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갑자기 '중국 지도에 한국 지도에서는 숨김 처리된 보안 시설들이 노출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들의 요지는 대충 이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요 보안 시설인 청와대나 국정원 그리고 군 부대 등의 위치나 건물 등이 중국 지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기사마다 강조점이나 구체적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거의 요지는 그렇습니다.)
이런 기사들의 오해 혹은 악의적인 내용 혹은 선동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 기사들의 제목만 보면 마치 중국이 우리 보안시설들을 훤히 다 들여다 보고 있다거나 혹은 중국의 이런 정보 훔쳐보기에 한국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처럼 써 놨습니다만, 실제 내용을 보면 꽤 다른 내용이고 거기에 기자라면 있을 수 없는 악의적 내용과 선동이 포함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에서 중국의 지도 서비스가 쓰고 있는 바탕 서비스가 바로 “오픈스트리트맵”이라는 것인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오픈스트리트맵”(이하 'OSM')은 오픈소스 지도 서비스입니다.(쉽게 설명하자면 마치 '위키백과'처럼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지도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입니다.)
'오픈소스 서비스'인 만큼 편집을 막을 방법도 없거니와 특정 나라의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의 '바이두 백과'에 한국을 음해하는 내용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중국 정부-중국 공산당?-에게 수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까? 굳이 뭔가를 한다면 '바이두' 운영기업 쪽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각 나라의 개별적 사항에 대해 협조를 해 줄까요?
이 기사들에서는 마치 중국 정부에 뭔가를 요구해야 한다거나 하는 내용도 간혹 있지만, “오픈스트리트맵”은 중국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그 지도 서비스 업체가 그것을 한국 내의 영업에 이용하지 않는 한 한국 법으로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그러면 “오픈스트리트맵”의 편집을 막으면 되지 않겠는가 할 수도 있겠지만, “오픈스트리트맵”은 서버가 한국에 있지 않아 한국법의 적용을 전혀 받지 않습니다.
또한 단순히 “오픈스트리트맵”의 편집에 참여하는 것 또한 불법적인 요소는 없습니다.(다만, 편집해 넣는 데이터의 내용이나 출처에 따라 한국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이 글의 주제는 아니므로 넘어가겠습니다.)
또한 “오픈스트리트맵”이 한국에 서비스되는 것 자체도 심각한 불법적 요소는 없다고 판단됩니다.(만약 한국 실정법의 심각한 위반 요소가 있었다면 포르노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차단 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심지어 일부 관공서 관련 서비스에도 이용이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안 시설이 보인다고 해서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니며, 그것이 서비스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그 내용이나 자료의 출처 등에 따라 불법적 요소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에 대해 한국 정부가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오픈스트리트맵”을 바탕으로 해서 한국에 서비스할 때에는 한국 정부가 보안시설의 가림 처리를 요구할 수 있거나 그것이 힘든 경우 사용을 불허하거나 각종 제약을 줄 수는 있지만 이것은 “오픈스트리트맵” 자체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내에서 서비스되는 것에 대해 한국의 실정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대안을 만들 수도 있고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크지 않으며, 더더군다나 그것이 중국 등의 일부 국가에만 해당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심지어 이것을 중국 (공산당)정부에 해결을 요구한다거나 하는 건 말도 되지 않는 논리이며, 일부 기사에서는 정부 관계자가 “국내 제휴사를 통해 명칭 삭제등을 요청할 계획”이라 밝혔다는데, 그 중국지도의 국내 제휴사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있다 치더라도 바탕 지도를 바꾸지 않는 한 명칭 등을 일일이 지우려면 더 힘이 들텐데···, 정말로 정부 관계자의 의견이 맞는지 혹은 그 '관계자'라는 사람이 전문 담당자가 맞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갑자기 이런 기사가 많이 눈에 띄어 좀 찾아 보다 보니, “국민의힘” 정당 “임종득” 의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선거철을 맞아 악의적인 보도 자료를 뿌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이 내용이 보도된 언론사도 거의 보수언론으로 치부되는 곳들입니다.)
그 집단 하는 짓이야 늘 그랬으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걸 받아쓰는 보수 언론은 사실 관계도 확인하고 좀 심층 취재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적어도 '기자'라면···.
그냥 아무 무게감 없는 일개 유튜트가 말할 만한 내용을 할거면 굳이 '언론사'에서 기자하지 말고 그렇게 부러워들 하는 '유튜버'가 되던가···.
그러면서 또 유튜브 같은 매체가 기성 언론을 위협하는 것에는 매우 기분 나빠하면서...
(요즘은 '재래식 언론'이라고도 하던데 이걸 되게 기분 나빠 하더라고요... 그냥 곧이곧대로 '기레기'라 불러줘야 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