특히 멀티 전용 게임들이나 택티컬 슈터들은 안 해본 것들이 많군요.
F.E.A.R. (2005), F.E.A.R. 2: Project Origin (2009)
쇼고, NOLF 이후 모노리스는 일본 공포영화에 영향을 받은 FPS를 개발하게 됩니다.
둠 등 호러 요소가 도입된 FPS가 많고 1인칭 시점 특유의 몰입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FPS와 공포는 의외로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적이 아무리 무서워 보여도 결국 총으로 쏘아 없애다 보니 공포감이 희석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F.E.A.R.는 여기에 대해 간단한 해결책을 내놓았는데, 게임 내내 등장하는 빨간옷 입은 여자아이 유령(그 정체는 스포일러입니다 ㅎㅎ)은 플레이어가 해치울 수 없습니다. 거기에 좋은 연출까지 어우러져, 게임 플레이 중 소스라치게 하는 순간들이 꽤 있었습니다.
호러 연출만이 아니라 총격전 액션 자체도 뛰어났습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히트 이후로 맥스 페인 등 불렛 타임을 도입한 게임들이 많이 나왔는데, F.E.A.R.는 FPS에서 불렛 타임을 가장 잘 이용한 게임입니다. 총탄의 궤적이 내지르는 사이로 부서진 물체들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오르는 맛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인공지능 역시 뛰어난데, 하프 라이프 1, 레이지 등과 함께 적과 싸우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주는 인공지능을 보여준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엔 F.E.A.R Combat이라는 멀티플레이 전용 무료버전도 나와서 한동안 재미있게 했었군요.
판권 문제가 꼬여 있다가 모노리스에서 다시 회수하여 내놓은 2편은 좀 실망스러웠는데, 무기 손맛도 1편만 못하고 왠지 캠페인 자체가 굉장히 지루했습니다. 나름 충격적인 엔딩은 기억에 남습니다만.
Brothers in Arms: Road to Hill 30 (2005)
이후 보더랜드로 대박을 치게 되는 기어박스의 작품입니다. 하프 라이프 1의 확장팩 Opposing Force 등으로 명성을 쌓아가던 기어박스의 오리지널 프랜차이즈로, 당시에 유행하던 2차대전 슈터입니다. 특히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슈터들과는 확실히 다른 게임플레이를 제공했는데, 엄폐한 적 상대로 총을 쏴 봐야 거의 맞지 않습니다. 분대원들을 지휘해 제압사격을 가하면 적의 명중률이 크게 떨어지는데, 그 틈을 이용해 옆으로 돌아가 해치우는 것이 주된 공략법이 됩니다.
나름 참신한 게임플레이지만, 문제는 게임 내내 이게 반복되다 보니 쉽게 질리고, 그 이상의 무엇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꽤 할만한 게임이었고, 후속작들도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괜찮은 게임들이었습니다.
파스텔 풍의 따사로운 느낌을 주는 그래픽 역시 다른 2차대전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였습니다.
콜 오브 듀티 2 (2005)
콜 오브 듀티의 성공 이후 나온 후속작으로, 시리즈의 특징인 화려한 연출 및 일직선 진행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게임플레이상 눈에 띄는 변화는 콘솔 시장도 겨냥하게 되면서 헤일로의 요소를 도입한 것인데, 2개의 무기 휴대, 수류탄 키 지정, 체력 자동회복 등이 시리즈 중에서는 여기서 처음 도입됩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자동회복이 영 어색하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약 집어먹고 금방 회복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건 마찬가지인데요. ㅎㅎ
메달 오브 아너: 얼라이드 어썰트, 콜옵 1 및 확장팩들 이후에 나오다보니 참신한 맛이 좀 떨어지는 게 흠입니다만, 그래도 캠페인 구성은 여전히 최상급으로, 잘 만든 FPS입니다.
퀘이크 4 (2005)
id에서 둠 3 엔진을 제공하고, 헤레틱, 헥센 등을 만든 레이븐이 개발했습니다.
싱글은 그냥 평범하고, 멀티는 퀘3의 팬들을 끌어오는데 실패한 게임으로, 사실 퀘이크 시리즈라는 이름값이 아니면 별도로 얘기할 거리도 많지 않은 게임입니다.
단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캠페인 중 우주해병인 주인공이 사이보그 외계종족에게 잡혀 인체개조를 당하는 부분인데, 이게 1인칭 시점으로 연출되다 보니 굉장히 끔찍한 느낌이 듭니다.
프레이 (2006)
사실 프레이는 90년대부터 개발되던 게임으로, 게임플레이의 핵심 메커니즘은 그 시절 공개된 프로토타입부터 존재했습니다. 어쩐 이유인지 오랜 시간 묻혀 있다가 둠3 엔진으로 개발되어 출시되었습니다.
다른 FPS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중력과 포털인데, 구조물 내의 각 벽마다 중력이 다르게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레벨 디자인을 선보였고, 포털은 공간 이동을 하게 해 주는 관문으로 뒤에 얘기할 밸브의 포털(2007)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연하게도 플레이 중 방향감각을 잃기 쉬워 질색을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ㅎㅎ
주인공이 아메리카 원주민이라는 것도 특이한 점이었고, 외계인들이 침략하는 동기 역시도 당시에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2편 제작 소식이 한동안 나오더니 엎어지고, 최근에 리부트판이 나왔더군요. 리부트판은 아직 해보지 못했지만, 굉장히 다른 게임플레이를 제공하는 것 같아 보이네요.
포털 (2007)
슈터라고 하긴 좀 애매하지만, 1인칭이고 뭔가를 쏘니 그냥 집어넣습니다.
하프 라이프의 밸브에서 뜬금없이 내놓은 게임입니다. 포털 1편은 사실 시험작의 느낌이 강한데, 원래 합본인 오렌지 박스의 일부분으로 주로 판매되기도 했고, 플레이타임 역시 상당히 짧습니다.
모를 분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설명을 하자면, 공간을 연결하는 한 쌍의 포털을 열고 그를 통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장치가 존재하는데, 이걸 들고 주어진 맵의 출구를 찾아 나가는 1인칭 퍼즐 게임입니다.
굉장한 명작이고 칭찬할 부분이 워낙 많습니다만, 그 중 제일 대단한 부분은 퍼즐의 난이도인 것 같습니다. 퍼즐 게임이란 것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고 너무 어려우면 짜증나게 마련인데, 그 중간의 적절한 선을 너무나도 절묘하게 유지하면서 플레이어가 '아 난 역시 똑똑해'하는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ㅎㅎ 플레이어가 게임플레이에 익숙해지는 데에 따라서 점점 더 새로운 요소와 높은 난이도를 제공하는 데 이 역시 그 수준이 너무나 절묘해서 계속 플레이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지요.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코멘터리를 들으면 어떻게 그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왜 (당시의) 밸브가 대단한 회사인지 감탄이 나오게 합니다
시험작 성격이 강함에도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플롯을 잘 녹여넣는 데에도 성공했고, 터렛과 글라도스는 게임계에서 거의 스타라 할 만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완벽에 가까운 게임을 꼽는다면 그 리스트 꼭대기에 포털 1, 2가 올라갈 것 같습니다.
아직 안 해보셨다면 꼭 해보시길 권합니다.
크라이시스 (2007)
뛰어난 그래픽의 대명사로 유명한 크라이시스입니다.
파 크라이 1편을 제작한 크라이텍이 제작한 게임으로, 유비소프트에서 제작한 파 크라이 2보다도 파 크라이 1에 더 가까운 게임입니다.
여러가지로 어설펐던 파 크라이 1에 비해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나노수트라는 개념을 도입해, 방어모드, 파워모드, 잠입모드 등을 바꿔가며 상황과 취향에 맞게 플레이하도록 제공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 게임의 게임플레이를 높게 평가하는 분들은 그런 식으로 다양한 선택을 통해 넓은 맵을 입맛에 맞게 헤쳐나가는 것이 좋다고 하십니다만, 인내심 없는 닥돌 플레이어인 제게 크게 와닿진 않더군요. ㅎㅎ
그래픽도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는데, 기술이 좋긴 하지만 그보다는 그냥 PC 전용으로 개발하면서 좀더 높은 사양을 겨냥해 만들 수 있었기에 좋은 그래픽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게다가 기술 뿐 아니라 미술 역시 그래픽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 캐릭터 모델링이나 오브젝트 디자인 등이 영 구려서 첨단 그래픽 기술이 바래보인다는 인상이었습니다 .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 (2007)
콜옵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FPS의 위치로 올려 놓은 바로 그 게임입니다.
콜옵 1, 2의 성공 이후 배경을 2차대전에서 현대전으로 바꾸고, 그걸 강조하기 위해 '모던 워페어'라는 부제도 붙였습니다. 지금 시점에는 '모던 워페어' 자체가 프랜차이즈가 되었습니다만.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콜옵 2의 틀을 따릅니다만, 2차대전을 벗어나면서 역사적 배경의 속박이 없어졌고, 그에 따라 제작진들이 오리지널 스토리를 구성하면서 좀더 다채롭고 개성적인 레벨 구현이 이루어지고, 스토리와 캐릭터가 전작들보다 강조되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원래부터 뛰어난 연출력과 결합해서 그야말로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넘쳐나는 캠페인이 나왔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턱없이 짧은 캠페인을 제공했음에도 이에 대해 불만을 품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입이 떡 벌어지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처음 선상 침투 미션에서 지원 헬기가 브릿지에 사격을 하는 것을 보고 우와 했었는데, 이건 뒤에 나오는 연출들에 비하면 뭐 아무 것도 아니었더군요. ㅎㅎ 체르노빌 침투, AC130, 제목대로 충격과 공포였던 충격과 공포 미션 등은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시리즈의 전통대로 영화의 영향이 많은데, 딱 봐도 블랙 호크 다운의 느낌이 큽니다.
캠페인도 훌륭했지만, 멀티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무래도 고전 FPS에 가까운 헤일로의 멀티와는 또 다른 맛이 많이 어필하지 않았나 싶네요. 레벨업과 총기 부착물 해금은 단순해질 수 있는 슈터를 계속 플레이하게 하는 동기 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리즈의 특징이자 호불호가 갈리는 킬스트릭(연속 킬을 하면 주어지는 보너스) 역시 큰 인상을 남겼구요.
바이오쇼크 (2007)
2007년은 FPS계의 역대급 풍년으로 유명한데, 바이오쇼크 역시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시스템 쇼크 시리즈의 정신적 계승작임을 내세우면서 등장했습니다만, 그 핵심 느낌은 잘 살리되 게임플레이 자체는 굉장히 많이 단순화시켰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다른 장르이지만 XCOM 리메이크 시리즈와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무기와 마법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액션을 내세웠고, 어느정도 성공적이기도 합니다만, 하다 보면 쓰는 것만 쓰게 되긴 합니다.
FPS에서 스토리는 게임플레이에 비해 뒷전인 경우가 많지만, 바이오쇼크는 스토리를 빼놓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스토리와 배경의 탄탄한 결합 측면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겠네요. 수중도시 랩처 자체가 스토리의 일부입니다.
대본의 수준도 매우 높고,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라든가 하는 것들도 게임(그것도 슈팅 게임)치고 제법 잘 다루고 있습니다. 유명한 반전도 있는데, 이 역시 주제와도 잘 연결되고, 심지어 게이머가 목표를 지시받아 수행하는 게임플레이 자체를 반전 요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기발하다고 할 만합니다.
캐릭터도 뭐 말할 필요도 없죠. 앤드루 라이언 같은 주요 캐릭터들 뿐 아니라 몹이라 할 수 있는 빅 대디나 리틀 시스터들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래픽 기술 측면에서는 물 그래픽에 몰빵한 감이 좀 있습니다만, 그외 그래픽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아르데코 풍의 뛰어난 미술이 받쳐줘서 굉장히 개성적이고 아름다운 게임이 되었습니다
또한, 음악이 굉장히 고급스럽고 좋습니다. 메인 테마 Ocean on his shoulders, Welcome to Rapture 등등...
파 크라이 2 (2008)
2편은 내전 중인 아프리카 국가를 배경으로 하며, 그러다 보니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느낌도 많이 납니다. 시리즈 모두 평가가 어쨌든 그래픽만은 항상 훌륭한데, 2도 예외는 아니라서 아프리카의 자연 환경을 묘사한 그래픽은 지금 봐도 나쁘지 않을 정도입니다.
스토리에 따른 진행 방식이었던 1편과 달리 오픈월드를 도입하는 등 게임플레이에서는 참신한 점도 많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많은데, 제일 큰 문제는 한마디로 너무 불편하고 지루하다는 것입니다.
거대한 오픈월드 맵을 이동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들고, 빠른 이동 포인트는 몇개 되지도 않고 불편하며, 그렇게 힘들게 이동하는 중에 적들은 무한 리스폰됩니다. 총기의 고장, 말라리아 약 먹기 같은 요소들도 처음엔 멋지지만 플레이하다보면 굉장히 귀찮습니다. 그런 이유로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들이 엔딩을 봤을지 의심스러운 게임입니다. 저는 배경이 주는 매력에 근성으로 끝까지 가긴 했지만 정말 힘들더군요.
스토리와 캐릭터는 말로 들으면 참 좋은데, 막상 게임 중에는 제대로 구현되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주인공의 목표인 자칼 캐릭터는 예상을 벗어난 행동을 하지만 그런 게 게임 플레이 중에 별로 드러나지도 않다 보니 엔딩이 좀 뜬금없는 느낌도 듭니다.
이런 단점들을 개선하여 제대로 내놓은 것이 2012년에 나오는 3편입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3편의 상당 부분이 2편에 빚을 지고 있기는 합니다.
미러스 엣지(2008)
배틀필드 시리즈로 유명한 다이스의 작품입니다.
나중에 오픈월드로 만든 리부트판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핵심 게임플레이는 이미 이 편에서 다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슈터'라기엔 좀 애매하지만, 총을 들고 쏠 수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게임플레이 대부분 시간은 총을 버리고 맨손으로 빌딩 사이를 달리는 소위 '파쿠르' 액션에 소요됩니다.
개성적인 게임플레이를 제공하긴 하는데 좀 애매한 것이, 좀 하다보면 반복되는 느낌이 있는 것은 둘째치고, 결국 길 찾기 점프 퍼즐이 되어 버립니다. 시원시원하게 빌딩 숲을 내달려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어디로 가야할지 두리번거리게 되니 답답해 지는거죠.
그래서 저는 가끔 초반부 레벨만 한번씩 다시 플레이하곤 합니다. 길은 대충 아니 헤맬 필요 없고, 상쾌한 속도감은 즐길 수 있으니까요. 주변에서 총탄을 퍼붓고 유리창이 깨지는데 콘크리트 숲을 질주하고 건너뛰는 기분은 상당히 짜릿합니다.
그래픽도 개성적인데, 색채를 최대한 표현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하얀 느낌을 주고, 일부 색상을 사용한 오브젝트는 굉장히 도드라져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햇볕이 쨍한 날의 콘크리트 도시의 느낌이 잘 살아 있고, 지금 봐도 굉장히 세련된 그래픽입니다.
주제곡인 Still Alive (포털의 주제곡과 제목이 같습니다)는 유리로 이루어진 현대 도시 배경과 잘 어울립니다.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 (2008)
콜옵의 메인 제작사였던 인피니티 워드가 아닌 트레이아크에서 제작한 게임입니다. 인피니티 워드가 현대전으로 옮겨갔지만, 트레이아크는 이미 2차대전 콜옵을 제작 중이었고 모던 워페어 이후에 내놓게 됩니다.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저는 별로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게임입니다. 캠페인의 하이라이트인 스탈린그라드 전투나 베를린 함락 같은 것들은 이미 콜옵 1에서 다 봤고, 시리즈 내 새로운 요소라 할 만한 태평양 전선은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데다 일부 후반부 레벨은 성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멀티 역시 모던 워페어(2007)의 2차대전 스킨 버전이라는 게 중평이었구요.
빅토르 레즈노프 캐릭터와 게리 올드만 옹의 연기만은 좋았는데, 캐릭터와 연기 측면에서의 장점은 후속작인 블랙 옵스로 이어집니다.
보더랜드 (2009)
브라더스 인 암스 이후 기어박스가 내놓은 작품이고, 기어박스의 최고 인기 시리즈입니다. 2편이 더 대박이 나긴 했지만, 1편 역시 훌륭합니다.
FPS와 디아블로식 파밍 RPG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헬게이트라든가...), 제가 알기론 처음 제대로 해낸 게임입니다.
오픈월드 게임플레이를 기반으로, 캐릭터별 스킬, 레벨업 개념과 다양한 스탯을 가진 총기를 제공했는데, 그러한 요소들이 자연스레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카툰풍의 그래픽도 경쟁작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였고, 약빤 유머와 캐릭터들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만, 메인 스토리는 존재감이 좀 약합니다. 그 부분은 후속작에서 개선되지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2009)
모던 워페어(2007)의 엄청난 성공 이후로 인피니티 워드가 내놓은 후속작입니다.
그래픽 측면에서 텍스처 품질 등 상당한 발전이 있었고, 캠페인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이었는데, 일단 전작에 비해 좀 식상한 감이 컸습니다. 노 러시안 같은 건 충격효과를 주려고 너무 오버한다는 느낌이었고, 전체적으로는 이미 전작에서 본 미션들을 재구성한 것 같은 미션들이 많았습니다. 그 미션들을 이어주는 스토리가 너무 말이 안되니 몰입감이 떨어지기도 하구요.
또한, 캠페인 전체의 분위기도 좀 다르게 느껴졌는데, 모던 워페어(2007)에서는 현대전의 비정함이나 잔혹함이 느껴졌던 반면, 모던 2에서는 마이클 베이 영화 '더 록'을 따라하는 등 스케일은 크지만 가볍고 화려한 액션물 같은 느낌이 많아졌습니다. 그래픽이 좀더 컬러풀해진 것도 그런 느낌을 더해 주었구요.
싱글보다는 멀티 측면에서 더 인상적인 게임이었는데, 모던 1의 요소를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킬스트릭, 퍼크 프로, 많은 총기와 부착물 등을 제공했습니다. 콜옵 시리즈의 멀티는 사실상 여기서 완성되었다고 봐도 됩니다. 하지만 너무 아케이드적인 화려한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단점도 많은데, 특히 밸런스는 그야말로 막장이었습니다 (무한 유탄...). 그래도 모던 2 멀티는 제가 가장 많이 인생을 낭비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ㅎㅎ
/Vollago
10년이란 세월에 비해 FPS는 별로 발전을 안한것 같습니다.
게임은 뭐랄까. 그래픽이 좀 게임같아야지 할맛이 나는데.
2000년대 후반 게임들은 실사그래픽을 너무 강조했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봐야할게 더 많아지고 게임하면서 신경을 더 써야하고.
그러다보니 멀미 크리티컬!!!!!!
저 시기부터 fps에서 손을 땠습니다. ㅋㅋ~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콜옵은 한동안 사양길인가 했는데 이번에 나온 모던 워페어 리부트는 꽤 괜찮더군요.
모던 워페어 리부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이라 블리자드 런처인 배틀넷에서 다운로드로 팝니다. 싱글 캠페인은 괜찮은데 멀티는 좀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해본 게임 위주로 쓰다 보니 레인보우 식스나 레프트 포 데드는 빠졌습니다. 몇번 해본 게 다라 감상을 쓸 만큼 알지를 못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