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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어느날 갑자기 생각난 20년전 전여친 44

64
2025-10-02 23:18:53 수정일 : 2025-10-03 09:16:02 58.♡.194.106
미르Kei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193137CLIEN


얩니다.  (윗글을 읽어야 아랫글이 이해 될 수도 있습니다.)


얘를 만날때는 참 얘도 못 살고 저도 못 살던 때라 실로 지지리 궁상이 고전수필급이었는데


한달에 한번쯤 네이트온으로 데이트 하자고 하면 가는데가 건대입구역이었습니다. 


거기서 삼겹살이나 돼지껍데기 같은거에 소주 마시고 어린이대공원쪽 모텔로 가는 루틴이었는데 (?)


그 중간에 늘 거치는 코스가 있었어요. 바로 건대입구역 앞에 있는 빵집.


앞에 노점 펼쳐놓고 구두파는 아저씨가 있었거든요. 


다양한 여성신발을 펼쳐놓고 팔았는데.. 노점이 그렇듯 사이즈가 다양할리 없고 


'발 맞으면 1만5천원' 인 그런 신발들이었어요. 


걔는 늘 거기에 쪼그리고 앉아서 


99838_91766_5815.jpg


이런 눈으로 쳐다봤고 그럼 저는 호기롭게 '아 그래 골라봐라' 하곤 했죠. 

1만5천원 없다고 어떻게 되는거 아니니까요. 


그럼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구두를 고르곤 했어요. 


그 안에는 무슨 트로트 가수나 신을것 같은 화려한 신발부터 수수한 단화같은 신발까지 다양하게 있었는데


걔가 고르는건 늘 수수한 검정 하이힐이었죠. 

(하이힐 신는걸 본적이 없는데 하이힐 좋아하나?) 


싶었지만 그런건 전혀 문제 되지 않았어요. 


이정도는 내가 사 줄 수 있다 라는 호기로운 마음과 이것저것 만져보며 구두를 고르는 

그녀의 마음이 서로 윈윈하는 순간이었으니까요.


그녀의 집은 망우동에 있는 반지하였는데 허리만치 오는 자그마한 신발장이 문 밖(!)에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녀의 집에 벨을 누르고 인기척이 들려오는 그 짧은 시간에 신발장을 살포시 열어보면 그 안에는 늘

꽤재재한 운동화 몇켤레와 슬리퍼만 있었습니다. 


내가 족히 10켤레 이상 사줬을 그 하이힐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아 그래요 하이힐이 발이 편한 신발이 아니죠. 


꼭 그거를 신어야 할 일이 없다면 굳이 신고 싶은 신발은 아니예요. 


얘는 나와 함께 신발을 고르는 그 순간만을 위해 내게 사달라고 하는것일 수도 있어요. 


그깟 만5천원짜리 신발따위 별로 중요한게 아니죠. 


그렇게 떠오르는 물음표를 내색하지 않고 마음속 깊은곳 어느곳에 묻어놨습니다. 



20년이 지나고 


헤어지고 나서도 5년정도는 연락하고 지냈던것 같은데

이제는 어디서 뭐 하는지도 모르는 그녀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하이힐을 신은채 달리는 여자를 보다가 어처구니 없이 생각이 나버렸습니다.


Aㅏ....



걔는.. 



봉제공장이 아닌 정장에 하이힐 신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싶었나보다. 



이게 왜 20년이 지나 이제서야 불현듯 생각이 나버린걸까요.. 센치해지는 밤입니다.

미르Kei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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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거들랑 와이파이 잘 터지는곳에 묻어주련.


단, 올레 와이파이는 안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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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4]
☆㉿김작가™☆
IP 59.♡.117.89
10-02 2025-10-02 23:32:20
·
20년 전 여자친구라...

옷, 가방, 신발을 사줬더니 그거 입고 신고 들고 딴 놈이랑 1박 2일로 놀러 갔던 여자가 떠오르네요.
히든파더
IP 118.♡.4.177
10-02 2025-10-02 23:54:15
·
@☆㉿김작가™☆님 이맛클
NCIS깁스
IP 58.♡.244.135
10-03 2025-10-03 10:32:43
·
@☆㉿김작가™☆님 옷을 입고 가방을 신고(?) 신발을 들고 가다니 ㅠㅠ
모꼬이게
IP 174.♡.111.207
10-02 2025-10-02 23:58:36 / 수정일: 2025-10-02 23:58:46
·
전에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너무 좋습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수묵정원
IP 125.♡.136.220
10-03 2025-10-03 00:05:13
·
저도 덕분에 센티해집니다 ㅎㅎ
뭔가 예전 클량 느낌도 나면서 각자의 추억이 떠오르게하는 글이네요.
화이트리카
IP 58.♡.211.191
10-03 2025-10-03 00:17:39
·
" 봉재공장이 아닌 정장에 하이힐 신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싶었나보다. "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이게 뭐라고 가슴을 후벼파네요......
sang
IP 110.♡.180.69
10-03 2025-10-03 00:19:45
·
저도 문득 갸는 모할까... 생각이 나네유...
까탈이선생
IP 115.♡.67.34
10-03 2025-10-03 00:28:23
·
형님 좋은 글 감사해요
없다고요우
IP 140.♡.29.0
10-03 2025-10-03 00:33:36
·
아.... 저도 갑자기 생각나 버렸습니다.
macmini
IP 124.♡.84.38
10-03 2025-10-03 00:48:15 / 수정일: 2025-10-03 00:48:43
·
23년전 근처대학교 나왔는데 바보같은 연예만 하고 다녔네요 ㅜㅜ
아스날FC
IP 125.♡.209.229
10-03 2025-10-03 04:40:50
·
이런글 너무 좋네요. 제 예전 여친도 망우동 살았었는데
TheCryingMachine
IP 210.♡.82.191
10-03 2025-10-03 07:05:47
·
20년 전 그때 제 여친은 맨날 컴퓨터만 두드리는 일을 했는데 왤케 높은 힐을 신고 다녔는지 몰라요 ㄷㄷㄷ
Solace
IP 222.♡.71.210
10-03 2025-10-03 07:25:52
·
복잡한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이전 글하고 같이 읽으니 씁쓸하고 아련합니다.
한강시크릿
IP 39.♡.98.38
10-03 2025-10-03 07:37:04
·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을 만났네요
님같은 분을 몰라보고 떠나버렸군요,
저두 문득 옛 생각이 나네요
좋은 분 만나 잘살고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grayfox
IP 14.♡.169.248
10-03 2025-10-03 07:37:19
·
옛날 제여친은 제가 선물준거 안쓰고 방에 모아놨더라고요 아마 하이힐도 누가 훔쳐갈까봐 방에 보관했을지도 몰라요
wither91
IP 122.♡.177.9
10-03 2025-10-03 07:38:37
·
20대 초반 가난했던 시절의 여러 씬들이 확 피어올라왔습니다.. 덕분에 추억 떠올랐네요,,, 고맙습니다,,
크리앙콩
IP 110.♡.247.217
10-03 2025-10-03 07:44:33
·
계속, 가끔 생각난다는건 의미있는 인생 경험이어서일겁니다. 언젠가 길가다가 우연히 만나게 될겁니다. 서로 잘 살아왔다고 칭찬해주게 될거에요.
Dream_Today
IP 169.♡.132.136
10-03 2025-10-03 11:48:07
·
@크리앙콩님 원글 쓴 님도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고, 콩님도 마음이 예쁜 분이신것 같습니다.^^
자비
IP 121.♡.181.136
10-03 2025-10-03 07:46:51
·
월급 날 여차 저차 데이트 하고 집 앞에서 이거 너 용돈이다, 5천원 줬더니 받고 꺼이 꺼이 울더군요.
제 마누라 이야깁니다.
나이스박
IP 221.♡.101.46
10-03 2025-10-03 08:12:41
·
가을에 적합한 사연이군요...
가끔은 그옛날, 누구라도 한번쯤은 꼭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있죠...
더군다나 옛 애인이라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신친일파척결
IP 211.♡.197.107
10-03 2025-10-03 08:15:12
·
첫사랑 선우 * 이 보고싶은 비오는 개천절 아침이다.
오산산다는데 길거리에서 스쳐지나갈 지언정 보고 싶다.
hidnbox
IP 89.♡.101.228
10-03 2025-10-03 08:31:46
·
잘봤습니다.

지나 놓고 보면 말 한마디라고 섞었고, 얼굴이라도 기억나고 하는 사람들은 고맙더라구요.
chatGPT
IP 211.♡.250.231
10-03 2025-10-03 08:58:22
·
그 분은 미르님을 어느 시간에는 소중히 떠올리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ARO
IP 218.♡.97.54
10-03 2025-10-03 09:03:18
·
그분이 생각하는 기억도 궁금하네요~~~
레니
IP 58.♡.129.38
10-03 2025-10-03 09:07:28 / 수정일: 2025-10-03 13:31:27
·
제 첫사랑은 수많은 실수와 바보같은 짓들만 떠오르네요.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xenon75
IP 119.♡.136.251
10-03 2025-10-03 09:07:43
·
와 필력이 소설인줄알았습니다
광푸
IP 1.♡.232.10
10-03 2025-10-03 09:13:57
·
실례가 될 지 모르겠지만, 지난글과 이번글의 행간을 읽어보았을 때 아주 잘 헤어지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MathiasKim
IP 27.♡.3.242
10-03 2025-10-03 09:14:45
·
가슴한켠이 찡해집니다.
fanlessnoisefree
IP 106.♡.142.151
10-03 2025-10-03 09:47:50
·
실례가 안된다면 다음 여친 얘기도 해주시면 꿀잼일거같습니다. 글모아서 책으로 내도 될듯요 ㅎ
짜수틴
IP 180.♡.5.40
10-03 2025-10-03 09:54:57
·
제가 방금 뭘 본거죠? @.@
하나그리고둘
IP 211.♡.74.249
10-03 2025-10-03 09:55:08
·
잘봤습니다. 그런데 기억의 착오일까요? 그분집이 지난글엔 옥탑방, 이번글엔 반지하네요.
글의 진정성은 믿습니다..
헤어질때 배신감도 있었겠지만 연민도 남아있고 잘 보내드린것 같네요.
미르Kei
IP 211.♡.159.158
10-03 2025-10-03 10:20:22 / 수정일: 2025-10-03 11:03:37
·
@하나그리고둘님 시간 갭이 상당히 있습니다. :)

나중에 이사를 했어요 :)
Starry*night
IP 118.♡.2.201
10-03 2025-10-03 10:10:35
·
이맛클합니다.
zydeco
IP 58.♡.1.183
10-03 2025-10-03 10:30:05
·
여운 있는 단편영화 한 편 본 기분이네요.
찬미
IP 110.♡.49.34
10-03 2025-10-03 10:55:34
·
정치글만 지겹게 보다가 이런 글 보니 예전 클리앙같아 너무 좋네요~
dovescry
IP 182.♡.253.45
10-03 2025-10-03 10:57:06
·
청춘의 기억은 인생의 비지엠이 되지요.
연을쫓는아이
IP 223.♡.94.176
10-03 2025-10-03 11:03:56 / 수정일: 2025-10-03 11:04:08
·
단편소설 같네요. 여운이 남는 따뜻한 글 잘 봤습니다.
abraham
IP 221.♡.220.75
10-03 2025-10-03 11:16:30
·
오래전 여친생일인데... 뭐 갖고싶어? 했더니만...
당시 스쿠프였나...스포츠카 사달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그런거말고 다른건 사줄수 있다고 했더니...
쇼핑몰가서 35만원짜리 긴치마를 고르네요.
당시 제월급이 70만원...
거기다 돈백만원 빌려달라더니 꿀꺽 하고서는 잠적해 버렸습니다.
호구짓 하고 다녔던 젊은날의 추억입니다...
Bulldozer
IP 14.♡.18.28
10-03 2025-10-03 11:19:08
·
1편부터 2편까지.. 여운이 남네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Alwayz
IP 124.♡.132.20
10-03 2025-10-03 11:47:04
·
그런 추억들이 우릴 성장시켜 주는거죠.
남산깎는노인
IP 1.♡.15.177
10-03 2025-10-03 12:22:18
·
전 여친이 지금 마누라가 되어... 라는 엔딩인줄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흑흑이네요 ㅜㅜ
우사든킹
IP 180.♡.191.136
10-03 2025-10-03 12:38:27
·
저에겐 얕은 한숨을 가져오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너와나의오솔길
IP 116.♡.93.30
10-03 2025-10-03 12:44:01 / 수정일: 2025-10-03 12:44:49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어느새 모뎀켜서 천리안 접속하고 삐~ 소리들으며 기다리던,
나우누리, 세이클럽 게시판 글 읽으며 실실 웃던 그 시절이 생각났어요.

그때 내 전남친은....
오늘아침도 응가하고 물안내리고 나갔습니다.
하아...
잎싹
IP 58.♡.176.70
10-03 2025-10-03 13:14:56
·
글을 잘 쓰네요..^^
나는 누군가에게 생각나는 사람일까..
그런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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